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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의(廣義)의 이노베이션, 사회 가치도 창출 -- 학생들을 위한 100엔 라멘 등장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20.7.17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0-07-27 11:20:46
  • 조회수307

Nikkei X-TECH_2020.7.17

광의(廣義)의 이노베이션, 사회 가치도 창출
학생들을 위한 100엔 라멘 등장

코로나 사태라는 특별한 시기에 저자는 요식업계를 살리는 이노베이션 활동에서 배울 점에 대해 전회와 전 전회에서 이야기했다. 요식업계는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믿지만, 음식의 세계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다. 과거∙현재∙미래 사회는 대략 소비사회∙정보사회∙창조사회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음식 세계의 변화는 사회 발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들이 매일 먹는 음식도 크게는 ‘기식(飢食)’ ‘포식(飽食)’ ’창식(創食)’으로 시대와 함께 변화해왔다. 이번 회에서는 과거를 돌이켜보며 라면에 초점을 맞춰 음식∙사회∙테크놀로지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겠다.

-- ‘기식’ ‘포식’ ‘창식’이란? --
과거∙현재∙미래를 인식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물건을 사서 소비하는 시대에서 사회에 정보를 발신하는 시대로, 즉, 사람들이 수신자인 ‘소비사회’에서 발신자가 된 ‘정보사회’로의 변화이다. 그렇다면 정보사회 다음에는 어떤 사회가 올 것인가? 일본의 경우, 경제발전과 사회적 과제를 양립하는 ‘Society 5.0’, 세계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가 주목 받고 있는 등, 새로운 스타일의 사회를 목표로 하는 ‘창조사회’를 위한 변혁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야말로 정보사회에서 창조사회로의 변혁이 지금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 소비사회와 기식 --
기식(飢食)이란 조어(造語)이다. 기(飢)란 생명을 유지하는데 충분한 음식이 없다는 뜻이다. 근대에는 등 산업혁명을 통해 추진된 기계화가 생산을 확대한 반면,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 등 팬데믹, 대지진 등 자연재해 등이 많았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는 ‘기식’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 정보사회와 포식 --
일본은 1970년의 ‘오사카 엑스포’부터 시작된 대량 생산∙소비의 고도 성장과 함께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로 진입. 1980년대부터는 인터넷의 등장과 IT기술의 진화로 정보사회로 접어들게 되었다. 음식 세계는 정보사회 시대와 함께 정보가 선행해 유행처럼 새로운 맛을 찾아 배부르게 먹는, 음식에 부족함이 없는 시대가 되었다.

-- 창조사회와 창식 --
최근, AI와 IoT, 로보틱스 등 선진기술을 이용한 사회의 디지털 변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음식 세계에서도 자동화, 대체육, 레시피의 소프트웨어화 등 푸드테크와 스마트키친의 흐름이 시작되었다. 또한 포식 시대부터 표면화된 푸드로스(Food loss), 영양실조와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상상력과 창조력을 통해 음식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음식의 가치를 창조하는 의식이 높아졌다.

지금부터는 라멘(일본식 라면)을 예로 들어 소비사회/기식, 정보사회/포식, 창조사회/창식의 이미지를 보다 명확하게 설명하겠다.

-- ‘기식(飢食)’과 라면 --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라멘, 야끼교자(군만두), 규동(쇠고기 덮밥) 등의 국민음식은 기식 시대에 탄생해 보급된 것이 많다. 보급의 계기가 된 것은 전쟁과 재해와 같은 ‘비상’ 상황이었다.

1910년, 도쿄 아사쿠사(淺草)에서 창업한 ‘라이라이켄(來來軒)’은 일본에서 최초의 점포를 세운 라멘 전문점으로 많은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소금 베이스밖엔 없었던 ‘중화 소바’에 간장 베이스를 추가, 차슈 등 고명을 올리는 현재 라멘의 기초를 만들었다.

