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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C의 AI 시연에서 생각난 '인조인간 퀘스터'와 '레인맨' -- AI나 LLM으로 인간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23.12.20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3-12-29 21:40:41
  • 조회수59

Nikkei X-TECH_2023.12.20

NEC의 AI 시연에서 생각난 '인조인간 퀘스터'와 '레인맨'
AI나 LLM으로 인간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현실이 SF를 따라잡았다”라는 오래된 말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NEC의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인공지능(AI) 시연을 보면서 1977년 일본에서 방영된 미국의 SF영화 ‘인조인간 퀘스터(The Questor Tapes)’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 기억을 더듬어 DVD로 다시 보니 기억은 대충 맞았지만 틀린 부분도 있었다. 오류의 원인을 찾다가 1988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 ‘레인맨’에 도달했다. 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 30만자를 한 번에 입력 가능, 요약 번역 등의 작업 효율화 --
우선은 2023년 12월 22일에 NEC가 미디어/IT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개최한 연구개발/신규사업 창출 전략설명회 ‘NEC Innovation Day 2023’의 장면부터 시작하겠다.

설명회장에는 7개의 부스를 설치해, ‘데이터 드리븐 DX 시장으로 시프트’ ‘얼굴 이미지 분석으로 바이탈 상태 추정’ 등 NEC의 최신기술 시연을 5분 정도 선보였다. 그 중에 NEC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LLM에 관한 시연을 보고 기시감을 느꼈다.

LLM은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문장 생성 등을 실현하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한 언어모델이다. NEC가 23년 7월 발표한 자체 개발 LLM은 30만 자를 한 번에 입력할 수 있어 요약이나 번역 등의 작업을 효율화하고, 문서의 자동 생성이나 분석 자동화를 통해 다양한 업무에서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는 도구다. 시연에서는 코난 도일의 소설 ‘빨간 머리 연맹’을 요약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이 설명을 들으면서 머리에 떠오른 것이 ‘인조인간 퀘스터’였다. 1977년에 텔레비전에서 방영했을 때 봤었다. DVD가 발매되었을 때 구입해서 다시 감상했다. 내용은 연구소에서 제작 중에 있던 사이보그가 자력으로 스스로를 완성해 탈주. 협력자 과학자와 함께 설치된 프로그램의 지시에 따라 실종된 창조주(설계자) 과학자를 찾아가는 로드무비다.

영화에는 주인공인 사이보그가 대량의 서적과 마이크로필름을 차례차례 열람하면서 기억해 나가는 장면이 있었다. 문득 그 장면이 떠오른 것이다.

귀가 후에 DVD를 다시 봤더니 역시 그 장면이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정보 수집을 위해 책장을 넘기는 사이보그에게 동행한 과학자가 다른 사람들이 의심하니까 천천히 읽으라고 충고하는 장면도 있었다. 대부분의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대량의 정보를 한꺼번에 입력/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LLM과 공통되기 때문에 이 장면이 떠오른 것 같다.

사이보그에게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장면에서는 입회한 과학자들이, “사이보그가 프로그램을 멋대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로서 정리하고 있다”라고 놀라기도 했다. 거의 반세기 전에 제작된 이 작품의 선견성에 새삼 감탄했다.

-- 보행 중인 100명의 사람을 동시에 얼굴 인증 --
‘게이트리스 생체인증’ 시연에서도 이 영화가 떠올랐다. NEC가 개발한 게이트리스 인증에서는 미리 얼굴을 등록한 사람의 얼굴이 디스플레이 영상에서 흰색 테두리에 둘러싸여 표시된다. 등록자가 멈춰 서지 않아도 된다. 1명씩 카메라로 비추지 않아도 상관없다. 등록자가 움직이고 있어도 영상에서 다수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동시에 인증할 수 있다. NEC에 따르면 1분에 약 100명을 인증할 수 있다고 한다.

확실히 ‘인조인간 퀘스터’에는 사이보그가 대량의 트럼프를 얼핏 보고 순식간에 기억하는 능력을 활용해 도박장 카드게임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장면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DVD를 다시 봤는데 이건 조금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

도박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장면은 있었다. 하지만 카드게임이 아니라 주사위였다. 사이보그가 ‘주사위의 무게, 모양, 방향을 원하는 대로 나오게 하는 에너지’와 ‘테이블 표면의 마찰과 주사위의 각도와 에너지’를 계산한다(질량, 모양, 표면 마찰 등에서 원하는 면이 나오도록 주사위에 가하는 힘이나 방향을 산출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주사위를 생각한 대로 나오도록 조작해서 내기에 이기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기억의 차이를 바로잡기 위해 1988년 개봉한 영화 ‘레인맨’을 재검토했다.

-- 흩뿌려진 246개의 이쑤시개를 순식간에 세는 장면 --
영화 ‘레인맨’은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형(더스틴 호프만 분)과, 형이 상속받은 재산을 노리는 동생(톰 크루즈 분)이 함께 여행하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로봇처럼 어색하게 행동하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등장인물과 로드무비라는 설정 때문에 ‘인조인간 퀘스터’와 유사하다고 느꼈었다. 중에서도 도박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장면이 너무 비슷해서 가끔은 구별이 잘 안되기도 했다.

다시 보기를 하면서, 등장인물이 대량의 트럼프를 보고 순식간에 기억해 도박장 카드게임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장면이 있었던 것은 ‘레인맨’이었다.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하는 형은 덧셈조차 제대로 못하는데 흩어져 있는 이쑤시개를 얼핏 보고 순식간에 정확하게 개수를 세거나, 많은 트럼프를 순간에 정확히 기억할 수 있다. 이 능력을 이용해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 카드게임으로 대박을 터뜨렸고, 이 돈으로 형제끼리 온 나라를 돌아다닌다.

두 영화 모두 보통 사람은 할 수 없는 ‘대량의 정보를 순식간에 입력해 정리하고, 정확한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이러한 특별한 기술을 사이보그나 특수한 능력을 지닌 한정된 사람만이 아니라 보통의 사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것이 AI나 LLM의 가치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예전에 봤던 영화를 기억하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두 영화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레인맨’에서는 무표정하고 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형의 마음을 함께 여행하는 동생이 알게 되면서 형제로서 진정으로 마주하기 시작한다. ’인조인간 퀘스터’에서는 인간의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해석해 농담을 하거나 우정을 드러내는 사이보그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 과학자는 우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과연 AI나 LLM으로 인간 사회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 5년 후에 다시 한번 ‘인조인간 퀘스터’를 다시 보고 싶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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