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제 로봇팔, 농지에서 활약 -- 2050년, 식량부족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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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9.8.21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1면
- Writerhjtic
- Date2019-08-31 20:24:09
- Pageview433
단절(Disruption)을 넘어서; 식(食) 서프라이즈 (3)
철제 로봇팔, 농지에서 활약
2050년, 식량부족 극복할 수 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해안 연안 도시, 옥스나드. 딸기 재배가 활발해 ‘스트로베리 코스트’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이곳에는 24개의 로봇팔과 카메라가 장착된 기계가 성숙 정도를 판별해 능숙하게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스페인의 애그로봇(Agrobot) 사가 개발한 딸기 재배 로봇이다.
인류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식량을 공급하는 농업. 20세기 중반 ‘녹색 혁명(Green Revolution)’을 통해 화학 비료 및 농약 개발, 관개 시설과 농업 기계 보급이 추진되면서 생산량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2018년, 하루에 수확 가능한 양이 1970년에 비해 약 20배 늘었다는 추계도 있다.
■ 인력부족을 보완하는 노동력
24시간 항상 가동되는 애그로봇 사의 이 딸기재배 기계는 도쿄돔 1.7개 분에 해당하는 20에이커(약 8만 940평방미터)의 토지에서 재배되는 딸기를 3일만에 수확할 수 있다. 창업가인 브라보 CEO는 “딸기가 (로봇의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위치에 열려있을 경우, 수확의 정확성은 사람보다 높다. 인력부족을 보완하는 역할로서의 의의는 크다”라며 정밀도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농업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 사람을 확보하지 못해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도 있다고 한다. 브라보 CEO는 “다른 과일도 수확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라며 전세계 협업처에 로봇 도입을 추진한다는 미래상을 그리고 있다.
농업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 드론이다. 지정된 범위의 농장 안을 GPS 등을 활용해 자율적으로 비행, 농작물의 생육 및 해충 발생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정밀 농업’의 관점에서 농약 살포 등 활용이 가능한 분야도 다양하다.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사막인 이스라엘에서 농업 혁명을 창출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기업은 타라니스비주얼(Taranis Visual) 사다. 이스라엘군의 기술 관련 정예부대 출신인 슈람 대표가 설립한 이 회사는 특수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과 소형 비행기를 이용해 상공 10~15m에서 작물의 잎 하나까지 판별할 수 있는 영상을 고속으로 촬영한다.
시속 200km에서 자율비행하는 타라니스의 소형 비행기는 시나가와(品川) 구보다 큰 6,000에이커 분의 정밀 영상을 1시간 안에 촬영. 독자적인 생물학 데이터와 기후 정보 등 복수의 데이터를 조합해 AI로 분석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병충해 검지와 농약 살포 양 및 시기 등을 농가에 조언, 비용을 최대 30%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슈람 대표는 “앞으로 10년 안에 농장은 거의 완전히 자동화되어 사람의 관리도 필요 없어질 것이다”라고 예상한다. 타라니스는 현재, 미국과 러시아, 남미 등에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018년에는 스미토모상사가 타라니스에 출자했다. 스미토모상사 유럽사업개발부문의 토도로바 씨는 “비행기를 이용해 광대한 토지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농가에 제공하는 속도에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한다.
■ 드론이 자동으로 농약 살포
국토 면적이 좁은 일본도 정밀 농업의 요람이다. 해외로부터의 시찰이 잇따르고 있는 곳이 사가(佐賀) 현의 OPTiM 사.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대두농장에서 병충해 발생 장소를 특정해 농약을 자동 살포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실용화했다. 필요한 장소에만 농약을 살포하기 때문에 농약 사용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이점도 있다. 스가야(管谷) 사장은 “우리들도 AI가 ‘이곳은 농약을 뿌리지 않아도 된다’라고 알려주면 놀라지만 생산자는 더 깜짝 놀란다”라고 말한다.
