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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근전(筋電) 의수’ -- 세계적으로 개발 활성화
  •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22.5.27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2-06-06 21:42:20
  • 조회수462

Nikkei X-TECH_2022.5.27

손가락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근전(筋電) 의수’
세계적으로 개발 활성화


최근 근전 의수의 진화가 눈부시다. 근전 의수는 근육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위(근전위)를 사용해 동작을 제어하는 전동 의수이다. 인공지능(AI)의 일종인 ‘패턴 인식’을 제어에 활용한 근전 의수의 등장으로 복잡한 손의 움직임을 단기간의 훈련을 통해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몸의 기능을 추가하는 ‘신체 확장’으로 이어지는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의지(義肢) 등의 보장구 분야에서 세계 최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독일의 오토복(Ottobock)은 근전 의수의 다양한 움직임을 실현하는 새로운 제어 시스템 ‘마이오플러스(Myo Plus)’를 개발했다. 사용자의 팔 근육 활동을 통해 주먹을 쥐고 펴고, 팔목을 비트는 등의 여러 동작이 가능하게 된다.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품은 일본 후생노동성의 승인을 받아 올 4월, 보장구 등 완성용 부품으로 등록되었다.

이 새로운 제어 시스템은 아래팔에 장착된 8개의 힘줄 전위 센서로부터 얻은 근전 위 패턴을 사용해 근전 의수를 제어한다. 예를 들어, 주먹을 쥐기 위해 아래팔에 힘을 넣었을 때의 근전위 패턴과 의수의 쥐는 움직임을 한데 묶어 기억하도록 한다. 복수의 움직임 패턴을 기억하도록 하면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감각으로 근전 의수를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기존의 오토복의 근전 의수는 2개의 근전위 센서로부터 얻은 전위의 크기로 근전 의수의 움직임을 제어했기 때문에 사용이 어려웠다. 구체적으로는, 손목을 돌리듯이 아래팔에 힘을 넣어 근전위가 어느 한계치(A) 이상이 되면 의수의 손가락이 펼쳐지고, 더 많은 힘을 가해서 또 다른 한계치(B)를 넘어야 손목의 회전 동작으로 바뀌는 제어이다.

오토복의 일본법인인 오토복 재팬(도쿄) 의지장구사업부의 야하다(八幡) 씨는 "근전위 측정이 어려운 이용자도 많아, 의수의 손가락을 펼치는 동작과 손목의 회전 동작을 구별해 제어하기 위해서는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마이오플러스를 사용할 경우, "근전 의수를 뜻대로 움직이기 위한 훈련 기간이 큰 폭으로 단축된다"(야하다 씨). 실제로 기자가 체험해본 결과,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근전위의 패턴 등록이 3분 정도 만에 끝났고, 곧바로 주먹을 쥐고 펴는 동작, 손목의 회전 동작을 실행할 수 있었다. 한편, 기존 방식에서도 주먹을 쥐고 펴는 동작은 곧바로 실행할 수 있었지만, 손목 회전에는 부자연스러울 만큼의 강한 힘이 필요했고 자주 작동되지 않았다.

 

-- 주파수 분포에 착안해 동작 의도 추출, “제3의 손이 될 수도 있다” --
일본에서는 한층 더 섬세한 제어가 가능한 근전 의수를 목표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특별한 훈련 없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의수뿐만 아니라 제3의 손과 같은 신체 확장을 위한 용도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전기통신대학 대학원 정보이공학연구과의 야마노이(山野井) 특임조교). 전기통신대학 연구팀은 4월, 다섯 손가락을 각각 움직일 수 있는 근전 의수와 근전위의 패턴 인식을 활용한 제어 시스템을 개발, 보장구 등 완성용 부품으로서 후생노동성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전기통신대학 연구팀은 동일하게 근육에 힘을 주는 방식에서도 사람에 따라 근전위의 주파수 분포가 변화하는 현상에 착안. “주파수의 분포를 파악하면 사용자의 보다 섬세한 동작 의도를 추출할 수 있다”(야마노이 특임조교)라고 한다. 오토복 시스템은 8개의 센서를 통해 얻은 근전위의 크기(진폭)로 패턴을 분류하지만, 전기통신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근전 의수는 복수 센서의 전위뿐만이 아니라, 주파수 분포도 파악함으로써 보다 복잡한 제어가 가능해진다.

전기통신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근전 의수는 복수의 센서로부터 얻은 근전위의 주파수 분포를 레이더 차트에 그려 동작에 따른 패턴을 수집. 이러한 패턴을 의수에게 학습시켜 동작할 때 어느 학습 패턴에 가까운지를 판정한다.

