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 로봇, 에이스로 활약 -- 정형화된 작업을 대행하는 R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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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9.8.27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5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9-03 13:48:10
- 조회수298
가상 로봇, 에이스로 활약
정형화된 작업을 대행하는 RPA
사람이 담당해 온 컴퓨터의 정형화된 작업을 자동화하는 ‘Robotic Process Automation(RPA)’이 업무혁신 및 업무의 효율화의 보증수표로 정착되고 있다. 스미토모상사는 그룹 전체에서 연간 10만 시간 이상에 해당하는 노동 시간을 절감. 소프트뱅크 등 수 천명 규모의 업무를 경감한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RPA는 ‘마법의 지팡이’는 아니다.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
-- 스미토모상사, 연 10만시간 분 업무 경감 --
아무도 없는 심야의 텅빈 사무실. 도쿄 오테마치(大手町)의 스미토모상사 본사에서 한 ‘노동자’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철광석과 구리 가격을 웹사이트에서 조사해 표 계산 소프트웨어에 입력, 부서 전원에게 메일로 보낸다. 이러한 업무를 사람 대신 해주는 것이 RPA라는 소프트웨어이다. 명령대로 컴퓨터를 조작하기 때문에 ‘가상 로봇’이라고도 불린다.
스미토모상사의 자원부문에서는 예전엔 신참이 이러한 업무를 담당했었다. 주초에 2시간 정도 걸려 리포트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신참이 월요일에 유급 휴가를 받는 것은 사실 상 불가능했다고 한다. 하지만 RPA를 이용할 경우 같은 작업이 20분 정도에 완료된다. 피곤해 하지도 않고 숫자를 틀리지도 않는다.
스미토모상사는 2018년 4월, 기업 전체에 RPA 도입을 단행했다. 광물 자원의 시장 상황 조사뿐만 아니라 재무표 작성과 거래처의 여신 관리 등도 지금은 RPA가 담당하고 있다. 올 7월 시점에서 280개의 RPA가 가동, 사람이 하던 단순 작업을 대신해 주고 있다.
“젊었을 때 힘들게 야근했었던 것이 뭐였나 싶다”라며 스미토모상사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난부(南部) 전무는 쓴웃음을 지었다. RPA로 과거 1년 동안 단축시킨 노동 시간은 산출 가능한 것만으로도 1만 6천 시간. 출자 기업 등 그룹 전체에서는 10만 시간이 넘는다고 한다.
-- 소프트뱅크, 4,000명 분의 업무 대행 계획 --
업무혁신의 일환으로서 RPA 도입을 확대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말까지 4천명 분의 업무를 RPA로 대행해 나갈 계획이다. 미쓰비시UFJ은행은 2023년까지 약 3천명 분에 해당하는 업무량을 줄일 계획이다. 미쓰이물산도 수주 및 발주를 RPA가 대행, 이미 연간 1만 1천 시간의 업무량을 줄였다. 직원 감축보다도 남은 시간을 창조적인 업무에 할애하도록 하는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야노(矢野)경제연구소(도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RPA시장은 전년 대비 2.3배 늘어난 418억엔. 2022년에는 800억엔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NTT그룹과 RPA홀딩스, 영국의 블루프리즘 등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수주를 경쟁하고 있다.
RPA 기능은 단순하다. 사람의 컴퓨터 조작을 로봇이 ‘기록’해 작업 순서를 학습하고 그것을 충실하게 ‘재생’해 반복한다. 고도의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어도 이용할 수 있고, 저렴한 제품의 경우 연간 20만엔 정도에 이용할 수 있다.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반면, 장벽에 직면한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RPA의 도입을 지원하는 Abeam Consulting의 아베(安部) 집행위원은 “비용 대비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라고 지적한다.
아이오이닛세이도와(同和)손해보험은 2017년,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RPA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장의 요구대로 할 경우 채산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판명. 후보였던 1,500건 대부분이 소수의 사원에게만 관계되어 있는 작업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오이닛세이도와손해보험은 경영기획부의 주도로 사내 업무를 파악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할애하는 ‘볼륨 존’ 작업을 RPA로 대체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경리부문이 담당하는 보험료 정산 업무에서는 연간 4만 시간 분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인력부족에 고심하는 일본 기업들이 RPA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하지만 현장에만 맡긴다면 효과는 한정적이다. 업무의 가시화를 추진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업무를 추려내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
RPA의 급격한 확대, 방치될 리스크도
관리자가 불분명해 작업 정체
안이하게 RPA를 도입할 경우, 생각지도 못한 함정에 빠질 위험도 있다.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시되고 있는 것이 ‘야생 로봇’의 증식이다. 애완동물이 방치되면 야생화가 되듯이 RPA도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모든 것을 현장에 맡긴 채 도입을 추진할 경우, 담당자가 이동하면 어느 부서에서 어떤 RPA가 가동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RPA가 대행해 오던 작업의 세밀한 절차 및 내용을 파악할 수 없게 되는 ‘블랙박스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Abeam Consulting의 아베 집행위원은 “로봇의 가동 수가 1,000회 이상의 경우 관리가 어렵다”라고 지적한다.
핵심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RPA가 야생화된다면 기밀 데이터 유출 등 정보 보안 리스크가 발생한다. 블랙박스화가 될 경우에는 RPA가 갑자기 정지되었을 때 사람이 대신하려고 해도 작업 내용을 알 수 없어 일상 업무에 지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전용 서버로 일괄 운용하는 등, 운용체제를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운용 체제 정비에 외부의 IT기업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에러 등의 지원만으로도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아이오이닛세이도와손해보험 경영기획부의 사코다(佐古田) 씨는 “자체적으로 현장 가까이에서 바로 대응할 수 있는 부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RPA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내 인재 육성도 도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