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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편집, 의료 변혁 기대 -- 질병 일으키는 유전자 이상, ‘80% 회복’
  • Category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20.1.30
  • 신문사 일간공업신문
  • 게재면 9면
  • Writerhjtic
  • Date2020-02-08 20:01:43
  • Pageview396

게놈편집, 의료 변혁 기대
질병 일으키는 유전자 이상, ‘80% 회복’

투병을 각오해야 할 질병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생명의 설계도인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잘라내거나 붙일 수 있는 ‘게놈편집 기술’의 연구에서 최근 유전자 이상을 보다 정확하게 수정하거나 효율을 높이는 등의 성과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연구자들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환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더욱 고도의 기술 개발 및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지금 새로운 의료의 모습이 어렴풋이나마 보이기 시작했다.

-- 미국 브로드연구소, 의도하지 않은 개변 방지 --
최근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미국 하버드대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 ‘프라임 편집(Prime editing)’이라고 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유전성 빈혈이나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프리온(Prion)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이상 (페닐케톤뇨증)을 사람 세포로 고쳤다.

-- 실용에는 시간 걸려 --
이번 연구를 주도하는 하버드대학의 리우 교수는 “치료에 이용하기까지는 아직 몇 년은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이상 가운데 89%를 회복시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한다.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나 일부 암은 거의 대부분이 유전자 수와 DNA에 있는 염기라는 물질의 배열 방식이 다르다. 생명의 설계도에 잘못 써진 부분이 있으면 체내 단백질의 밸런스도 무너지면서 건강을 잃게 된다.

게놈편집은 원하는 유전자에 붙이는 물질 및 절단하는 가위 역할을 하는 물질을 세포에 주입하는 기술을 말한다. 간단한 방법으로 유전자를 절단하거나 붙일 수 있는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기술이 2012년에 등장하자, 질병의 유전자정보를 편집해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오래된 방법을 포함해 미국에서는 에이즈나 전신의 근육이 점차 약해지는 근디스트로피(Muscular Dystrophy)를 게놈편집으로 치료하는 기초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문제는 최신 기술이라고 해도 다른 유전자 정보를 잘못해서 바꿔버릴 수 있는 위험이다.

브로드연구소는 크리스퍼캐스9을 개량. DNA의 2개의 사슬을 모두 자르지 않고 한 개만 자르도록 하고 다른 한 개의 사슬을 DNA의 구조에 연결시켜 잘린 부분을 신속하게 복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전자 정보를 문장에 비유한다면, 하나 하나의 문자나 문장을 워드프로세서와 같이 신중하게 수정하는 것이다. “표적이 아닌 유전자의 개변을 방지할 수 있다”(브로드연구소). 현재 500개 이상의 연구실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 도쿠시마대학, 넓은 범위 단번에 수정 --
국내 대학들은 원인 유전자의 이상을 효율적으로 수정하는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유전자의 넓은 범위를 한번에 수정할 수 있다. 워드프로세서로 말하면 막힘 없이 척척 다른 문장으로 갈아치우는 것이다. 크리스퍼캐스9으로는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100쌍 정도밖에는 개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병을 고치거나 신약개발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 실험 동물을 만드는 경우에는 효율이 낮았다.

도쿠시마(德島)대학의 가타베(刑部) 교수팀은 광합성을 하는 세균이 가지고 있는 단백질을 이용해 기존의 수 십 배에 달하는 수천 쌍의 염기서열을 개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근디스트로피 치료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가타베 교수). 넓은 범위의 유전자에서 이상이 의심되는 변이가 점재할 경우, 어느 변이가 중요한지를 알아내는 것은 매우 힘들다. 가타베 교수팀이 개발한 것은 이러한 변이들을 한꺼번에 제거해 증상 개선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기술이다.

한편, 유전자를 바꾸지 않고 변이의 영향을 억제하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지도 쟁점이다.

도쿄대학의 미즈노(水野) 특임연구원과 야마구치(山口) 특임조교는 동물의 수정란에 3천 쌍의 염기서열을 도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쥐와 소의 수정란을 통해 원리를 확인했다. 백혈병이나 불임을 앓는 동물을 게놈편집으로 만들면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된다. 도쿄대학의 마시모(真下) 교수는 1천~2만 쌍의 염기서열을 유전자에 도입. 치매와 암을 쥐를 통해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안전성 및 치료 효율이 높은 차세대 게놈편집이 보급된다면 유전자 관련 질병 치료와 신약 연구가 가속화될 것이다.

-- 윤리적 측면이 과제 --
이러한 차세대 게놈편집의 의료 응용을 둘러싸고, 사람이 유전자에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점은 남아있다. 1개의 유전자로 모든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유전자를 바람직한 정보로 수정한다고 해도 그 유전자에 다른 기능이 있을 경우, 몸의 다른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놈편집의 작용이 환자 본인에만 한정되는 치료와 다른 세대로 그 영향이 전해지는 수정란으로의 응용을 같은 선상에서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게놈편집을 수정란에 시행해 부모가 원하는 지능이나 체력, 용모를 갖춘 ‘디자인 베이비’ 탄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유전자를 더욱 높은 정밀도로 조작할 수 있게 된다면 언젠가 인류는 스스로 인체를 다시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가 온다면 어느 범위까지 응용이 가능한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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