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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반도체 산업 강화를 서둘러야 -- 이대로라면 로직의 전철을 밟을 수 있어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2.12.26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3-01-02 19:53:35
  • 조회수283

Nikkei X-TECH_2022.12.26

파워 반도체 산업 강화를 서둘러야
이대로라면 로직 반도체의 전철을 밟을 수 있어

최근 일본에서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라피더스(Rapidus, 도쿄)를 중심으로 한 첨단 로직 반도체의 이야기이다. 일본이 아직 강하다는 파워 반도체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것 같다. “정치인들은 로직 반도체와 파워 반도체의 구별이 안 되는 것 아니냐”라는 탄식이 일본의 파워 반도체 기술자들로부터 들려오고 있다.

일본의 파워 반도체 기술자들과 대화를 하면 어김없이 이대로라면 일본의 파워 반도체는 쇠퇴해 로직 반도체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앞날을 걱정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유는 크게 네 가지이다.

첫 번째는 해외 기업들에 비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한 적극적인 투자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을 상징하는 것이 300mm 웨이퍼(기판)에 대응하는 제조라인에 대한 투자이다.

파워 반도체 분야에서 300mm 웨이퍼 라인에 대한 적극 투자에 나선 곳은 이 분야의 세계 최대 기업인 독일의 인피니언테크놀로지(Infineon Technologies)이다. 이 회사는 2013년, 300mm 웨이퍼 라인에서 파워 MOSFET 양산을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온세미(onsemi)가 파워 반도체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2019년, 미국 뉴욕 주에 있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즈(Global Foundries)의 300mm 웨이퍼 제조 거점을 인수하는 등, 300mm 웨이퍼 양산에 여념이 없다.

한편, 일본 기업이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는 것은 2023년 이후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피니온에 비하면 약 10년이 늦다. 그런데 해외 기업들은 더욱 격차를 벌리려 하고 있다.

인피니온은 2022년 11월, 50억 유로를 투입해 새로운 300mm 웨이퍼 라인을 구축, 2026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제조하는 것은 파워 반도체만은 아니지만, 상당한 양을 제조하는 것은 틀림없다. 인피니언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뿐이다.

실리콘에 이은 파워 반도체 재료로서 기대되는 탄화규소(SiC)에서도 인피니온과 온세미 등의 구미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SiC 파워 반도체 연구개발에서 앞서 있지만, 이와 같은 투자 경쟁에서는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불안시되고 있는 것은 “SiC 파워 반도체 소자를 제조하는데 불가결한 SiC 기판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소극적”(파워 반도체 기술자)이라는 것이다.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사업화에 관한 이슈가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곳이 쇼와덴코(昭和電工)과 덴소이다.

쇼와덴코는 이전, SiC 기판 위에 SiC 결정을 에피택셜 성장(Epitaxial growth)시킨 '에피기판'을 생산해왔다. SiC 기판은 외부에서 조달해 왔지만, 2018년에는 현재의 일본제철그룹이 보유하는 SiC 기판 제조 기술 등에 관련된 자산을 취득해 SiC 기판 제조 체제가 갖춰졌다.

이후 SiC 기판에 대한 연구개발 성과 및 구경 150mm(6인치) 기판의 양산을 발표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투자와 확대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덴소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2020년에 도요타자동차와 설립한 미라이즈테크놀로지가 중심이 되어 '가스법'으로 불리는 새로운 SiC 결정 성장법을 연구하고 있다. 기존의 승화법에 비해 성장 속도가 10배 정도로 높아 SiC 기판의 대폭적인 코스트 저감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20년 정도 연구를 추진해왔기 때문에 결정 품질도 향상되어 연구로서는 성숙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제 어떻게 사업화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할 단계이지만 구체적인 사업 시나리오 발표는 아직 없다.

-- 파워반도체 업체가 너무 많아 --
두 번째 이유는 파워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기업이 일본에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워반도체 매출 순위에서는 미쓰비시덴키(三菱電機)와 후지덴키(富士電機), 도시바(도시바디바이스&스토리지),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Renesas Electronics), 롬(ROHM) 등 5개 사가 상위이다.

