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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개발, 새로운 분업 시대(3) -- 홍하이, EV 플랫폼 참여로 자동차 업계에 임팩트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0.11.2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0-11-09 09:29:24
  • 조회수265

Nikkei X-TECH_2020.11.2

자동차 개발, 새로운 분업 시대 (3)
홍하이, EV 플랫폼 참여로 자동차 업계에 임팩트
거대 분업 시대의 개막

자동차업계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하락하는 차체(하드웨어) 개발---.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거대한 단위의 ‘분업’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전기자동차(EV)의 플랫폼을 타사에 위탁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제조사의 독무대였던 플랫폼 개발에 부품 제조사 등이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했다.

-- ‘EV 개발 투자를 줄이고 개발 사이클을 단축시킨다’ --
아이폰의 제조수탁 업체인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鴻海精密工業)이 10월 16일, EV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타사에 공급해나갈 것이며 이 플랫폼을 채택한 최초의 EV를 2022년까지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홍하이의 류(劉) 이사장은 자사의 플랫폼이 탑재된 EV 판매를 통해 2027년에는 세계 시장점유율 1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홍하이가 개발한 EV 플랫폼 ‘MIH Open Platform’의 특징은 많은 기업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업 별로 변경할 수 있는 범위를 상당히 넓게 한 점이다.

파워트레인과 스티어링, 브레이크 등 ‘주행∙정지∙회전’의 기본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차량 크기 및 종류를 폭넓게 마련했다. B~E 세그먼트(Segment)에 대응하며 휠베이스의 가변 폭은 2,750~3,100mm로 상당히 크다. 해치백, 세단, SUV, MPV 등 거의 모든 종류에 대응한다고 한다.

홍하이의 참여는 자동차 개발 질서를 크게 뒤흔드는 임팩트가 있다. 차체 플랫폼 설계 및 제조는 지금까지 자동차 제조사들의 ‘특권’으로, 신규 참여 기업들에게는 커다란 장벽이었다. 홍하이의 참여는 이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 개발∙제조로의 신규 참여에는 시작(試作)에 수 억엔, 양산차 설계에 100억엔, 양산에 1,000억엔의 투자가 필요하다. 초기 투자 이후에 필요한 운용 자금도 막대해 적어도 수 천 만엔의 자금이 소요된다. 자금 조달의 장벽은 매우 높다”.

2009년에 EV 제조사인 SIM-Drive를 창업한 현 e-Gle의 시미즈(清水) 사장은 자동차 업계의 신규 참여의 높은 장벽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SIM-Drive는 인휠모터를 구사한 참신한 EV를 시작(試作)했지만 양산 자금을 조달할 수 없어 2017년에 사업을 청산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로의 신규 참여에 성공한 곳은 자금 조달에서 ‘매직’을 연발한 카리스마, 일론 머스크 씨의 테슬라 정도이다. 홍하이의 EV 플랫폼 개발과 제조는 자동차업계에 새롭게 참여하길 원하는 기업에게 그 장벽을 크게 낮추는데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SIM-Drive 설립 시 홍하이가 플랫폼을 개발했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 ‘EV의 안드로이드를 목표로’ --
홍하이는 차체 측의 플랫폼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플랫폼까지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실시간 OS 및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등으로 구성되며 자율주행 레벨 2~4으로의 대응을 상정하고 있다고 한다. 홍하이는 자사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신규 참여를 노리는 소프트웨어 기업은 “강점인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홍하이 플랫폼 개발 관계자)라는 이점을 강조한다. 홍하이의 SDK를 이용해 알고리즘을 단기간에 개발하면, 그 이후에 홍하이가 차량으로 만들어 양산해주기 때문이다.

--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하극상? --
자동차 제조사 이외에 EV 플랫폼을 개발하는 곳은 비단 홍하이만은 아니다. 부품 제조사들이 잇따라 개발하기 시작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독일의 보쉬는 ‘롤링새시(Rolling chassis)’라고 하는 EV 플랫폼을 개발. 2019년 말에 롤링새시를 도입한 시작 차량의 실증 실험을 완료했다고 한다. 또한 일본전산(日本電産)도 2025년경을 목표로 EV플랫폼을 개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보쉬의 롤링새시는 기존의 ‘주행∙정지∙회전’ 기능뿐만 아니라 독일 BENTELER Automotive와 협업해 언더바디(Under Body) 및 현가장치(Suspension) 등 기계 부품을 개발. 또한 자동차 디자인 업체인 이탈리아의 Pininfarina와 연대해 어퍼바디(Upper Body) 설계를 담당하는 체제를 정비했다. “EV 개발 공수 축소에 기여하고 싶다”(보쉬시스템 엔지니어링&기술전략부의 아마자키(山崎) 씨)라고 한다.

