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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글로벌 IT 인재 확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 메루카리의 인도 진출을 통해 보는 처방전
  • 카테고리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22.7.7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2-07-14 20:18:46
  • 조회수376

Nikkei X-TECH_2022.7.7

일본은 글로벌 IT 인재 확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메루카리의 인도 진출을 통해 보는 처방전

“글로벌 인재 확보라는 큰 목적에 따른 시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에서 일본에 입국하는 것이 어려워진 점도 있어 이번 기술개발 거점 개설을 결정했다”(메루카리의 기노시타(木下) CHRO(최고인사책임자)).

메루카리는 6월 23일(현지시간), 인도 벵갈루루에 기술개발 거점을 개설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비롯한 과학기술 인재들을 중심으로 향후 1년 간 50~60명을 채용. 메루카리의 일본 국내용 사업 및 미국 사업 시스템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GAFA를 비롯한 전세계 빅테크 기업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히타치제작소, 라쿠텐그룹과 같은 일본의 테크기업들이 잇달아 인도에 진출하고 있다. 글로벌 IT 인재 확보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기업 중 한 곳인 메르카리도 이러한 흐름에 합류한 것이다.

지금까지 전세계 IT 인재 영입을 추진해온 메루카리. 현재 도쿄사무실 엔지니어링 조직의 약 절반이 외국 국적이라고 한다. 이번 인도 거점 개설을 계기로 엔지니어링 인재를 일본에 오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재 확보를 위해 해외로 나서는 채용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현지에서의 인재 확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급여는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경쟁력이 있는 수준을 제시할 것이다”(기노시타 CHRO). 메루카리는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 공표하지 않았지만, 현지 시세를 조사해 평균 이상으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한다. “일본의 IT계 기업의 현지 거점이나 GAFA 등, 채용 상의 경쟁을 고려해 급여 체계를 설정할 계획이다”(기노시타 CHRO).

메루카리가 채용과 함께 중시하고 있는 것은 입사한 인재의 정착이다. 메르카리가 채용을 목표로 하는 인재는 “GAFA로부터도 제안을 받는 인재”(기노시타 CHRO)이다. 이러한 인재는 GAFA가 노릴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론, 메루카리에 입사한 후에도 향후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GAFA 등으로의 이직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는 매력을 계속해서 어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인재의 채용과 정착에 있어 메루카리가 특히 중시하는 것이 기업으로서 목표로 하고 있는 세계관이 담긴 ‘미션’과 달성을 위한 행동 지침 및 원칙을 규정한 ‘밸류’, 각각의 이해와 상호연동이다. 한 예가 ‘Go Bold(대담하게 추진하자)’. 전례에 얽매이지 않는 대담한 도전을 권장하는 ‘밸류’ 가운데 하나이다.

메루카리는 채용 면담 시 자사의 미션과 밸류에 공감할 수 있는지에 대해 꼼꼼하게 확인한다. 입사 후 인사평가에서도 밸류에 기반한 행동과 사고방식의 실천 정도를 성과와 함께 평가한다.

‘근사한 말로 인재를 끌어 모을 수 있다면 별 어려움은 없지 않은가’. 예전 같으면 이렇게 단언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채용하는 측과 채용 당하는 측 모두 매우 진지하다. 일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의의나 가치관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뛰어난 글로벌 인재에게 어필할 수 없다.

메루카리가 미션과 밸류를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대기업들이 최근 들어 ‘존재 의의’를 내걸기 시작한 것도 뛰어난 글로벌 인재는 대우 이상으로 일하는 것에 대한 가치관을 중시한다고 뒤늦게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글로벌 인재의 정착을 위해 메루카리는 평가의 투명성과 납득감 향상에도 고심하고 있다. 최근 1년 정도에 본격화된 것이 '지속적인 피드백'. 성과와 일하는 모습을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매월 또는 매주 빈도로 매니저와 면담해 반기(半期) 면담을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메루카리는 승급이나 승격에 관련된 면담을 반년에 1회 비율로 실시했지만, 너무 늦다라는 의견이 IT 엔지니어 부문을 중심으로 나왔다고 한다.

글로벌 인재의 정착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메루커리의 여러 대응들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루카리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의욕이나 열의를 나타내는 ‘인게이지먼트’ 수치는 2019년 10월을 100이라고 하면 2021년 10월 시점에서는 300포인트 이상으로 높아졌다. 외국 국적과 일본 국적의 인재 간 정착률과 퇴직률의 차이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인재 확보와 정착에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메르카리. 기노시타 CHRO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다”라고 말하지만, 디지털 인재 확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렬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일본 전체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불안하다. 스위스 비즈니스 스쿨 IMD가 발표한 '세계 디지털 경쟁력 랭킹 2021'에 따르면 일본의 디지털 경쟁력 종합 순위는 64개국 중 28위로, 최근 몇 년간 계속 낮아지고 있다. 개별 지표에서는 ‘인재’가 47위, ‘디지털·기술 스킬’이 62위로 각각 낮다. 이에 대해 경제산업성은 “전체 등급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라고 분석한다.

세계의 디지털 인재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메루카리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는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일본의 기업이나 정부는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더욱 더 중시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데이터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는 루이스 씨. 구글에서도 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다. 최첨단 이노베이션(기술혁신)을 일으킨 것은 소프트웨어이며, 미국의 실리콘밸리 등 이노베이션의 중심지에 있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빠르게 깨닫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후대했다.

이것이 뛰어난 IT 인재 확보로 이어져 한층 더 이노베이션을 가속화하는 호순환이 만들어졌다고 그는 말한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다음이 아니라 더 중요한 분야이다. 일본의 기업과 정부는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기술 및 프로젝트에 더욱 투자해야 한다."

우수한 엔지니어일수록 성장에 탐욕스러운 만큼 채용하는 측이 충분한 체제를 마련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엔지니어링 매니저인 신데 씨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는 사이클이나 기회를 기업이 제공해 줄지 여부를 중시한다”라고 말한다. iOS의 엔지니어로서 영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다양한 나라에서 시스템 개발에 종사해온 그는 메루카리에서도 “특정 도메인에 머무르지 않고 폭넓게 배우고 싶다”라고 말한다.

지금은 국가를 넘어 인재가 유동하는 시대이다. 일본 내에서 테크 벤처기업의 왕좌로 지목되고 있는 메루카리이지만, 뛰어난 인재를 끌어들여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언제 외면 받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다른 일본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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