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주사바늘로 통증을 가볍게 -- 테루모, 끊임없는 개선으로 1mm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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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9.9.5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6면
- Writerhjtic
- Date2019-09-12 20:13:55
- Pageview744
Start Up Innovation / Science
짧은 주사바늘로 통증을 가볍게
테루모, 끊임없는 개선으로 1mm 전진
테루모가 ‘무섭지 않은 주사기’를 개발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는 외경 0.18mm의 주사바늘 ‘나노패스(NANOPASS)’는 기존의 것보다 길이가 1mm 짧아 세계에서 가장 얇고 짧은 주사기이다. 어린이들의 주사에 대한 공포심을 완화시킬 수 있고 통증을 느끼는 통점에 바늘이 꽂히는 확률이 낮다. 1mm를 줄인,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기술의 진보이지만, 일상적으로 자신에게 주사를 놓는 환자에게는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주사바늘 ‘나노패스Jr(주니어)’. 나노패스Jr는 크기뿐만 아니라 소아를 배려한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테루모의 영업 담당자가 당뇨병에 걸린 아이가 아픔을 참으면서 스스로 주사를 놓는 것을 본 것이 나노패스Jr를 개발하게 된 계기였다. ‘보다 많은 환자의 통증을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3년에 걸쳐 개발에 성공, 올 2월에 발매했다.
-- 근육에 닿지 않아 --
기존 제품의 길이는 4mm로, 이것을 1mm 줄였다. 어린이나 보호자의 입장에선 바늘이 짧으면 짧을수록 심리적인 부담이 적어진다. 하루에 4~5회나 스스로 주사를 놓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무섭지 않은 주사’는 ‘나노패스’ 개발 과정에서 키워온 기술을 응축시킨 것이다.
당뇨병 환자가 스스로 놓는 주사는 피하조직이라고 하는 부분에 인슐린을 투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피하조직과 표피 사이에 있는 ‘진피(眞皮) 층’의 두께는 연령이나 체격지수(BMI)에 따라 각각 개인의 차이가 있다.
진피 층이 얇은 어린이, 약간 마른 체형의 성인의 경우, 주사바늘이 근육까지 닿는 경우도 있다. 근육까지 바늘이 닿으면 통증을 쉽게 느끼게 되고, 근육은 인슐린을 흡수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저혈당이 될 위험성도 있다. 바늘이 짧을수록 이러한 문제가 해소된다.
테루모의 호스피탈컴퍼니 호스피탈시스템사업DM헬스케어그룹의 호리에(堀江) 연구원은 “바늘을 1mm 줄이기 위해 제조 설비의 미세 조정에 힘을 쏟았다”라고 말한다. 바늘의 굵기와 구조는 2012년에 개선한 모델을 그대로 유지했다.
나노패스Jr 제조도 길이 4mm의 기존 제품을 제조하는 생산 설비를 개선해 이용했다. 바늘 길이를 1mm 줄이려면 바늘의 끝을 침기(針基)에 고정시키기 위한 기계의 사양도 바꿔야 한다. 0.18mm 굵기의 스테인리스를 단단히 고정시키기 위해 기계가 잡는 위치를 재검토했다.
이러한 사양 변경에 시간이 걸렸다. 생산 기계를 나노패스Jr 제조에 맞게 개조. 기계가 미세한 바늘을 잡는 위치 선정이 중요해 시행착오를 반복, 최적의 지점을 찾아냈다.
나노패스의 컨셉트는 주사의 통증을 가볍게 하는 것으로 2005년에 시장에 투입되었다. 바늘이 가늘면 통증을 느끼는 ‘통점’을 찌를 확률이 물리적으로 낮아진다. 현재 자기(自己) 주사기의 주사바늘 가운데 시장점유율 35%를 차지하고 있다. 테루모는 나노패스Jr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하루가 다르게 사이즈와 구조, 제조 방법 등을 개선해 왔다.
예를 들어 바늘을 가늘게 해 단순하게 통증이 없앤다는 메커니즘이 아니다. 주사바늘을 통해 치료약을 투입할 때 체내에 대한 저항은 바늘 내경의 4제곱수에 ‘반비례’한다. 즉, 바늘이 가늘어질수록 약액(藥液)이 체내에 주입되기 어려워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패스의 최대 특징인 ‘이중 테이퍼 구조’를 채택했다. 바늘의 강도를 유지하면서 치료약을 저항 없이 주입시키기 위해 바늘이 끝으로 갈 수록 가늘어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발매 당시, 바늘 끝의 외경은 0.2mm였지만, 2012년에 0.02mm 줄여 0.18mm가 되었다. 기존에는 바늘의 굵기가 끝으로 갈 수로 갑자기 가늘어지는 구조였다. “굵기를 완만하게 가늘게 함으로써 강도와 주사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실현했다”(호리에 연구원).
해외에서도 찾아보면 굵기가 균일한 0.18mm의 바늘은 있다. 이것도 통점에 닿는 확률은 이론적으로는 나노패스Jr와 동일하다. 하지만 이 경우, 바늘의 끝에 저항력이 생겨 사용 시 주사기를 강하게 누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고령자나 어린이들이 다루기 어렵다. 주사 시 끝이 부러질 가능성도 있고, 통증을 느끼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 금속 가공 기술 --
금속가공업체 오카노(岡野)공업(도쿄)과의 연대를 통해 테루모의 제품 개발은 크게 전진했다. 이중 테이퍼 구조는 부위에 따라 크기가 달라 사다리꼴의 모양의 스테인리스를 금형으로 힘을 가해 1개의 바늘로 둥글게 말아 완성했다. 이 고도의 기술을 양산화함으로써 품질 면에서 타사와 큰 차이가 있다.
나노패스는 2005년 발매 이후 국내에서 누계 15억개를 판매했다. 해외에서도 중국, 유럽, 콜롬비아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길이 3mm의 나노패스Jr에 대해 DM헬스케어 그룹에서 사업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고마다(驅田) 씨는 “국내 환자의 70%가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의사와 환자로부터도 호평 받고 있다고 한다.
주사는 누구에게나 스트레스이며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에게는 특히 더하다. 어린이들에게 무섭지 않은 주사라는 발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최첨단을 끊임 없이 추구하는 기술의 정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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