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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기어를 '3D프린터로 만들어 봤다' -- SNS에서 화제, 카피를 통한 확산
  • 카테고리핀테크/웨어러블/3D프린터
  • 기사일자 2021.9.6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1-09-13 21:32:31
  • 조회수254

Nikkei X-TECH_2021.9.6

구형 기어를 '3D프린터로 만들어 봤다'
SNS에서 화제, 카피를 통한 확산

‘구형(球形) 기어’라는 말을 본 것은 21년 6월이었다. SNS 서비스인 트위터를 무심코 보고 있자니 가시가 돋친 구형의 물체가 꿈틀꿈틀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인간형 로봇의 어깨 관절을 방불케 하는 물체로, 관련 투고가 1만 리트윗을 넘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었다.

화제가 된 것은 야마가타대학과 도호쿠대학의 연구팀이 개발하는, 구형 기어 기구를 내장한 액추에이터(이하, 구면(球面) 모터)이다. 1대의 구면 모터로 전방향 구동(회전 3자유도)을 실현한 사실에 우선 놀랐지만, 인터넷 상에서의 전개도 예상외였다. 3D프린터로 구형 기어 기구를 직접 제작하려고 시도했다는 투고가 속출했던 것이다.

기자는 하드웨어의 개발이 은연중에 소프트웨어 개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개발한 기술을 발표하면 인터넷을 통해서 ‘확산’되고 ‘카피’가 되면서 한층 더 퍼져나간다. 트위터나 3D프린터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제조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 즉각적인 반응으로 더욱 ‘확산’ --
구면 모터의 존재가 확산된 흐름은 이렇다. 첫 계기는 21년 6월에 개최된 국제 전시회 ‘Japan Drone 2021’이다. 개발자 중 1명인 야마가타대학 학술연구원 기계 시스템공학전공 다다쿠마(多田隈) 교수의 강연을 들은 참가자가 트위터에서 이 기술을 소개하면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3D프린터로 직접 제작하는 사람이 증가하기까지 분위기가 고조된 데는 다다쿠마 교수의 반응이 기민했던 것이 크다. 그는 강연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유튜브에 구면 모터 해설 동영상을 올린 것이다.

동영상에서는 언뜻 보기에 난해한 구형 기어나 안장 기어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설명한다. 이 동영상이 트위터 등을 통해 더욱 확산되었다. 관련 투고는 1만 리트윗을 넘는 것도 있다.

구면 모터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인터넷에서는 직접 제작하는 사람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국내외 기술자들이 3D모델을 제작해 3D프린터로 만든 것을 투고했다.

그러나 “안장 기어를 3D프린터로 만드는 것은 어렵다. 때문에 그 대부분은 구상 기어 제작에 그친다”(다다쿠마 교수). 그래도 이들 3D모델에 대한 수정을 여러 번 진행하면서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 새로운 시대를 환영해야 할까? --
기자는 집필을 시작할 당초에는, 제조업계의 새로운 바람에 감명을 받으면서도 덮어놓고 칭찬해도 좋은 것인지 망설였다. 모방이라는 것은 위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구면 모터는, 개발자 중 1명인 도호쿠대학 대학원 정보과학연구과 터프∙사이버 피지컬 AI연구센터 아베(阿部) 특임조교가 17년에 제안한 기술이다. 다다쿠마 교수 등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연구그룹이 이전에 개발한 회전 2자유도의 구형 기어를 발전시킨 기술로, ‘10년이 걸린’ 개발이다. 새로 만드는 데 오랜 기간이 투입된 기술도 복제에 걸리는 시간은 (완전하지 않다고는 하더라도) 1개월 이하라는 단기간이었다.

물론 개발한 기술을 SNS 등의 인터넷 상에서 공개하는 것의 이점은 크다. 기술이 주목을 받으면 실용화를 위한 협업처 등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카피가 반복되면서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기술이 한층 더 발전할 여지도 생긴다.

그러나 개발한 구면 모터가 특허출원이 끝난 상태라고 해도 국외에까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서는 구면 모터의 3D모델을 유료로 판매하는 투고자도 볼 수 있다. 기술의 상세를 인터넷 상에서 공개하는 행위는 일장일단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참가하여 카피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소프트웨어처럼 경쾌한 하드웨어 개발의 모습은 역시 재미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애니메이션에서 본 것처럼 인간형 로봇에 누군가가 도달하는 것도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

여담이지만 놀란 점은 또 하나 있다. 구면 모터를 제안한 아베 특임조교가 실은 20대로 젊다는 것이다. 아베 특임조교가 회전 2자유도의 구형 기어를 제안했을 때는 학부 4학년이었다고 한다.

기어의 개발 역사는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시들은  기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 '시들은 기술'처럼 보여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와 개척할 여지가 아직 남아 있었던 셈이다. 젊은 재능과 3D프린터와 같은 새로운 도구가 결합하면, 또 다른 ‘시들은 기술’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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