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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피부로 덮인 손가락형 로봇 -- 상처가 나더라도 자가 복구
  •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22.9.22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2-10-03 09:47:26
  • 조회수316

Nikkei X-TECH_2022.9.22

로봇의 진화를 촉진하는 최첨단 기술
살아있는 피부로 덮인 손가락형 로봇
상처가 나더라도 자가 복구

도쿄대학 대학원 정보이공학계 연구과 다케우치(竹內)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피부로 덮인 로봇을  개발했다. 손가락처럼 굽어지는 로봇에 독자적인 방법으로 사람의 피부세포 유래 배양 피부를 씌운 것이다. 작은 상처가 나더라도 사람처럼 스스로 복구한다.

골격으로 이루어진 손가락형 로봇은 3개의 관절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심부를 지나는 와이어를 모터로 당겨 관절을 구동시킨다. 케이스는 3D 프린터로 조형했다. 이 로봇을 진피층과 표피층으로 이루어진 배양피부가 덮고 있다. 

의약품이나 화장품 연구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배양 피부는 납작한 시트 형태이기 때문에 손가락형 로봇을 깔끔하게 덮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케우치 교수팀은 새로운 피복 방법을 개발. 입체물에 배양 피부를 씌우는 시도는 획기적이라고 한다.

로봇을 배양피부로 덮는 제1단계는 진피층 형성이다. 우선 손가락형 로봇이 수납된 케이스 내부를 진피세포가 현탁(縣濁)한 콜라겐 용액으로 채운다. 콜라겐은 나노섬유로 이루어진 네트워크 구조를 하고 있다. 진피세포는 자신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나노섬유 형태의 콜라겐에 달라붙어 세포 안쪽을 향해 당기는 성질을 갖는다. 

“비유하자면 정글짐 안에서 손발을 뻗은 사람이 각각 접촉하고 있는 정글짐의 막대를 자신의 중심을 향해 끌어당기고 있는 상태이다”(다케우치 교수). 진피 세포가 콜라겐을 끌어들인 결과 매크로 시점에서 보면 겔 상태의 콜라겐이 수축해나간다. 이 수축작용에 의해 약 3일만에 손가락형 로봇 전체를 덮는 진피층이 형성된다.

진피층이 형성되면 제2단계로서 표피층을 형성한다. 진피층이 형성된 손가락형 로봇 위에 표피세포를 파종해 2주간 정도 배양하면 표피층이 생긴다. 표피층은 내부 조직의 수분량을 유지함과 동시에 주위의 유해물질이 통과하지 못하는 장벽 기능을 한다. 표피층에 의해 발수성도 생긴다. 진피층과 표피층을 합한 두께는 1.5mm 정도로, “사람의 피부에 가깝다”(다케우치 교수)라고 한다.

손가락형 로봇이 관절운동을 해도 덮여 있는 피부는 찢어지지 않는다. 또한 진피층까지 관통하는 등의 상처가 나도 콜라겐 시트를 상처에 붙이면 7일 정도면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콜라겐 시트로 진피세포가 이동하면서 콜라겐 시트와 배양 피부가 접착되기 때문에 관절운동을 해도 상처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 향후에는 후각이나 미각을 가진 피부도 --
다케우치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세포의 DNA나 단백질 등의 생체 소재를 기계 부품의 일부로서 도입하는 웻웨어(Wetware) 공학의 첫 걸음으로 규정한다. 현 단계에서 재현할 수 있었던 것은 표피와 진피뿐으로, 사람의 피부에 있는 혈관, 신경, 모낭, 땀샘 등은 재현하지 못했다. 로봇을 덮고 있는 피부의 수명은 길어야 한 달 정도라고 한다.

연구팀이 상정한 피부로 덮인 로봇의 활용 중 하나는 협동 로봇이다. 서비스 로봇 등 사람의 생활권에서 움직이는 로봇은 사람과 접촉해도 문제 없도록 피부처럼 부드러운 외장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현재는 실리콘 고무 등으로 덮여 있는 경우가 많다. 

실리콘 고무 커버에 난 작은 흠집을 방치하면 큰 열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흠집이 날 때마다 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자주 수리하는 것은 비용 관점에서 어렵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것과 같은 자가 복구 능력이 있는 로봇이라면 손쉽게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살아있는 피부를 사용하면 사람을 본뜬 로봇의 외모를 더욱 실감나게 할 수도 있다. 로봇을 사람에 가깝게 만들다 보면 어느 단계에서 급격히 불쾌함을 느끼게 되며, 한 층 더 유사도가 높아지면 친밀감이 강한 거부감으로 바뀌게 되는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라는 심리현상이 있다. 다케우치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가 불쾌한 골짜기를 뛰어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혈관이나 신경 등도 만들어 진짜 피부에 가깝게 할 생각이다. 다케우치 교수는 "향후에는 소름이 돋는 로봇이나 식은땀을 흘리는 로봇, 햇볕에 타는 로봇, 식사를 하고 영양을 섭취하는 로봇 등도 생기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또한 실제 피부에 없는 생체 기능을 부가한 보다 고기능의 피부 구현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후각이나 미각 수용체를 넣으면 냄새나 맛을 센싱할 수 있는 피부가 실현될지도 모른다. 다케우치 교수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로봇 제조가 될 것이다”라며 차세대의 로봇 개발에 자신감을 보였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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