간단하게 따뜻하고 맛있는 라멘을 먹을 수 있는 라멘 포장마차는 관동대지진 이후에 도쿄에 많이 등장했다. 따뜻하고 영양가 있는 먹거리가 요구되던 시기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고 저렴한 라멘은 노동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쌀에 비해 구입이 쉬운 밀가루를 이용한 라멘은 포장마차 등을 통해 급속도로 전국으로 확산, 노동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정착했다. 만드는 측으로서도 비교적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라멘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편리한 수단이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비상’ 상황은 라면의 보급 촉진뿐만 아니라 ‘20세기의 대발명’이라고도 불리는 즉석 라멘 발명의 계기가 되었다. 즉석 라멘을 탄생시킨 닛신(日淸)식품 창업자 안도(安藤) 씨는 그의 자서전 ‘마법의 라멘 발명 이야기’에서 1945년, 초토화되어 먹을 것이 매우 부족했던 오사카의 한 겨울 밤, 그는 잿더미 속에서 열린 암시장을 지나지던 길에 따뜻한 수증기가 올라오는 라면 포장마차 앞의 20~30m에 달하는 긴 행렬을 발견했다. 추위에 떨면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한 그릇의 라멘을 위해 이렇게 고생하는 구나”라며 막연하긴 하지만 그 광경에서 라멘의 큰 수요가 암시되어 있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청년 안도 씨는 시대의 흐름을 빠르게 캐치하며 여러 사업들을 운영했다. 1958년 봄, 안도 씨가 사업 파산으로 대부분의 재산을 잃고 유일하게 남은 오사카 부 이케다(池田) 시의 전세에서 무일푼으로 재기에 나섰을 때 그는 그 암시장의 행렬을 떠올리며 뜨거운 물을 붇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 라면 개발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공업제품으로서 대량 생산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면 반드시 전세계적으로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한다.

그가 개발한 ‘치킨라멘’은 말 그대로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당시, 일반적이지 않았던 ‘라면’이란 호칭이 ‘중화소바’란 이름 대신 널리 보급된 것도 치킨라멘의 등장이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벤처 정신과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은 도전 정신은 즉석 라면의 발명과 진화의 큰 원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중은 식(食)을 하늘로 여긴다(사람이 살아가는데 음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식’의 시대에 라멘과 라멘으로부터 탄생한 즉석 라면이 보급되었다. 이후 정보사회에서도 라면 판매는 더욱 확대되었고 세계적인 ‘Ramen’이 되었다.

-- ‘포식’과 라멘 붐 --
1980년대 이후 잡지, TV 및 인터넷의 보급을 통해 정보화가 추진되었다. 라멘에 관한 정보 확대 속도도 빨라지면서 라멘은 한 층 더 일본사회에 침투하게 되었다.

1980년대 초부터 잡지들은 라멘을 특집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줄을 서서 먹는 인기 라멘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0년대에는 SNS의 등장, 스마트폰, 태블릿의 보급으로 인해 라멘에 관한 정보 보급이 더욱 가속화되었다. 앱을 실행하면 지금 있는 장소 근처에 있는 라멘점의 평가를 알 수 있고, 점포를 선택해 먹고 난 후에는 SNS에 영상을 올리거나 댓글을 올리는 등의 라이프 스타일은 일상이 되었다. 생생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라멘의 종류와 형태도 패션 유행처럼 항상 진화하고 있다. 라멘은 축제나 이벤트의 주역으로도 자리잡게 되었다. 정보가 선행해 사람들은 라멘을 먹는다기보다 ‘정보’를 먹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도 정보화와 글로벌화로 일본의 라멘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구미(歐美)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 라멘은 Ramen 또는 일식 라면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슐랭 별을 획득한 라멘점, 밀라노 엑스포에 참석한 라멘점도 등장하는 등, 라멘의 진화는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고 저자는 느낀다.

-- ‘창식(創食)’과 ‘나조니쿠(謎肉)’, ‘100엔 라멘’ --
음식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과제 해결을 위해 많은 창식(먹거리 창조)이 세계 각지에서 탄생하고 있다. 여기에는 2가지 방향성이 있다고 저자는 생각하고 있다.

