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바바 vs 텐센트, 스마트폰 은행 농촌 석권 -- 중국 금융 지도 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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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8.10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9-08-19 22:35:11
- Pageview349
알리바바 vs 텐센트, 스마트폰 은행 농촌 석권
중국 금융 지도 일변 / AI 대출 심사 1초, 융자 1억명
인터넷기업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중국의 금융 지도를 일변시키고 있다. 산하의 ‘스마트폰 은행’의 융자 대상은 1억명을 넘었고, 은행 대출이 어려웠던 농촌 주민이나 영세기업도 대출을 받기 쉬워졌다. 연 3,000조엔 가까운 스마트폰 결제의 방대한 정보와 인공지능(AI)을 사용해 대출 판단을 내린다. 궁극의 ‘미래형’ 금융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베이성 유림촌은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370km 떨어진 곳에 있다. 양모를 가공하는 가내 공업은 A씨(38)가 운영하는 양모 공장에서는 방적기 십 수 대가 풀 가동 중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가서 구입했다”. 양모 50톤, 100만 위안(약 1,500만엔)의 구매 자금의 일부를 알리바바가 설립한 MYBank(網商銀行)에서 빌렸다.
-- 연이율 12%도 이익 --
금리는 연율 12%다. 언제라도 100위안부터 변제할 수 있다. 8월에 의류업체와 섬유회사에 출하해 대금이 들어오는 대로 변제할 계획이라고 한다. 가공비는 구입비의 15~20%이기 때문에 수익이 나온다. 근처 농가에서도 옥수수 종자 구입에 3만 위안을 빌렸다고 한다.
MYBank는 허베이성 유림촌처럼 은행이 없는 농촌에서 담보가 빈약한 영세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도 자금을 빌려준다. 2015년 개업 이래 4년만에 1,700만명의 업자에게 융자를 했다. 그 중 80%가 첫 대출이다. 대출액은 누계 3조 위안. 호효명(胡曉明) 대표는 “3년 후에는 노점상도 1초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장담한다. 무기는 텐센트와 시장을 이분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스마트폰 결제 데이터와 AI다.
중국에서는 일본에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스마트폰 결제가 보급되어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모두 이용하는 사람은 10억명 규모다. 고령자나 아이를 제외한 거의 전체가 스마트폰에 양사의 앱을 깔고 있다. 매장에서의 결제, 개인 간 송금, 인터넷통신판매 등 거의 모든 지불에 사용되며, 거리 판매나 절의 시주함에서도 전용 QR코드를 볼 수 있다. 양사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 18년에 결제액은 170조 위안을 넘었다.
알리바바는 스마트폰 결제 이력이나 공공요금 지불 기록으로 신용을 판단한다. 융자 상한이나 금리, 불량채권이 될 확률을 비롯해 융자 절차를 ‘3.1.0’이라고 한다. ‘3.1.0’은 빌리는 사람이 필요 사항을 입력하는 것이 3분. 심사는 AI가 1초에 끝내고, 사람의 수고는 제로라는 의미다.
자사의 전자상거래 사업이 빈약한 텐센트는 SNS에 강하다. 결제 이력과 함께 SNS 내용이나 전화 통화 기록을 AI로 분석, 융자 가능한 사람의 리스트를 작성한다. SNS는 교우 관계를 조사해 반사회 세력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활용한다고 한다.
-- 과잉 채무에 대한 우려 --
개인의 융자 상한이나 금리를 SNS 화면에 표시해 권유한다. 심사는 거의 끝났기 때문에 금액이나 변제 기간, 신분증번호 등을 입력하면 3분 이내에 대출이 완료된다. 여신 한도를 보유한 고객은 1억 명을 넘었다. 텐센트 산하 WeBank(微衆銀行) 인공지능부의 총경리는 “AI로 일반 사람이나 영세기업이 은행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두 은행의 융자 잔고는 18년 말에 총 1,700억 위안으로, 불량 채권률은 1% 전후에 그친다. 변제를 못해 스마트폰 결제가 정지되면 중국에서는 생활에 지장이 많기 때문에 변제 우선 순위는 높다.
기존의 은행이 대상으로 삼지 않았던 사람들이 돈을 대출할 수 있게 된 것은 중국 경제의 부양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위험도 안고 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중국 가계의 채무 잔고 비율은 18년 말에 50%를 넘으면서 10년 전의 3배 가깝게 늘어났다. 지방정부, 기업에 이어 제3의 과잉 채무로서 가계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민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에 대한 채무 잔고 비율을 봐도 08년의 43%에서 17년에는 112%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데이터에는 총액 1조 위안에 이르는 인터넷 금융을 통한 개인 간 대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더하면 가계 채무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당국은 18년에 인터넷금융 중개회사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 1,000개 이상의 회사를 사업 정지시키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은행이 더욱 보급되고 가계 채무 잔고가 늘어난다면 중국의 금융 위험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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