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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X-TECH_2022.9.20

다이세이건설의 ‘AI 설계 부장’을 취재
건축과 구조, 설비에 정통한 3인의 AI가 취임

'8월 1일자로 발령 받아 3명의 설계부장 AI가 건축(의장)과 구조, 설비의 각 설계 부서에 배정 받았습니다. 각각 캐릭터도 다르고 재미있습니다. 인터뷰하러 한번 방문하시지 않겠습니까?'

8월 하순, 필자는 다이세이건설(大成建設)의 홍보 담당자로부터 조금은 이상한 초청 메일을 받았다. '내가 설계부장이 된 AI를 만날 수 있다고?' 이렇게 나는 도쿄 신주쿠에 있는 다이세이건설 본사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런 제안을 받다니 3년 간 디지털 활용 칼럼을 지속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AI 설계부장과의 인터뷰는 지금까지 없었던 만큼 처음으로 지명되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에게 메일이 온 것은 대성건설이 2021년 3월, AI 설계부장에 대한 구상을 발표했을 때 이에 대한 기사를 썼기 때문일 것이다. 그로부터 약 1년 반이 지나 드디어 AI가 부장으로 현장에 배정. 설계본부장이 부원을 대상으로 직접 발령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는 AI 설계부장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페퍼(Pepper) 군과 같은 휴머노이드형 로봇이 회의실에서 기다린다면 깜짝 놀랄 것 같았다.

9월 모일. 본사 회의실에서 나를 반겨준 사람은 두 명의 남성이었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것으로 보이는 이 2명은 AI 설계부장 3명 중 2명일까?

물어보니 두 사람은 건축담당 설계부장 AI와 구조담당 설계부장 AI의 비서와 같은 존재라고 했다. 참고로 설비 담당 설계부장 AI를 지원하는 비서는 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AI 설계부장은 어디에 있을까? 곧 3명의 AI 설계부장이 프로젝터 화면에 나타났다. 얼굴에 AI라고 씌여 있었고, 가슴에도 AI라는 명찰이 달려 있었다. 아무래도 이 가상 캐릭터들이 AI 설계부장인 것 같았다.

우선은 명함 교환이라는 듯이 명함 이미지가 나타났다. 이름 칸에 AI 설계부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직함이 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웃음이 나왔다.

조금은 장난스럽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다이세이건설은 진지했다. 설계부장 AI들은 젊은 설계자 등에게 건축과 구조, 설비의 설계에 대해 적절한 조언을 해준다. 이러한 시스템을 'AI 설계부장'으로 이름 붙여 운용을 개시한 것이다. 설계자의 업무 방식 개혁의 일환으로, 설계 시 누락 등으로 인한 재작업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AI 설계부장의 미션이다.

다이세이건설이 축적해온 방대한 '설계기술 데이터베이스'와 연결된 AI 설계부장은 설계자가 조사하고 싶은 것이나 고민 해결에 최적이라 생각되는 과거의 자료를 신속하게 제시해준다. 마치 책상 서랍에서 읽어 보라며 비법 자료를 꺼내주는 것처럼 말이다.

설계자는 자신이 조사하고 싶은 것을 키워드로 입력하면 된다. AI 설계부장은 과묵하지만 일 처리는 빠르다. 건축 영역의 경우 5년 분인 4만 5,000여 건의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자료에서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선별해 PC 화면에 표시해 준다. 

다이세이건설에서는 '자료를 찾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라고 설계자로부터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설계자가 입력한 키워드에 따라 AI가 비슷한 프로젝트 자료를 찾아준다.

특히 '디자인 리뷰(DR)'라고 불리는 설계 시의 검토 자료는 다이세이건설의 노하우 덩어리이다. 매우 세세한 내용까지 기재되어 있어 설계자가 스스로 찾기는 힘들다. 그것을 AI 설계부장이 대신 찾아주는 것이다.

AI 설계부장의 이용자는 건축과 구조, 설비에서 총 1,200명 정도 있다. 일단은 AI 설계부장이 설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듯하다. 물론 AI 설계부장은 설계자와의 교류를 통해 학습하면서 정확한 조언을 할 수 있어야 해임되지 않을 것이다.

