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저 망간으로 지구를 진단 -- 해양연구개발기구 고치코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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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일자 2020.1.21
- 신문사 일간공업신문
- 게재면 16면
- 작성자hjtic
- 날짜2020-02-01 21:20:51
- 조회수301
Start Up Innovation / Science
해저 망간으로 지구를 진단
해양연구개발기구 고치코어연구소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의 고치(高知)코어연구소는 태평양과 인도양의 심해 해저에서 파낸 시료 ‘채굴 코어’를 보관∙분석하는 세계적인 거점이다. 그러나 연구 범위는 여기에 한정되지 않는다. 강점인 초고정밀 분석기술을 활용한 지상 및 우주에서 채취한 시료 조사를 통해 생명과 우주의 기원을 찾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이상한 것이 보이는데?” 현미경을 들여다 본 고치대학 우라모토(浦本) 특임조교(JAMSTEC 객원연구원)가 고치코어연구소의 모로노(諸野) 주임연구원에게 이렇게 말한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우라모토 조교가 본 것은 2010년에 모로노 주임연구팀이 미국 심해 굴착선 ‘조이데스 레졸루션(JOIDES Resolution)’을 타고 남태평양 해저에서 파낸 시료로, 진흙 안에는 검은 입자가 산재해있었다. 그 지름은 겨우 수 마이크로미터였다.
--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교류 --
다양한 분석을 거쳐 이것은 철망간산화물이 주성분인 미립자라는 것이 밝혀졌고, 2019년 2월에 공표되었다. 놀라운 것은 이것의 추정 함유량이다. 1입방센치(㎤)의 진흙 안에 1억~10억 개가 존재한다고 추정되며, 수심 4천~5천미터의 해저 표면에서 약 100m 아래 암반 바로 아래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발견 장소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생물이 적은 외양(外洋). 해저의 진흙에는 산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 미립자는 해수에 녹아있던 망간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바다 어디에서든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면 전세계 해저에는 방대한 양의 망간이 존재할 것이다.
그 양은 1.28조~7.62조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해저에는 망간 덩어리와 코발트리치크러스트(Cobalt-rich crusts)라고 불리는 망간이 함유되어 있는 광물 자원이 존재한다고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그 총량은 거의 100~1,000배에 해당한다.
이 정도로 방대한 양의 망간의 존재는 “지구의 역사 속에서 해양 환경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알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다”라고 모로노 주임연구원은 말한다.
이번 분석에서 위력을 발휘한 것은 모로노 주임연구원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셀소터(Cell Sorter)’이다. 본래 세포 분별에 이용하는 장치이지만 이를 개량해 진흙 속의 미생물을 분리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이것을 업그레이드해 진흙 안에서 특정 미립자만을 분리하는 장치로 개조했다.
“고치코어연구소는 작은 조직이지만, 지구화학과 물리학, 고지자기학(古地磁氣學)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한데 모여 교류함으로써 보통 때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내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라고 모로노 주임연구원은 말한다.
미세한 물질을 관찰∙분석하는 최첨단 기기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것도 고치코어연구소의 특징이다.
-- ‘햐야부사2’의 광물도 분석 --
동위체지구화학연구그룹의 후지오카(富岡) 주임기술연구원은 전자현미경의 스페셜리스트이다. 같은 연구그룹의 이토(伊藤) 연구원은 NASA에서 행성계 연구에 참여했다. 지금은 고정밀 질량분석기기를 통해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2’가 가지고 돌아온 시료 분석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고치코어연구소와 같이 고성능 분석장치들을 이용해 영역을 뛰어넘은 연구를 추진하는 장소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라고 이토 연구원은 말한다.
고치코어연구소는 고치대학 캠퍼스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치대학 해양코어종합연구센터와 연대해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이 주도하는 종합국제심해채굴계획(IODP) 아래, 전세계 해저에서 채굴한 시료를 보관∙분석하는 세계 3대 거점 중 하나이다.
-- ‘첨단 연구’가 사명 --
고치코어연구소의 거대한 냉장고에는 지구 심부 탐사선 ‘지큐’ 등이 채굴해온 해저 코어가 약 20만개 보관되어 있다. 이것들을 모두 연결하면 약 150km에 달한다. 고치코어연구소의 사명은 이것을 분석해 지구 내부 구조와 해저 아래 생명권 등을 연구하는 것이고, 그 중요성은 현재도 변함없다.
이 뿐만 아니라 많은 다양한 연구자와 실험장치를 가진 이점을 살려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첨단 연구를 목표로 하는 것이 새로운 미션이 되었다”라고 고치코어연구소의 이시가와(石川) 소장은 말한다. 2019년 4월에 JAMSTEC는 연구 체제를 일신해 도전적이고 독창적인 연구를 목표로 하는 ‘최첨단연구개발 부문’을 새롭게 개설. 고치코어연구소는 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시가와 소장은 원소의 동위체 비율을 통해 물질의 유래를 조사하는 ‘동위체지구화학연구그룹’의 리더를 겸임하고 있다. 해수 안의 붕소 동위체를 세계 최고의 정밀도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 산호화석을 통해 1만년 이상 전의 해양 산성화 증거를 찾았다.
또한 1999년에 발생한 대만 지진의 단층면에서 채취한 미량의 원소를 분석해 지진 발생의 메커니즘 해명도 추진하고 있다.
‘최첨단 연구개발’은 조금 거창한 명칭이지만, 연구를 폭 넓고 자유롭게 추진해 앞으로 꽃피울 과학의 싹을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 해양 연구에 집중해온 JAMSTEC이 새로운 활동 영역을 모색하고 있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