OPTiM 사가 새로운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마치 비행기처럼 자율비행하는 드론, ‘Hawk’이다. 기존에는 직원이 농장을 돌면서 눈으로 직접 확인했지만, Hawk가 촬영한 항공 사진을 바탕으로 AI가 경작 상태를 자동으로 분석한다. 사가 현 시로이시(白石) 정(町)에서는 1~2개월에 걸쳐 진행되던 작업이 약 1주일로 줄었다.
차세대 농업의 주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절반 이상이 적자인 식물공장에서도 변혁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도쿄 시내에서는 야채 재배의 상식에 도전하는 기계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 PLANTEC(지바 현)이 양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야채생산기’. 공장 안의 공기에 닿는 기존 기계와는 달리, 장치 마다 완전히 밀봉된 공간에서 식물을 재배한다. 성장에 필요한 공기와 빛, 물 등에 대한 20종류의 매개변수(Parameter)를 제어. 양상추로 실험한 결과, 지금까지의 타입에 비해 생산성이 3~5배 높았다.
앞으로는 AI와 조합해 생산성 향상과 영양성분 증가로 이어지는 최적화 조건을 산출해낼 계획이다. 이미 중동과 북미의 식품회사 등으로부터 사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야마다(山田) 사장은 “완전 밀봉의 식물공장이라면 전세계 어떤 곳에서도 영양가가 높은 다양한 야채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녹색 혁명’으로부터 반세기. 디스럽션(창조적 파괴)을 통한 궁극적 효율화의 최종 목적지는 무인 정밀 농업이다. 차기 농업 혁명은 지리, 기후와 같은 제약 조차도 파괴해버릴 가능성이 있다.
-- 2050년, 식량부족 극복할 수 있을까? --
농업에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애그리테크(Agritech)’. 빅데이터와 AI기술의 보급으로 각지에서 이와 관련된 스타트업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다.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애그리테크 분야에 세계의 두뇌와 자금이 모이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AgFunder에 따르면, 애그리테크 관련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2018년에 약 70억달러(약 7,450억엔)로, 5년 전보다 4.6배 증가했다. 투자는 가속도적으로 증가해 2017년과 비교한 성장률은 40%로, 과거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매 등도 포함된 투자액은 170억달러로 5년 전의 8배이다.
미국 알파벳의 벤처캐피탈 자회사 ‘GV’ 등은 2017년, 농업의 빅데이터 분석을 추진하는 미국 Farmers Business Network(FBN)에 4,00만달러(약 42억엔)를 출자했다. 올해에는 이토추(伊藤忠)상사도 FBN에 자본참가를 했다. 식물공장 개발업체인 미국의 Plenty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비전펀드 등으로부터 2억달러(약 210억엔)을 조달. 출자자 중에는 아마존닷컴 설립자 베조스도 포함되어 있다.
새로운 기술의 폭은 확대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은 7월, 기계학습을 통해 양상추를 자동으로 수확하는 ‘베지봇(Vegebot)’을 개발했다. 수확 시기를 맞이한 좋은 상태의 양상추만을 식별해 손상 없이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청소로봇 ‘룸바(Roomba)’를 개발한 로봇공학자 존스 씨도 잡초 제거를 자동화하는 AI로봇을 개발했다. 태양광으로 충전이 가능, 각종 센서로 장애물이나 식물을 피해 잡초를 제거한다.
세계인구는 2050년에 90억명에 달한다고 한다. 비영리단체인 World Resource Institute에 따르면 수요와 공급의 격차인 ‘푸드 갭’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10년간 생산 실적을 56%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인류는 녹색 혁명을 통해 생산을 큰 폭으로 늘렸지만, 토양과 수자원의 부하도 동시에 높아졌다. 이상 기후와 가뭄 등 세계 식량 공급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2030년 이후의 장벽은 한 층 더 높아질 것이다. 이것을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애그테크의 비약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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