-- 과거의 디자인 리뷰로 조기에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 --
올 8월부터 설계자들은 어떻게 AI 설계부장과 일하고 있을까?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예를 들어, 건축 설계자는 AI 설계부장의 첫 화면에 자신이 조사하고 싶은 건물의 구조와 층수, 연면적 등을 입력한다. 사무실, 병원, 학교와 같은 건물의 용도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면 AI 설계부장은 '참고 프로젝트', '중요 키워드', '디자인 리뷰 지적' 등의 관점에서 과거 사례를 제시. 설계자가 '상정되는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지 않은지', '디자인 리뷰로 지적 당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키워드는 과거의 비슷한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되었던 사항을 말 그대로 키워드로 추출한다. '방수', '면진'과 같이 특히 중요한 것은 색으로 구분하거나 문자를 크게 표시해 설계자가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

즉, AI 설계부장은 설계자가 빠른 단계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운용을 시작한 지 한 달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젊은 층뿐만 아니라 베테랑 설계자들도 AI 설계부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데이터베이스 검색과 달리 AI가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골라 보여주기 때문이다. AI도 설계자로부터 실제로 도움이 되었는지 등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학습해 똑똑해져간다. 그런 의미에서 서로 상부상조하는 관계이다.

AI 설계부장은 직급은 부장이지만 실제로는 '신참'이다. 설계자가 시스템을 사용함에 따라 점차 부장답게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AI 설계부장의 비서는 말했다. 성장이란 AI의 학습이자 튜닝이다.

과거의 지식을 사내에서 공유해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구조는 ‘지식 경영(Knowledge Management)’으로 불리며 2000년대에 일본에서도 크게 유행했다. 여기에 2010년대 3차 AI 열풍이 겹치면서 2020년대에 'AI 설계부장'이 탄생했다.

2021년 3월에 AI 설계부장의 구상을 발표한 다이세이건설은 업계 관계자로부터 '재미있는 시도다', '명칭이 좋다' 등 긍정적인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AI 설계부장'이라는 명칭을 상표로 등록했을 정도이다.

비슷한 시스템이 건설업계에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다이세이건설은 AI 설계부장처럼 의인화한 명칭은 타사가 따라할 수 없도록 했다.

AI 설계부장은 건축 외에 구조와 설비에도 있다. 관계자에게 이 3명은 '개성이 각각 다르다'라고 들었지만, 그것은 시스템의 인터페이스나 설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타이밍, 뒤에서 움직이는 AI의 구조 차이 등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조의 설계부장 AI의 화면 구성은 건축과 달리 구조의 설계 프로세스와 링크된 것으로 되어 있다. “구조 설계자는 설계 도중에 AI 설계부장을 이용하지 않으면 업무를 진행할 수 없도록 했다. 업무 프로세스에 AI 설계부장과의 '면담'을 포함시켰다”(구조의 AI 설계부장 비서). 구조 설계자는 AI 설계부장으로부터의 '코멘트'란을 읽어야 한다.

다이세이건설은 건축과 구조에서 AI 설계부장의 운용 방법을 의도적으로 바꿔 이용되는 방법과 사용의 편의성을 비교하고 있다.

구조의 경우 약 10년 분의 '테크니컬 디자인 리뷰(TDR)'가 설계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되어 있다. 설계자는 구조의 기술적인 검토 사항이나 과거의 지적 사항이 많이 있는 TDR를 사전에 참조하도록 의무화했다. AI 설계부장을 이용함으로써 열람하고 싶은 TDR를 찾는 번거로움이 감소된다.

설비의 AI 설계부장은 두뇌 자체가 다른 두 AI와 다르다. 설비는 과거 도면을 화상 인식해 과거 어디에 어떤 설비를 배치하고 어떻게 연결 또는 납품했었는지를 AI 설계부장이 알려준다. AI의 강점인 화상 인식을 잘 활용한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이제 막 일하기 시작한 3명의 AI 설계부장. 일단 현장에서는 거부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착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방문해 보고 싶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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