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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산업의 부활 조짐? -- 2030년, 광기술로 세계 주도권 되찾을 수도
  • Category미래기술,전망/첨단산업
  • 기사일자 2019.8.20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2면
  • Writerhjtic
  • Date2019-08-28 21:04:06
  • Pageview312

NEWS 이렇게 읽는다
일본 전자산업의 부활 조짐?
2030년, 광기술로 세계 주도권 되찾을 수도

헤이세이(平成)시대는 일본의 전자산업에 있어 가혹한 시대였다. 반도체를 시작으로 전략 기술의 우위를 잇따라 빼앗겼다. 처음에는 한국과 대만 기업들에게, 지금은 중국 기업들에게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순히 상황을 만회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게임체인지를 통해 다시 한번 기술의 세계 주도권을 되찾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아무런 근거 없는 허풍은 아니다. 이 말을 한 장본인은 NTT의 지주회사에서 연구기획부문장을 맡고 있는 가와조에(川添) 이사. 그는 이공계 탑클래스의 두뇌들이 모인 2,300명 규모의 NTT연구진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게임체인지의 주역은 NTT의 물성과학기초연구소(시나가와 현)가 개발해 올 4월에 영국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의 온라인 버전에서 공개된 고속·고효율의 광 트랜지스터(Photo Transistor)와 광-전기 변환 디바이스이다. 이들 기술이 굉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와조에 이사의 이야기를 과학기술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설명해 보도록 하자.

-- 증가하는 소비전력 --
빅데이터 시대의 도래로 우리들이 매일 이용하는 데이터량은 지수관수적(指數數的)으로 증가한다. 조사회사 IDC에 따르면, 2010년에 2제타(1제타는 10의 21승)바이트(Zettabyte,ZB)인 연간 데이터량이 2025년에는 175제타바이트로 증가한다. 이와 함께 데이터를 송수신·처리·축적하기 위한 IT기기의 소비전력 양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경제산업성의 예측에 따르면 2006년 시점에서 연간 470억킬로와트시(kWh)인 IT기기의 소비전력량(국내)이 2050년에는 5,500억kWh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의 현재 총 소비전력량은 연간 약 1조kWh로, IT 이외의 소비전력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IT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전체의 발전 능력을 1.5배 늘리지 않으면 안 된다.

세계적으로도 ‘전력 먹는 벌레’가 된 IT로 인해 발전(發電) 능력의 대폭적인 확장이 요구될 것이 분명하다. “요구되는 엄청난 양의 전력을 이산화탄소 배출을 늘리지 않으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 인간에게 있는가?”라는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첫 번째 장벽이다.

가령 태양광 발전과 그 외의 혁신적 기술들을 통해 이 장벽을 극복한다고 해도 보다 어려운 두 번째 장벽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데이터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반도체 처리 능력의 한계이다. 이것은 ‘무어법칙의 한계’라고 일컬어 지고 있는 문제로, 반도체의 진화를 뒷받침해 온 미세가공 기술이 한계에 부딪혀 반도체 칩의 기능 및 메모리 용량이 더 이상 확대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한계에 도달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칩의 집적도(처리 능력)를 높이기 위해 회로선 폭을 좁히게 되면 ‘저항은 회선의 단절면에 반비례한다’라는 옴의 법칙(Ohm’s law)에 의해 회로의 저항값이 뛰어오른다는 점이다. 그 결과,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필요 없는 열(Joule’s heat)의 방출이 늘어나게 된다.

귀중한 전력을 낭비하는 것만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 발생되는 고열로 인해 반도체가 녹아 버리는 케이스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마이크로프로세서도 사실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광기술이다. 아주 간단히 요약해 말하면 전자의 움직임에 의존하는 반도체에 한계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보다 훨씬 작은 광자(Photon, 하지만 실제 광자의 크기는 제로라고 알려져 있다)를 구사해 정보를 전송·처리함으로써 무어법칙의 한계를 돌파하려 것이다.

-- 1년에 1회 충전 --
가와조에 이사에 따르면 광기술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에너지의 효율성이다. “광 마이크로프로세서가 개발된다면 1회 충전으로 1년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도 꿈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단숨에 모든 것이 광으로 움직이는 반도체 및 통신 시스템을 만들기에는 아직 과제가 많아, 우선 목표는 일부 기능은 기존과 같이 전자로 작동되고 일부는 광으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형 반도체 및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광신호와 전기신호를 효율적이고 낮은 지연으로 변환할 수 있는 초소형 디바이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네이처에 NTT가 발표한 광-전기 전환 디바이스가 바로 그것이다. 기능의 일부이지만 빛으로 대체함으로써 IT 사회가 직면한 2가지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세간에는 차세대 통신규격 5G가 주목 받고 있지만, NTT연구진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2030년 전후의 실용화가 기대되고 있는 6G이다. 이 때 광기술도 실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광시대가 온다면 반도체와 컴퓨터, 서버, 전송시스템 등의 기술 기반은 새롭게 구축된다. 지금은 존재감이 약한 일본 제조사들에게도 부활의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가와조에 이사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2030년은 레이와(令和)12년. 간지(干支)가 한 바퀴 도는 사이에 일본의 전자산업이 처한 상황이 일변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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