첫 번째는 좁은 의미의 창식(創食), 즉, 지금까지 없었던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가까운 미래의 식량부족에 대비한 대체육 개발과 상용화이다. 예를 들어 닛신식품홀딩스는 2019년, 도쿄대학과 공동으로 고기 본래의 식감을 가진 ‘배양 스테이크 고기’ 실용화를 위한 첫 걸음인 세계 최초의 큐브형 스테이크 모양의 소 근육 조직 제작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배양육이 개발되면서 실용화된 사례도 있지만, 닛신과 도쿄대학의 연구는 다진 고기 제작하는 연구로, 고기 본래의 식감을 가진 스테이크 고기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석 라면과 컵누들을 잇는 차기 이노베이션 가능성이 있다.

닛신 컵누들의 나조니쿠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실 나조니쿠의 재료는 대두로 만든 소재와 돼지고기 등을 혼합한 ‘콩고기’이다. 닛신과 도쿄대학이 개발 중인 배양 스테이크는 그야말로 가까운 미래의 ‘나조니쿠’이다. 이것을 최초로 실용화한 사례가 컵누들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두 번째는 넓은 의미의 창식(創食)이다. 경제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8년 4월, 푸드 로스 절감을 위한 일본 최초의 푸드셰어링 서비스 ‘TABETE’가 도쿄에서 시작되었다. 폐점 직전의 식품 등 아직 맛있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기할 수 밖에 없는 식품을 보유한 ‘만드는 측’과 그것을 원하는 ‘먹는 측’을 연결, 마지막까지 모두 판매하는 것을 지원하는 플랫폼 서비스이다. 음식을 만드는 측에게도, 먹는 측에게도, 사회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게도 모두 윈-윈(win-win)인 것이다.

2020년에 들어와 코로나 사태로 우리의 생활은 크게 달라졌다. 자숙이라는 비상 상황을 강요당하면서 지금까지 편리했던 식생활이 갑자기 불편해진 것이다. 불안과 걱정이 음식에까지 영향을 미쳐 각국의 즉석 라면 판매가 급증했다. 요리를 즐기는 저자도 보존이 가능한 즉석 라면을 여러 개 샀다.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식품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진짜 고기를 사기 힘들어져 ‘창식(創食)’인 대체육 판매가 급증했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창식’도 진화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TABETE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음식점을 지원하기 위해, 곧 폐기될 식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점포의 모든 상품을 기한 한정으로 TABETE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넓은 의미의 창식은 음식점이 아니어도 만드는 측이 될 수 있다. 그 한 예가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의 오사카이바라키캠퍼스(OIC) 라멘부이다.

리쓰메이칸대학 OIC 교직원의 라멘 애호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OIC 라멘부가 코로나 사태로 아르바이트 수입이 감소해 힘들어하는 학생을 위해 고안해낸 것이 100엔 라멘이다. 리쓰메이칸대학 학생들에게 통상 가격이 700엔인 라멘을 100엔에 제공하고 있다. 아사히카와(旭川)라멘 전문점 ‘돗카리(とっかり) 이바라키(茨木) 점에 제안해 실현되었다.

돗카리 이바라키점의 점장에 따르면 100엔 라멘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6월 8일. 매주 월요일, 목요일 5시부터 20그릇 한정으로 제공하고 있다. 항상 거의 다 판매된다고 한다. 점포 안에는 100엔 라멘 서비스를 자세히 설명해 놓은 포스터도 붙어있다. 물론 유학생도 대상이기 때문에 영어 버전도 마련되어 있다. 우선 3개월 지속하고 이후에도 상황에 맞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사실 OIC 라멘부의 당초 제안은 OIC 라멘부가 400엔을 부담해 700엔 라멘보다 저렴하게 만든 500엔 라멘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돗카리점포 주인의 배려로 점포도 200엔을 부담, 통상 가격 700엔 라멘을 그대로 제공하고 삶은 계란과 밥도 서비스로 제공된다. 외부에서의 제안을 계기로 점포가 동참해 사랑이 담긴 특별한 라멘이 탄생한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지금 시기에 어울리는 창식(創食)이다.

잘 팔리고 있는 즉석 라면, 미래를 내다본 ‘나조니쿠’, 그리고 100엔 라멘 등, 코로나19 사태로 음식의 본질과 가치, 음식∙사회∙테크놀로지 변혁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테크놀로지’와 ‘사랑’으로 음식을 창조해나가자.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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