하지만 인피니온이 2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반해, 일본 대기업들의 점유율은 수 퍼센트 대에 불과하다. 즉, ‘파워 반도체 제조사가 너무 많은 상황’(파워 반도체 기술자)이라는 것이다.

한편, 구미에서는 파워 반도체 대기업이 2개사 정도로 좁혀지고 있다. 유럽에서 파워 반도체 대기업이라고 하면 인피니온과 스위스의 ST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 Microelectronics). 미국에서는 온세미가 독보적이며, 비쉐이 인터테크놀로지(Vishay Intertechnology)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중국 기업의 대두이다. 화웨이는 현재 파워 반도체 분야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화웨이 산하에서 프로세서 등 로직 반도체를 생산해온 하이실리콘(海思半導體)도 SiC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중국에서는 SiC 관련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거액의 공적 예산도 투입되고 있어 위협적이다”(일본의 파워 반도체 업체 기술자)라고 한다.

중국 기업으로의 일본인 파워 반도체 기술자 이직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정년을 앞둔 50대 이후의 베테랑 기술자들이 많은 급여와 풍부한 연구개발 자금 등을 이유로 이직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일본의 메모리 기술자들이 한국 기업으로 이직하거나, 어드바이저로 취임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크게 성장한 모습과 겹친다.

파워 반도체 및 파워 반도체 관련 재료 등을 연구하는 일본 대학에 유학한 중국 유학생들도 졸업 후 중국 기업에 취업할 것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일본 기업에 취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보수나 복리후생, 일의 재량 등의 측면에서 중국 기업이 일본 기업에 앞서 있기 때문에 그들이 중국 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한 대학교수는 말한다.

네 번째 이유는 수평분업화의 가속화다. 특히, 일본 기업의 강점인 IGBT에서의 수평분업화가 일본 기업을 흔들고 있다. IGBT칩 제조 공정은 크게 표면과 뒷면으로 나뉘며, 이 중 뒷면이 노하우의 집약체라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의 파워 반도체 업체가 외부 파운드리에 IGBT 제조를 위탁할 경우 그 대상을 표면에 한정했지만, 최근에는 뒷면도 포함한 위탁이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즉, 파운드리의 기술력이 IGBT 기술에서 앞서 있는 일본 제조사의 수준에 거의 도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워 반도체에서 후발 주자인 중국 기업도 이러한 실력 있는 파운드리에 위탁하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 일본의 대형 파워 반도체 제조사는 탄생할 수 있을까? --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파워 반도체 기술자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일본의 대형 파워 반도체 제조사'의 설립이다. 몇몇 일본 파워반도체 업체들이 합병된다면 점유율이 높아지고 투자 여력도 생기기 때문이다.

사실, 미쓰비시덴키, 후지덴키, 도시바,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롬과 같은 대형 파워 반도체 매출액을 단순 합산하면 선두 인피니언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 된다.

이러한 이야기는 파워 반도체의 기술자나 연구자들의 회합에서 자주 이슈가 되어 왔다. 그때마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 '인버터 등 파워 일렉트로닉스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는 사내 이용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사업 형태가 다르다' 등의 이유가 거론되면서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의 파워 반도체를 둘러싼 환경은 변하고 있어 여러 기업들이 합병하거나 보다 깊은 기술 제휴를 맺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도시바에 대한 일본산업파트너스(JIP)의 인수 제안을 둘러싸고 롬이 참가를 검토하고 있다. 롬이 출자하는 목적은 도시바그룹이 가진 파워 반도체 사업과 기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롬이 도시바에 급속히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최근 파워 반도체 사업에 주력하기 시작한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와 그 모태인 미쓰비시덴키 및 히타치제작소계열 기업(히타치 파워 디바이스)이 합병되면 좋겠다”(파워 반도체 기술자)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파워 일렉트로닉스 기기를 생산하는 도시바 미쓰비시덴키 산업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에 “미쓰비시덴키와 도시바가 파워 반도체에서도 합병할 가능성도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견도 있다.

“지금 상태로 간다면 일본의 파워 반도체 업계는 궁핍하게 될 뿐이다”(파워반도체 기술자). 대패한 로직 반도체에서 다시 반격하고, 현재 강한 파워 반도체를 보다 강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일본 기업들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별로 없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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