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o economy; 형태 없는 부를 탐색 (4) -- ‘매칭’으로 1만명 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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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9.20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9-30 09:05:46
- 조회수358
Neo economy; 형태 없는 부를 탐색 (4)
‘매칭’으로 1만명 구제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행복이 가치로
지금까지의 경제에서는 돈을 척도로 부나 행복을 계산해 그 크기를 파악해왔다. 데이터 등 형태가 없는 자산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에서는 효율적인 시장이 가격을 매길 수 없는 풍요로움을 제공한다.
미국 미시건 주의 카펜터 씨(65)는 돈으로는 따질 수 없는 행복을 얻은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7월 18일에 전혀 모르는 여성의 신장을 이식 받아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약 2년 간 적합한 신장을 찾을 수 없어 인공 투석을 받아왔지만, 6월 말, ‘신장 교환’에 등록. 약 3주 만에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경제학으로 이식 실현 --
‘신장 교환’은 신장이 필요한 사람과 적합한 신장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을 매칭해주는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돈은 개입되지 않는다. 장기를 매매하는 것은 위법일 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반발도 초래할 수 있다. 경제학의 ‘매칭 이론’을 바탕으로 한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기 때문에 카펜터 씨의 행복도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다.
이 ‘신장 교환’은 2012년에 노벨 경제상을 수상한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로스 교수 팀이 고안했다. 통상적으로 가족 중에 적합한 사람이 없을 경우 신장 이식은 어렵다. 사망한 사람 가운데 기증자를 찾는 것은 수 년이 걸리기도 한다. ‘신장 교환’에서는 부적합 환자와 기증자를 페어로 한 방대한 데이터에서 적합한 상대를 찾아 신장을 교환한다. 카펜터 씨의 남편(67)은 아내와는 부적합이지만, 이 시스템을 통해 유럽에 사는 남성에게 자신의 신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 활기 넘치는 저성장 --
고등 수학과 프로그래밍을 구사해 숨겨진 수요와 공급을 찾아내 매칭하는 ‘신장 교환’. 로스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돈이 개입되지 않는 시장을 통해 미국에서 총 8천~9천명, 전세계 1만명 정도의 이식이 실현되었다.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행복은 경제 통계로는 측정하기 어렵다. 장기 이식에 성공해 인공 투석에 드는 의료비가 줄어들 경우 오히려 GDP는 축소된다. “행복을 화폐 가치로 환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아오야마가쿠인(青山學院)대학의 가메사카(亀坂) 교수).
예를 들어 차량이나 주거 공간 등을 소유하지 않고 개인 간에 공유하는 공유경제. 이로 인한 제품의 생산 감소로 GDP의 저하 요인이 되는 반면,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다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행복은 늘어날 것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직접 보고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 업무 등을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경제. 디지털 기술이 노동 시장을 효율화해 2025년에 세계 고용은 7,200만명으로 늘어난다는 추산도 있다. OECD의 계산에서도 수급의 엇갈림 등이 원인인 실업률은 주요국에서 저하되고 있다.
효율을 최대한 높여 마찰을 없앤다면 쓸데 없는 생산 및 투자가 감소하는 만큼 눈으로 보이는 성장은 둔화될 것이다. 기계화를 추진한 산업혁명 이래 세계는 물건의 과잉 생산을 통해 성장하며 풍요로움을 추구해왔다. 저성장이지만 활기 넘치는 경제.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발상으로 풍요로움과 행복을 다시 인식해야 할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 연재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