전기통신대학의 새로운 제어 시스템에서는 ‘안정’, ‘쥐다’, ‘펴다, ‘안쪽으로 구부린다’(손목 장굴), ‘바깥쪽으로 젖힌다’(손목 배굴), ‘안쪽으로 비틀다’, ‘세 손가락으로 집다’ 등 총 8종류의 동작에 대해 85%의 식별율(실험자가 지시한 동작을 피험자가 어느 정도 올바르게 달성할 수 있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을 얻었다.

하지만, “85%의 식별율로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초래된다. 식별율의 향상은 과제이지만, 현 시스템도 동작의 종류를 4, 5개로 한정한다면 식별율이 올라가 실용화에 충분한 레벨에 이를 것이다”(야마노이 특임조교)라고 한다.

-- ‘착용감’도 추구 --
전기통신대학 연구팀이 중시한 것은 제어뿐 만이 아니다. 사용자의 세세한 요구도 반영했다. 그 중 하나가 의수의 ‘착용감’이다. 연구팀은 부드럽고 피부에 좋은 전기전도성 실리콘 테이프를 소재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해 근전위를 계측하는 전극에 채택했다.

근전위는 건전지의 10만분의 1 정도인 수 십 μV정도의 미약한 전기 신호이다. 기존에는 감도를 높이기 위해 피부와의 접촉부분에 금속을 사용했지만, 금속은 밀착성이 떨어지고, 통증이나 염증 등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경량화도 중요하다. 체중이 55kg의 사람의 경우, 손목에서 손끝까지의 무게는 500g 정도. 그러나, “사람의 손과 같은 무게일 경우 사용자에게는 무겁게 느껴져 피로가 쌓이게 된다”(야마노이 특임조교)라고 한다. 연구팀은 기존에 대부분 금속제였던 외장 부품을 3D프린터로 조형한 ABS 수지 제품으로 변경. 근전 의수의 손 모듈 무게를 기존의 500g 정도에서 330g으로 경량화했다.

-- 국내 보급률 2%, “과제는 산적” --
하지만, 사용의 편의성 향상 및 보급을 위한 과제들도 많다. 특히 기능면에서는 “잡는 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야마노이 특임조교)라고 한다. 전기통신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5지(五指) 구동의 근전 의수도 파지력(손가락으로 잡는 힘)은 1.5kgf 정도에 불과하다.

이것은 500ml의 페트병을 잡을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오토복 재팬의 야하다 씨는 “복잡한 움직임을 할 수 있는 근전 의수는 늘었지만 대부분 잡는 힘과 내구성이 실용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지적한다. 오토복의 5지 구동 근전 의수 bebionic도 파지력은 1kgf 정도이다.

다섯 손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는 근전 의수는 단순히 주먹을 쥐고 펴는 기능만을 가진 의수에 비해 동작에 필요한 모터 등의 부품 수가 늘어난다. 많은 부품을 의수에 도입하려면 부품의 크기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힘과 내구성이 떨어진다. 정교한 움직임과 파지력 양립에는 소형·경량의 고출력 모터 개발이 필요하다.

일본 특유의 과제도 있다. 전체 의수 가운데 근전 의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미국 25~40%, 독일 70%, 이탈리아 16%인데 반해 일본은 2%에 불과하다. 야하타 씨는 일본의 공적인 지급 제도가 빈약한 점과 새로운 근전 의수를 도입하기 어려운 업태(業態)를 지적한다.

대표적인 지급제도로는 산재보험의 일환으로 의수 구입비나 보수비를 지급하는 '의지 등 보장구 비용 지급제도'가 있지만, 놀랍게도 양손을 잃은 경우에도 지급은 1인당 1개뿐이라는 제약이 있다. 또한 이 제도는 근전 의수 장착 후의 취업을 전제로 하고 있어 ‘업무 질 향상에 대한 전망이 있는가?’ 등 근전 의수의 필요성이 엄격하게 심사된다. “이 때문에 노동 재해를 제외한 많은 신청자들은 지급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야하타 씨)라고 한다.

새로운 근전 의수 도입 시에는 의사나 의지 장구사가 장치를 취급하기 위해 새로운 지식이나 재활 노하우를 숙지할 필요도 있다. 현재의 의료 상황을 감안하면 의료에 관한 지식 습득만으로도 부담이 커 새로운 근전 의수에 대해 배우기가 꺼려질 것이다. 야마하 씨는 “사용자로부터 근전 의수를 사용하고 싶다는 문의가 있어도 ‘담당 의사와 상담해 주세요’라고 밖에 말할 수 없어 답답하다”라고 토로한다.

전기통신대학 연구팀은 개발한 근전 의수 보급을 위해 새로운 회사 ‘Mu-BORG’(도쿄)를 2018년에 설립. 완성용 부품 및 생체신호 계측기술을 의지 장구 전문 회사에 제공하고 있다. ”신체 확장이나 로봇 등의 산업 분야로의 응용도 모색하고 있다“(야마노이 특임교수). 연구팀은 앞으로 의사들에게 근전 의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학회 발표 등을 통한 보급 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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