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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계산대 본체가 사라진다 -- 세븐일레븐이 본 공중디스플레이의 가능성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22.3.16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2-03-24 20:30:58
  • 조회수411

Nikkei X-TECH_2022.3.16

탈바꿈할 수 있을까? 공중(空中) 디스프레이
편의점 계산대 본체가 사라진다
세븐일레븐에서 본 공중디스플레이의 가능성

소매업 분야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2만 1,000점 이상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재팬. 세븐일레븐 본사 근처에 위치한 직영점 ‘세븐일레븐 고지마치역전(麴町駅前)점’ 내 일각에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셀프계산대가 설치되어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2월 1일에 도쿄 도내 6개 점포에서 실증실험을 개시한, 공중 디스플레이 기술이 채택된 캐시리스 셀프계산대 ‘디지POS’이다.

점포 안으로 들어서자 '공중 디스플레이 캐시리스 셀프계산대'라는 초록색 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만약 이 보드가 없었다면 이 곳에 계산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디지POS는 멀리서 보면 윗면에 유리가 깔린 받침대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디지POS 앞 부분의 정면에 서자, 공중에 떠 있는 계산대 화면이 보였다. 비스듬히 보면 영상이 끊기는 등 시야각에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밝기 등 화질에는 특별히 문제는 없었다. 사용법은 일반 셀프계산대와 동일하다. 상품에 부착된 바코드를 스캔해 결제한다. 결제 방법을 선택하는 화면에서 공중에 보이는 버튼을 누르자 ‘삐’ 소리가 나더니 곧바로 반응했다.

공중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인터페이스에서는 시스템의 반응이 안 좋을 경우, 유저가 공중의 버튼을 눌렀을 때 손가락을 너무 밀어 넣어 아래까지 내려가 버리는 등 조작에 문제가 생기지만, 이것이라면 처음인 사람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감염 대책만이 목적이 아니다 --
“이 기술은 미래 지향적이고, 코로나 시대에 요구되는 비접촉에도 부응하고 있다. 처음 보았을 때에는 지금보다 장치가 크고, 영상도 희미했지만, 튜닝을 해나가는 가운데 실제 사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세븐일레븐재팬의 니시무라(西村) 시스템본부장은 디지POS의 실증실험을 단행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공중 디스플레이는 특수한 광학소자 플레이트와 디스플레이를 조합해 디스플레이의 영상을 공중에 결상(結像)시키는 기술이다. 또한 센서와 조합함으로써 비접촉 인터페이스로서도 사용할 수 있다.

넓은 의미의 공중 디스플레이 기술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디지POS가 채택하고 있는 것은 수동형 광학소자를 사용한 것으로, 공중에 떠있는 영상을 손으로 터치할 수 있고, 특수한 안경 등의 장비가 불필요하며, 인체에 안전하고, 대량생산에 적합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은행의 ATM기나 병원의 접수 단말기 등, 기존 터치 패널의 비접촉화를 목적으로 도입이 시작되었지만, 세븐일레븐의 목적은 감염 대책뿐만이 아니다.

세븐일레븐은 2025년 안에 전국 지점에 셀프계산대를 도입할 수 있도록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심각한 인력 부족으로 편의점에서는 직원의 계산대 업무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셀프계산대를 통해 이러한 부담을 없애 직원이 접객 대응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거나, 완전한 비접촉의 새로운 쇼핑 체험을 제공하는 등이 목적이다. 이번 디지POS는 셀프계산대의 하나의 옵션인 것이다.

특히 세븐일레븐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공간 절약 효과이다. 디지POS 시스템의 크기는 가로 폭 317.5mm×깊이 600mm로, 터치 패널이 달린 기존의 셀프계산대에 비해 부피가 약 30% 적다. 시스템 구성 상, 디스플레이 자체를 고객이 조작하는 손보다 낮은 위치, 즉, 보드 부분에 수납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공간의 효율적인 이용은 매우 중요하다. 여유 공간이 생기면 그곳에 상품을 진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POS를 통해 새로운 매장 레이아웃을 개척할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니시무라 본부장은 말한다.

-- 신기술 채택의 DNA --
디지POS의 개발은 2020년 여름 경에 시작되었다. 세븐일레븐재팬에 식품포장용 접착제를 공급하고 있는 미쓰이(三井)화학 담당자가 이 기술을 소개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디스플레이용 접착제 등도 개발하는 미쓰이화학은 그 이전부터 공중결상용 광학소자 ‘ASKA3D 플레이트’를 개발하는 아스카넷, 공중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개발하는 간다(神田)공업과 함께 기술자 레벨에서 공중 디스플레이 기술 응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전까지 공중 디스플레이 기술은 공중에 영상을 제공한다는 재미적 요소만이 주목 받았지만, 편의점의 경우, 공간 절약이라고 하는 부가가치를 내세운다면 받아 들여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미쓰이화학 푸드&패키징사업본부의 와타나베(渡部) 과장은 말한다. 와타나베 과장은 직업 상, 편의점에 있어 공간 활용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세븐일레븐재팬이 편의점 업계의 트랜드세터로서 항상 새로운 기술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점도 도움이 되었다. “신기술 채택은 당사의 DNA에 각인되어 있다. 예를 들면, 아직 세상에 태블릿이 보급되어 있지 않았던 1990년대에 태블릿을 채택한 적도 있다. 세상에 없는 것을 자신들이 만드는 문화가 있다”(니시무라 본부장)

