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sruption, 내 옆의 로봇 (1): 분신 로봇이 우주로 카페로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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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9.11.6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2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11-14 20:04:48
- 조회수291
Disruption, 내 옆의 로봇 (1)
분신 로봇이 우주로 카페로 출근
군사적 이용이라면 위협적인 존재
"자, 가자(빠예할리)!" 소련의 유리 가가린은 이렇게 선언하며 인류 최초로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그 후로 약 60년이 흘렀다. 이번에는 러시아제 등신대 휴머노이드 로봇 ‘표도르’가 8월 하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우주선 ‘소유스’를 타고 국제우주스테이션(ISS)으로 떠났다.
국영우주개발기업인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에 따르면 러시아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서 처음으로 우주에 체재했다. 표도르는 약 10일 동안 우주비행사의 작업을 보조하며 무중력 공간이 로봇 동작에 미치는 영향 등을 측정했다. 신장 약 180cm의 표도르는 전용 슈트를 입은 인간과 연동. ISS나 지상에서의 원격 조작으로 선외 등 위험한 환경에서의 작업 실현을 목표한다.
“장기적으로는 심우주 정복도 가능하도록 한다”. 러시아연방우주국의 드리트리 로고진 사장은 8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자리에서 장대한 구상을 발표했다.
-- 손끝의 세심한 작업, 무중력 공간에서 --
표도르는 2014년에 러시아의 군사연구기관 등이 재해 시의 구조용 로봇으로서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문의 개폐, 드릴 조작, 자동차 운전 등 사람처럼 손끝의 세심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7월에는 트위터의 어카운트가 개설되었다. 표도르는 애칭이고 정식 명칭은 ‘스카이봇 F-850’이다. 우주선에서 “여기는 좁다. 짐 사이에 겨우 들어갔다”라는 정보를 발신. SF 영화에 등장할 것 같은 외관도 맞물려 러시아 국민들의 주목도도 높다.
러시아의 유력지가 17년에 발표한 것에 따르면 개발비는 약 3억 루블(약 5억엔). 개발 담당자는 19년 9월 공개한 인터뷰에서 표도르 1개 제조비가 약 3,000만 루블이라고 밝혔다.
이번 우주 체재를 통해 과제도 밝혀졌다. 이족보행의 다리가 무중력 공간의 이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다리를 대신할 이동장치로 재도전할 생각이라고 한다. 러시아의 우주 항행학 전문가인 안드레이 이오닌 씨도 “우주에서의 로봇 공학의 활용은 유망하지만 양손 양다리를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은 효과가 없다. 로봇을 임무에 적합한 형태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한다.
별개의 공간에 자신의 신분이 하나 더 존재하며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Telexistence(원격존재)’ 세계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우주나 심해뿐 아니라 가까운 주변에서도 착실하게 침투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신체적, 능력적 한계를 초월,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디스럽션(창조적 파괴)의 일익은 로봇이 담당한다.
10월, 도쿄 도내에 기간 한정으로 오픈한 ‘분신 로봇 카페’를 방문한 기자가 테이블 위의 작은 로봇 ‘OriHime’에게 음료를 주문하자, 여성 목소리로 “뜨거운 커피 한잔이시죠?”라고 주문 내용을 확인했다. 5분 정도 기다리자 120cm 정도 신장의 로봇 ‘OriHime-D’가 커피잔을 담은 트레이를 들고 다가왔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뜨거운 커피입니다. 집어 주세요”. 접객하고 있는 것은 로봇이지만 기자가 대화를 나눈 상대는 스가야(菅谷) 씨다. 스가야 씨는 병원에서 ‘출근’하고 있었다.
분신 로봇 카페에서는 ALS(근위축근력저하증) 등의 난치병이나 심한 장애로 외출이 어려운 환자가 ‘텔레워크(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2번째 오픈이다. 30명이 카메라나 마이크가 탑재된 로봇의 ‘파일럿’이 되어 접객한다.
주최한 것은 오리(Ori)연구소(도쿄)다. 일하고 싶어도 신체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외출할 수 없는 사람에게 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요시후지(吉藤) 대표는 “고령으로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점점 증가할 것이다. 그 때가 왔을 때 선택지를 늘리고 싶다”라고 말한다. 스가야 씨는 “카페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적극적으로 변했다”라고 말한다. 카페를 방문한 고객도 “로봇을 통해서지만 대화가 자연스러워서 직접 말하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호평한다.
파일럿 중 한 명인 야마자키(山崎) 씨는 5년 전에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쳤다. 사고 직전까지 일하고 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손과 발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외출할 기회도 줄었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 후부터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은혜에 보답할 좋은 기회가 된다”라고 말한다.
