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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량 검체 검사] 검체의 왕도 '혈액'을 최대한 활용 -- 피 한 방울로 질환을 검출하는 기술 개발
  •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22.3.23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2-03-30 20:04:31
  • 조회수271

Nikkei X-TECH_2022.3.23

신체 부담을 줄인, 미량 검체 검사
검체의 왕도 '혈액'을 최대한 활용
피 한 방울로 질환을 검출하는 기술 개발

건강진단 등에 필수라고 할 수 있는 혈액 검사. 혈액의 위상은 가히 검체의 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주사 바늘로 인한 통증이나 피를 빼는 것 자체가 싫은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최근 이러한 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량의 혈액 검사를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 방울의 혈액으로 알레르기나 알츠하이머병, 암 등을 검출할 수 있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혈액은 체중의 약 1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액체 부분의 혈장과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백혈구 등의 혈구로 크게 나뉜다. 혈액은 전신을 돌며 영양이나 노폐물 등 여러 가지 물질을 운반하기 때문에, 전신의 정보를 반영한 검체로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첫 번째로, 혈액 채취에는 주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가지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불순물이 많다는 뜻이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려면 적은 채혈량으로 체내 침습을 최소화하고, 한정된 검체 안에서 원하는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 소아의 부담 줄어 --
미량의 혈액 채취를 통한 검사 혜택이 큰 질환 중 하나가 알레르기이다. 알레르기 검사는 어릴 적에 받는 경우가 많아, 다량의 채혈은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미량의 혈액을 통한 검사 방법 확립이 요구되어 왔다. 또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알레르겐은 종류가 많기 때문에 한 번의 검사로 다수의 알레르겐을 테스트할 수 있게 된다면 전체 검사 횟수를 줄일 수 있다.

도레이가 2021년 4월에 발표한 바이오칩은 혈액 1방울(20mL)로 최대 100여종의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검사를 할 수 있다. 알레르기 검사에서는 면역물질로 알레르겐과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혈중 IgE 항체를 측정한다. 도레이에 따르면, 미량의 혈액에서 여러 알레르겐을 검사할 경우, 혈중 단백질과 세포 등의 방해로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레이가 사용한 것은 화학소재 전문 생산업체로서 키워온 기술이다. 바이오칩 표면은 미세한 주상(柱狀) 구조로 되어 있으며, 각 기둥 꼭대기에 서로 다른 알레르겐을 올림으로써 동시에 많은 알레르기를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칩 소재에는 시그널을 읽을 때 형광 노이즈를 저감하는 독자적 소재의 흑색 수지 기판을 응용했다.

칩에 혈액 성분이 달라붙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된 것이 저(低)파울링 고분자 재료 기술이다. 도레이가 혈액투석환자용 인공신장 개발을 통해 키워온 기술로, 혈중 노폐물을 제거하는 분리막을 저파울링 고분자 재료로 코팅해 혈액성분이 부착되면서 생기는 막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도레이는 이 소재를 칩에 응용함으로써, 한 방울이라고 하는 극히 소량의 혈액을 통한 알레르기 검사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안에 제조 판매 승인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한 방울의 혈액을 이용한 알레르기 검사로는 이화학연구소와 일본케미파가 개발한 ‘드롭 스크린’이 2020년 2월부터 판매되고 있다. 41종류의 알레르겐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다는 점과 30분 정도로 측정 시간이 짧기 때문에 한 번의 진찰로 결과까지 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드롭스크린의 핵심기술로써 이용되고 있는 것이 이화학연구소의 연구팀이 개발한 ‘무엇이든 고정화하는 방법’이다. 빛에 반응하는 물질을 고정하고 싶은 유기화합물과 혼합해 기판에 올린 후 빛을 조사하면, 라디칼(遊離基) 가교반응이 일어나 기판 상에 고정된다. 연구팀은 이를 응용해 한 개의 칩에 다양한 알레르겐을 고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칩의 구조를 절구 형태로 하고, 장치 내부에서 흔들어 미량의 검체를 칩 상에 골고루 퍼뜨리도록 하는 등의 기술도 도입했다. 폐액(廢液) 탱크가 필요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장치의 크기도 A3용지 정도로 기존에 비해 큰 폭으로 소형화했다.