-- 광학적으로 상당히 높은 레벨의 소자 --
공중 디스플레이용의 광학소자에는 몇 가지 방식이 있지만, ASKA3D 플레이트는 ‘2면 직교(直交) 리플렉터’라고 불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수 백  단위의 수직 미러가 형성된 플레이트를 미러가 직교하도록 2개를 붙인 구조로, 들어온 빛을 직교하는 두 개의 미러가 반사하고, 반사된 빛이 판을 투과함으로써 공중에 상을 형성한다. 첫 번째 입사각과 두 번째 출사각의 반사 각도가 같기 때문에 플레이트를 대상축으로 1:1의 공간, 즉 면대칭으로 실상을 표시한다.

디지POS의 개발에서 세븐일레븐재팬이 고집한 것은 “처음 경험한 사람도 위화감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니시무라 본부장). 처음 아스카넷 등이 세븐일레븐재팬에 제안한 것은 7인치 디스플레이 표시에 대응하는 수지 ASKA3D 플레이트를 채택한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화질은 좋았지만 실제 계산대인 15인치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에, 보다 큰 유리제의 10.4 인치로 했다”(니시무라 본부장)라고 한다.

ASKA3D 플레이트에는 수지제와 유리제가 있지만, 광학적으로 매우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는 플레이트를 수지로 만들어서 10.4인치 크기로 성형하는 양산기술은 개발 당시에는 확립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세븐일레븐이 원했던 것은 조명이 점등된 점포 내에서도 공중 영상이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ASKA3D 플레이트는 입사한 빛이 다시 입사 방향으로 돌아가는 ‘재귀성 반사’와 같은 성질을 이용하는 공중 디스플레이보다 밝은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번 디지POS에서는 간다공업이 액정 디스플레이가 발하는 빛의 이용 효율을 높이는 특수한 가공을 실시해 영상의 선명함을 높였다고 한다.

“광학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개발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원하는 영상 품질을 얻을 수 없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빛은 디스플레이의 1화소에서 구면(球面) 위로 퍼지기 때문에, 이 하나하나의 광선을 면대칭으로 모아 결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플레이트가 조금이라도 뒤틀려 있거나, 접착제의 굴절률이 플레이트의 재질과 다를 경우, 영상이 흐릿해진다. 이러한 구조에 대해 최근에 상세하게 알게 되었다”(ASKA3D 플레이트의 개발자인 오쓰보(大坪) 아스카넷 공중디스플레이사업부 연구개발팀 스페셜리스트).

오쓰보 씨가 자신의 발명품을 상품화하기 위해 아스카넷에 입사한 것은 2011년. 이후, 여러 전시회에 이 기술을 선보여 미디어 등에서 화제가 되지만, 상품화는 좀처럼 진행되지 못했다.

공중 디스플레이 기술이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구현되기 시작하고 있는 배경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접촉 요구의 증대 외에도 광학소자 플레이트 제조 기술의 진화가 있다.

--보급의 열쇠 잡고 있는 수지제 플레이트 --
세븐일레븐재팬은 공중 디스플레이의 장래성을 높이 평가한다. “예를 들면, 벽에 이 계산대를 여러 대 설치해놓으면 언뜻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계산대가 있는 미래적 느낌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상품의 영상을 공중에 내보내 광고판과 같은 사용법도 가능하다”(니시무라 본부장)라고 한다.

무엇보다, 보급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실증실험을 통해 유저에게 이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가치를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다. SNS의 반응을 보아도, 미래 지향적이라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니시무라 본부장)

또한, 저비용화도 큰 과제이다. 이번에 채택한 유리 플레이트는 제조 비용이 매우 비싸다. 본사의 취재에 따르면, 수 십만엔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오쓰보 씨도 “유리 플레이트는 대량 생산에는 적합하지 않다. 대량 생산은 비용 측면에서 수지 플레이트가 아니면 힘들다. 수지 플레이트는 6~7년 전부터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이제 겨우 기술이 숙성되고 있다”라고 말한다.

아스카넷은 2021년 3월, 10.4인치의 디스플레이 사이즈에 대응한 250mm 크기의 수지 플레이트 개발을 발표, 현재는 “세미 양산 중”(니시무라 본부장)이라고 한다.

사회적 구현에 있어 세븐일레븐이라는 절호의 파트너를 얻게 된 공중 디스플레이 기술이지만, 향후, 얼마나 보급될 지는 코스트 다운이나 새로운 용도 개척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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