오리연구소는 눈이나 손끝밖에 움직일 수 없는 사람도 시선 등으로 문자를 입력하고 읽을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가령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도 시선으로 접객이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그런 세계도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 고층 빌딩 건설에서도 추진되는 자동화 --
Telexistence는 공간이나 장소의 제약을 초월하는 것만이 아니다. 자율적인 분신으로서 사람 대신에 일하는 존재가 될 미래도 가까워지고 있다.
파워셔블(굴착기의 한 종류)의 운전석에 마치 투명인간이 앉아 있는 것처럼 핸들이 전후 좌우로 움직인다. 컴퓨터로 굴착 범위를 지정하고 개시 버튼을 누르기만하면 몇 초 후에는 건설기계가 자동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스타트업 기업 DeepX(도쿄)는 건설회사인 후지타와 건설기기의 자동화에 착수하고 있다. 로봇 건설기기라면 야간에도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
DeepX의 나스노(那須野) 대표는 “저출산 고령화에 의한 일본의 지반 침하를 우려하고 있다. 일본이 뒤처져 있는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에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심층학습의 활용은 스마트폰의 얼굴인증이나 스마트 스피커와 같은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는 발전했지만 건설기기 등의 하드웨어에서는 과제가 많아 한정적이다. 일본심층학습협회의 이사도 맡고 있는 와세다대학의 오가타(尾形) 교수도 “산업용 로봇에는 스마트 스피커나 커뮤니케이션 로봇과는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한다. 직접 잡거나 이동하는 동작이 가능한 로봇이 보급되면 ‘3K’(무섭고, 어둡고, 더러운)라고 불리는 건설 현장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건설작업자에 대한 젊은 층의 취업이 감소하고 있다. 일본의 사회인프라는 로봇의 지원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건설업에서 자동화는 피할 수 없는 길이다. 총무성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에서 55세 이상의 비율이 약 34%인데 반해 29세 이하는 약 11%다.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일본건설업연합회는 고령층의 은퇴로 2014년부터 25년까지 건설기능 노동자가 128만명 정도 감소한다고 시산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로봇이 중심이 되어 최저한의 인력으로 고층 빌딩이 건설되는 날이 착착 다가오고 있다. 방대한 수의 직원을 필요로 하는 빌딩 건설 현장이지만 “30층의 빌딩 건설이라면 6,000명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시산한 것은 대형 건설업체인 시미즈건설이다. 자재를 반송하는 로봇, 천장 패널을 설치하는 로봇, 용접 로봇을 조합해 실현한다.
건설 현장은 몇 천 몇 만의 프로세스로 공사가 진행된다. 개발 중인 로봇이 할 수 있는 작업은 주로 용접, 천장의 설치, 반송과 같은 3개 작업이다. 시미즈건설 생산기술본부의 인도(印藤) 본부장은 “모든 것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은 아직 멀었다. 그러나 마무리 작업과 같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장소는 마지막까지 사람이 전개한다”라고 말한다. 최종적으로는 로봇 80%, 사람 20%까지 자동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군사적 이용이라면 위협적인 존재 --
분신 로봇이나 자율 이동하는 로봇을 파트너로서 받아들이기 시작한 인류. 우리들의 생활에 로봇이 깊이 들어와 가치관의 재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존 케인즈는 1930년 발간한 ‘우리 손자 세대의 경제적 가능성’에서 앞으로 100년 후에는 생활 수준이 8배 정도 높아지고, 빈곤이라는 문제는 해결된다. 인류는 자유로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로봇과의 공생은 ‘일한다’라는 개념을 바꿀 가능성을 안고 있다.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의 호시나(保科) 매니징 디렉터는 “효율화나 자동화가 진행되면 바람직하지 않는 노동이 줄고, 보다 창조적인 활동에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로봇과 인간의 공생으로 우리들은 미지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지금까지 가져본 적이 없는 능력이나 힘을 손에 넣게 되면 그것을 컨트롤하는 문제에도 직면해야 한다. 로봇은 우리들을 도와주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우려하고 있는 것은 테러나 전쟁에서 병기로서 이용되는 것이다. 오가타 교수는 “AI를 군사에 악용하는 것은 간단하다”라고 우려한다. 호시나 씨도 “군사 이용뿐 아니라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위해 윤리관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표도르가 주목을 받은 것도 우주로 향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17년에 권총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표적을 잇달아 맞추는 사격 훈련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당시 부수상이었던 러시아연방우주국의 드리트리 로고진 씨는 “터미네이터가 아니라 응용 가치가 높은 AI를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평화적인 이용에서 벗어나 ‘병기’로서 사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지워지지 않는다.
9월에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은 공격 측의 인명을 위험에 노출시키기 않는 드론의 위협을 전세계에 보여줬다. 아직도 애매한 상태인 로봇이나 AI에 대한 규정 정비가 급선무다.
-- (2)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