-- 노벨상을 받은 기술도 이용 --
분석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미량의 혈액에 도전하고 있는 곳이 시마즈제작소(島津製作所)이다. 시마즈가 2021년 6월 출시한 ‘혈중 아밀로이드 펩타이드 측정시스템 아밀로이드 MS CL(이하 아밀로이드 MS CL)’은 혈액 몇 방울(약 0.5mL)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징후를 조기에 검출하는 의료기기이다. 시마즈가 특히 강점을 가진 항체 기술과 질량 분석 기술을 활용해 혈액 속 극히 미량의 바이오마커 검출을 실현했다.

시마즈와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는 혈중 아밀로이드β 관련 3종류의 펩타이드 비율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β의 뇌 축적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혈중 아밀로이드  관련 펩타이드는 미량이기 때문에 각 종류를 정확하게 검출해야 했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아밀로이드β 관련 펩타이드만을 추출하는 데 사용한 것이 항체기술로, 항체가 특정 물질과 특이하게 결합하는 성질을 이용한다. 각 펩타이드의 정량 평가에 사용한 것은 노벨 화학상도 수상한 시마즈의 다나카(田中) 이그제큐티브 리서치 펠로우가 개발한 기술이다. 시료에 레이저를 조사해 이온화한 것의 비행 시간을 측정해 질량을 분석하는 방법(MALDI-TOFMS)으로, 미량의 샘플로도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시마즈경영전략실 헬스케어사업전략유닛의 다케우치(竹內) 매니저는 “혈액 한 방울로 여러 가지를 밝혀낼 수 있도록 해 보다 부담이 적고, 보다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MALDI-TOFMS 기술을 응용한 것은 모두 이와 같은 생각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라고 말한다.

소량의 혈액을 통해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조기 발견하는 어프로치는 시마즈가 출자하고 있는 쓰쿠바(筑波)대학 발 벤처기업인 MCBI(쓰쿠바 시)도 추진하고 있다. MCBI가 제공하고 있는 'MCI 스크리닝 검사'는 시마즈의 아밀로이드 MS CL과 같이 아밀로이드β를 직접적으로 검출하는 것이 아니라, 아밀로이드β 제거 등에 관련된 여러 단백질을 조사하는 것이다. 4월부터는 지금까지 3종류의 단백질로 실시하던 검사를 9종류로 늘릴 예정이다.

MCI 스크리닝 검사는 분석에 액체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LC/MS) 기술을 이용. 복수의 단백질을 정량 평가함으로써 수치에 기초한 진단 알고리즘을 통해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의 환자를 찾아낸다. 시마즈나 MCBI와 같이 동일한 질환에서도 다른 바이오마커를 대상으로 한 검사가 여러 개 등장한다면, 증상의 진행 단계 등에 대응하는 세밀한 검사를 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

-- 암의 조기 발견에 기대 --
수많은 질환 가운데에서도 조기 발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 암이다. 암은 초기 단계에서 대응하면 악화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간편한 암 스크리닝 방법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많다.

2014~2018년에 걸쳐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지원을 받아 국립 암연구센터 등이 추진한 프로젝트에서는 혈액 등 체액 중의 마이크로RNA를 바이오마커로써 암을 검출하는 방법이 연구되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도레이도 참여해, 앞에서 소개한 알레르기 검사와 같이 혈액 한 방울을 이용한 암 검사 키트의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도시바는 지난 2019년 11월, 혈액 한 방울로 13종의 암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2021년 3월에는 미드타운클리닉 등과 공동연구계약을 체결, 현재는 이 기술의 유효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에 사용되는 것은 도쿄의과대학과 국립암연구센터연구소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혈중 마이크로RNA를 검출하는 기술이다. 마이크로어레이(Microarray)나 리얼타임 PCR이라고 하는 기존의 기술은 형광색소를 이용해 마이크로RNA를 검출하는데 반해, 도시바는 독자적으로 전기화학적인 검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검사 시간은 2시간 이내로, 당일 스크리닝 검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혈액 검사는 현재 더 부담이 적고,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피 한 방울로 모든 질환이 검출될 수 있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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