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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급망에 또 다시 시련 -- 한국을 ‘백색국가 대상’에서 제외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9.8.3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7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8-11 17:46:56
  • 조회수563

반도체 공급망에 또 다시 시련
한국을 ‘백색국가 대상’에서 제외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엄격한 수출 관리 결정으로 인해 반도체 업계 등이 구축해온 국제 공급망이 또 다시 시련을 맞고 있다. 수출 절차가 복잡해질 것을 예측해 한국 기업들 사이에선 반도체 소재 재고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으며 일본 기업에게 조달처 변경 의향을 시사한 기업들도 있다. 한편, 정세를 주시하는 기업들도 많다. 이번 정치적 대립이 한일 경제 활동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 사재기 움직임, 조달처 변경을 시사하는 기업도 --
7월 초순부터 수출 절차가 엄격해진 3가지 품목의 반도체 소재 수출은 이미 정체되어 있다.

반도체 세정 등에 이용되는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쇼와덴코(昭和電工)는 7월 중순, 경제산업성에 수출 신청을 했지만 “현시점에서는 허가가 내려지지 않고 있다”라고 한다. 포토레지스트(감광액)생산업체인 JSR에서도 7월 말 시점까지 수출 허가가 내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안전보장 상의 우려가 없을 경우 수출 절차를 간략화하는 백색국가 대상에서 한국이 제외된다면 앞으로 절차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이에 대비하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사재기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화학상사인 나가세(長瀬)산업은 7월 하순 이후, 한국 제조사로부터 평상 시 2배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나가세산업은 불화수소 등 3가지 품목을 취급하고 있지 않지만 그 외의 다른 반도체 소재를 수출하고 있다. 아사쿠라(朝倉) 사장은 “현재 수주는 호조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한달 분이었던 재고량을 3개월 분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 화학회사는 7월 상순, 삼성전자로부터 반도체 기판소재에 대해 막바지(수출 관리가 확대되어 강화되기 전) 발주를 받았다고 밝혔다.

반도체업계 단체인 국제반도체제조장치재료협회(SEMI)는 7월 30일, ‘한일 정부에게 기업과 경제, 공급망으로의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상이점을 해결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라는 성명을 발표. 양 정부에게 대화를 촉구했다.

SEMI에는 세계 주요 반도체제조장치∙소재제조사들이 참여. 회원기업 등으로 구성된 대응 팀을 편성해 이번 사태의 영향을 평가해왔다.

한일 대립이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도쿄일렉트론의 반도체 제조장치는 수주에서 납품까지 수 개월에서 반년 정도 걸린다. “수출 절차에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간부)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반도체회사들이 공급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일본 제품을 수입하지 않아 일본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정부 간 대립이 빨리 해소되었으면 좋겠다”(간부)라고 말한다.

한국 기업으로부터 조달처 변경을 시사 받은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한 비철금속제조사는 한국의 반도체업체로부터 “한국에서 동일한 전자부품을 조달할 수 있을 경우 바꾸겠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히타치금속도 “한국의 고객사가 조달처를 다양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한다.

이번 사태는 반도체 외 다른 업계로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탄소섬유를 수출하는 미쓰미시케미컬 홀딩스는 “절차가 엄격해져 일부 납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광학기기업체 캐논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많은 제조사들은 사태를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이나 대만으로의 수출 절차와 같아질 뿐이다”(반도체 소재업체 니혼제온), “미∙중 마찰 쪽이 더 영향이 크다”(반도체 제조장치업체 스크린홀딩스) 등의 목소리도 있다.

공작기계분야에서는 과거에 중국용 수출에서 경제산업성의 심사가 지연된 사례가 있다. 한국용 수출의 경우 “백색국가에서 제외된다고 해도 명백하게 군수전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바로 허가가 내려질 것이다”(한 제조사 간부)라고 전망하고 있다. 공작기계도 수주에서 납품까지 수 개월에서 2년 걸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한국, 차세대 산업에 대한 타격 우려
FCV 및 바이오 관련

일본이 한국을 수출 관리를 간략화하는 백색국가 대상국에서 제외할 경우 한국에서는 다양한 물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은 특히 미래의 주력 산업으로 지정한 연료전지차(FCV) 관련 부품 및 소재 확보가 어렵게 되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홍 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일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조치로 영향을 받게 될 159가지 품목을 지정, 수입국의 다양화와 연구 개발 등을 정부가 지원할 것을 표명했다. 세부 사항은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은 하이테크소재 공급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와 배터리의 주요 부품인 정극재 등을 조달하기 어렵게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가볍고 강도가 높은 탄소섬유는 항공기 및 FCV의 수소탱크에도 이용된다. 정극재도 FCV의 연료전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이 차세대 산업으로 기대하고 있는 바이오 분야에도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의약품위탁생산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불순물을 여과하는 필터의 일부는 일본에서 공급 받고 있다. 당분간의 재고는 확보하고 있지만 장기간에 걸쳐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 제조장치 및 소재의 일본 의존도, 80% 이상인 분야도 --
반도체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다양한 기기에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은 반도체메모리인 DRAM에서 세계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제조장치 및 소재의 대부분은 일본기업이 장악. 회로를 기판에 굽는데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감광액)와 반도체의 봉지재에 이용되는 에포킨수지의 경우 한국은 수입의 80% 이상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백색국가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공급에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제조에서는 그 토대가 되는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하는 전(前) 공정과 칩으로 잘라 나누는 후(後) 공정으로 크게 나뉜다. 웨이퍼의 표면에 붙어 있는 불순물을 세정하고 빛에 반응하는 포토레지스트를 도포할 때 필요한 포토레지스트 도포장치는 도쿄일렉트론이 세계시장점유율 80%를 차지, 한국은 거의 100%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도포된 포토레지스트에 포토마스크를 이용해 회로 패턴을 전사하는 과정에서도 한국은 포토마스크의 약 75%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시장의 60% 이상은 반도체 제조사가 자체 생산하고 있지만 남은 약 30%를 대일본인쇄와 돗판(凸版)인쇄, 미국의 포토로닉스가 장악하고 있다.

반도체에 구멍이나 굴곡을 만드는 에칭 장비에서는 한국이 40% 가까이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제조장치 제조사는 이렇듯 한국의 거의 모든 반도체 제조 공정에 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후 공정에서 잘라 나눈 칩을 보호하는 봉지재 용도로 이용되는 에폭시 수지는 한국의 일본 의존도가 87%로 높다. 이 분야에서는 스미토모베이크라이트와 히타치카세이(日立化成)가 세계 수위를 다투고 있다. 이렇듯 반도체 공급망에서 일본과 한국은 밀접하게 연결된 협업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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