홍하이나 보쉬가 플랫폼이라는 차량의 모든 기본 기능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은 EV에서는 파워트레인이 엔진에서 모터로 바뀐 것이 크다. 엔진차의 플랫폼의 경우, ’엔진 제조사=자동차 제조사’라고 일컬어지고 있을 정도로 부품 제조사가 개발하고 싶어도 경쟁력이 있는 엔진을 입수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EV의 경우 모터와 인버터 등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쉽고 타사로부터 쉽게 조달할 수 있다.

과연 홍하이와 보쉬가 개발한 플랫폼을 통째로 도입하는 것은 신규 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로도 확대될 수 있을까? 플랫폼은 차량 성능을 좌우하는 근간으로 지금까지 자동차 제조사 경쟁력의 근원이었다. 관점에 따라 홍하이와 보쉬의 도전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경쟁 영역에 뛰어든 하극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홍하이는 몰라도 보쉬에겐 자동차 제조사와 경쟁하는 사업에는 손대지 않는다는 신조가 있다. 보수가 EV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자동차 제조사에게 EV 플랫폼은 언젠가 비경쟁 영역이 되어 타사와의 분업을 선택하는 제조사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보쉬는 EV 개발에서 개별 컴포넌트보다도 롤링새시와 같은 통합화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 제조사와 롤링새시를 활용한 EV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통합화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기적으로는 환경 규제에 대한 대응이 크다. 당분간 EV 시장은 세계적으로 그다지 큰 성장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규제 대응을 위해 어느 정도 수량의 EV가 필요하다. 전용 플랫폼을 만들 정도의 판매를 기대할 수 없는 제조사는 타사와 분업할 수 있게 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막대한 규모로 늘어나는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대한 투자 부담 증가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내려가는 차체 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된다.

--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
“양사의 강점을 살려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협업을 통해 추진하는 것을 구별해 새로운 가치 창조를 추진해나간다”(혼다의 구라이시(倉石) 부사장).

혼다와 미국 GM은 4월과 9월에 EV 플랫폼과 엔진 개발에서 협업한다고 발표했다. 골자는 북미 시장을 대상으로 GM의 EV 플랫폼을 혼다가 채택하고 그 대신 혼다가 엔진 등의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혼다는 2023년을 목표로 GM의 플랫폼을 활용해 2개의 EV 차종을 발매할 계획이다.

독립적인 지향이 강한 혼다가 차량 성능을 좌우하는 플랫폼을 타사에 위탁하는 쓴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환경 규제에 대한 대응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EV 보급에 주력하는 캘리포니아 주와 연방정부의 환경 규제가 다르며 EV 보급률도 주에 따라 제각각이다. 혼다는 당분간 신규 전용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 정도의 판매 대수를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타사와의 분업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북미를 대상으로 한 EV 플랫폼 분업은 혼다만은 아니다. 미국 포드모터는 2019년, 독일 폭스바겐으로부터 EV 플랫폼 ‘MEB(Modular electric drive matrix)’를 제공 받는다고 발표했다.

EV 플랫폼의 분업은 적어도 향후 5년은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가격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가운데, 당분간 EV의 판매는 보조금에 의존하게 되며 전용 플랫폼을 신규 개발할 정도의 판매를 기대할 수 없는 제조사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EV 보급이 가속화된다면 배터리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는 2025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주류이다.

하지만 EV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는 중장기를 내다본다면, EV 플랫폼의 분업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웨어가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하드웨어에 투입되는 리소스는 한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미래를 시사하는 것이 폭스바겐이 올해 투입한 신형 EV ‘ID.3’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새로운 EV 플랫폼이 채택되었을 뿐만 아니라,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반 ‘v.w. OS’가 탑재된 최초의 차량이다. v.w. OS 개발 투자 규모는 35억유로(약 4,300억엔)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소규모 자동차 제조사에게는 도저히 마련할 수 없는 투자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가 소프트웨어로 전환되면서 모든 제조사들은 소프트웨어로의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소프트웨어와 EV 플랫폼을 함께 개발할 수 있는 자동차 제조사는 소수의 세계적 기업에 한정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둘 중 어딘가에서 대규모 분업을 해야만 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 (4)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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