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를 활용한 납기 혁명 -- 미스미, 자동화로 가공 견적 2주에서 3일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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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20.1.24
- 신문사 일간공업신문
- 게재면 12면
- Writerhjtic
- Date2020-02-03 21:08:53
- Pageview474
AI를 활용한 납기 혁명
미스미그룹, 자동화로 가공 견적 2주에서 3일로 단축
최근 팩토리오토메이션(FA) 부품 등을 생산하는 미스미그룹 본사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AI로 순식간에 견적을 완료해 판금 및 금속가공부품의 납기를 대폭 단축했다. 낡은 상업 습관에 혁명을 일으켜 고객 기반을 확대한 미스미의 매출은 4년 간 60% 증가했다. 상사로 탄생한 지 반세기 넘게 지난 미스미가 ‘디지털 제조’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 4년 간 매출 60% 증가 --
“시작품 조달에 2주 이상이 걸렸지만 3일로 줄었다. 참으로 대단하다”. 미쓰비시덴키에서 가전개발을 담당하는 기술자는 혀를 내둘렀다.
에어컨기기와 키친가전 분야에서는 여러 번 시작(試作)을 반복한다. 그 때마다 설계가 다른 금속가공부품을 조달하지만, 납품까지 2주 정도 걸렸다. 미스미는 연구개발용 금속가공부품을 자체 생산하지 않는다. 외부의 가공업자에 의뢰 시에는 사양 조정 및 견적 등이 필요하다.
금속부품 가공은 소규모 공장이 생산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낡은 상업 습관이 뿌리깊게 남아있다. 그 번거로운 프로세스를 일변한 것이 미스미의 부품 수탁제조서비스 ‘메비(Meviy)’이다.
3차원 부품설계 데이터를 웹사이트에 입력하면 미스미의 AI가 도면을 분석. 수 초 만에 견적 금액을 산출한다. 고객사가 발주하면 곧바로 미스미 또는 협력 기업의 공장에서 부품을 가공, 빠르면 하루 만에 출하된다. “가전제품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작 기간 단축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라고 미쓰비시덴키의 기술자는 말한다.
미스미는 2016년에 메비를 개발. 판금 가공에서 수지 성형 등으로 대응 제품을 확충하면서 시스템을 개선해 납기를 단축해왔다. 메비는 시작 및 연구개발 등 소규모 로트 생산이 요구되는 현장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지금은 도요타와 파나소닉 등 3만 개 고객사가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오노(大野) 사장이 ‘디지털 제조’라고 부르는 이러한 서비스는 미스미의 실적을 향상시키고 있다. 2019년 3월기 매출은 3,319억엔으로, 4년 만에 60% 증가했다.
하지만 미스미가 ‘제조사’로서 알려지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미스미는 본래 1963년에 설립된 기계부품상사. 금형에 사용되는 부품을 팩스를 통해 판매하는 사업을 운영해왔다.
초창기부터 미스미가 어필해온 것은 “조달 시간 단축”(오노 사장)이다. 일정한 표준 제품을 고객의 요망에 맞춰 협력 공장이 가공. 주문제작 제품을 단기간에 납품해 실적을 늘려왔다.
한편, 상사 특유의 과제도 가지고 있었다. “표준 제품으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은 절반 정도. 그 외의 특별 주문 부품을 제조할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었다”. 매출은 2000년에 약 500억엔에 달했지만, 성장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2002년. 사에구사(三枝) 사장을 맞이한 것이었다. 사업재생 전문가로 유명했던 사에구사 사장은 일반적인 상사에서 탈피하기 위해 제조기능 강화와 글로벌 전개를 추진했다.
그 상장적인 사례가 미스미가 2005년에 경영 통합한 정밀금형부품 제조사인 스루가세이키(駿河精機)이다. 베트남 공장에서 반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해 시즈오카(靜岡) 시의 공장에서 정밀 가공. 소량 다품종의 수주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장기계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수∙발주시스템과 생산설비를 연동시키는 등 데이터를 구사해 8년 만에 생산에 소요된 시간을 약 10분의 1로 줄였다.
이 때 도래한 것이 디지털화라는 큰 파도였다. 미스미는 상사로서 다양한 부품의 판매 가격을 정확하게 파악해왔다. 여기에 수탁제조사의 모습이 더해져 적절한 재료 및 가공 비용도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두 가지 노하우를 조합해 AI를 개발했고, 다양한 부품의 견적과 발주가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메비가 실현된 것이다.
오노 사장은 “하루에 20만 건의 부품 발주를 받고 제조하는 프로세스를 50년에 걸쳐 구축해왔다. 경쟁사가 우리를 모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미스미가 목표로 하는 것은 범용이나 특별 주문에 관계 없이 제조업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품을 원스톱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짧은 납기’라는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면 수익은 따라 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미스미는 올해 안에 메비의 해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품 공급 서비스에 드리운 아마존의 그림자
수탁 가공에서도 경쟁사로 대두
제조업용으로 부품 공급 서비스를 진화시키고 있는 곳은 미스미뿐만이 아니다.
산업용 3D프린터의 최대 제조업체인 미국의 스트라타시스(Stratasys)는 2019년, 일본에서 ‘디지털 팩토리 포털(Digital Factory Portal)’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설계 데이터를 올리면 3D프린터로 성형 가공된다. 복잡한 수지부품도 납기는 1주일 정도로, 가격은 1개 당 수 천~수 만 엔이다. 스타트업 기업인 캐디(도쿄)도 설계 데이터를 올리면 가공할 수 있는 소규모 공장을 중개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닷컴도 강력한 경쟁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존은 2017년부터 일본에서 ‘아마존 비즈니스(Amazon Business)’를 전개, 법인용 부품 등의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미스미의 오노 사장은 “제조 분야로의 참여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제조사를 인수할 수 있는 자금력을 아마존은 가지고 있다”라며 경계했다. 무엇보다 제조의 노하우와 시스템을 고도화해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는 것이 불가결하다.
현재 미스미는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설비투자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2020년 3월기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227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결 종업원 수가 1만명을 넘는 대기업으로 성장한 미스미가 경영의 기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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