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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모빌리티 (3): 운전수 없는 거리, ‘열렬 환영’ -- 중국의 자율주행차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9.7.17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7-24 23:17:27
  • 조회수328

Disruption 단절 너머로; 제4부 질주하는 모빌리티 (3)
운전수가 없는 거리, ‘열렬 환영’
중국 거리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급 브레이크를 밟아서 조금 놀랬지만, 안전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안심했다”. 중국 허난(河南) 성 정저우(鄭州) 시의 ‘지혜 섬(Intelligence island)’. 운전석이 없고 핸들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버스에 승차한 대학생 조(趙) 씨는 자전거에 타고 있던 남성이 갑자기 왼쪽으로 핸들을 틀어 버스 바로 앞을 가로질러 오는 바람에 버스가 급 정거한 것을 체감하고도 생긋 웃었다. 버스를 제조해 운행을 맡아 온 현지의 버스 업체인 우통집단(Yutong Bus)의 기술자로 버스에 동승하고 있던 왕(王) 씨도 “지금까지 한 번도 사고를 낸 적이 없다”라며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 1억명 규모의 빅데이터
허난 성은 한나라와 송나라의 수도였던 뤄양(洛陽)과 카이펑(開封)이 위치하고 있어 과거에는 영화(榮華)를 누리던 지역이었으나, 최근에는 가난한 지역의 대명사가 되어 왔다. 그러나 허난 성에서 살고 있는 1억명 규모의 인구는 인공지능(AI)의 성능을 결정짓는 빅데이터 수집에 있어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된다. 정부는 정저우 시의 과거의 잃어버린 영화를 되찾기 위해 빅데이터 수집에서 선진기술의 도전을 실시할 수 있는 ‘지혜 섬’을 건설. 우통집단은 미국 인텔의 중국 개발 거점의 리더들이 창업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인 위스커지(馭勢科技)와 협력하여 5월 중순부터 한정된 지역에서 완전 자율주행인 ‘레벨4’의 자율주행 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시험 구(區)라고 하지만, 현지 정부의 건물이 즐비해 있고 교통량도 적지 않다. 자율주행 버스가 주행하는 차선에도 일반 자동차뿐만 아니라 많은 자전거가 달리며 보행자도 횡단보도가 아닌 곳을 아무렇지도 않게 횡단한다. 버스는 센서 등으로 주위 상황을 파악하면서 6월에 면허가 교부된 지 얼마 안 된 차세대통신규격인 ‘5G’ 등을 사용해 신호 등의 인프라와 상시 접속. 길가에 주차된 차량 등을 피해 원활하게 주행한다. 차내 전방에 설치한 화면에는 카메라가 촬영한 화상이 비춰 지며 신호의 남은 시간 및 적신호의 대기 시간도 표시된다.

지혜 섬에서는 버스 3대가 오전 8시반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된다. 1회 1.5km의 루트로 순회하며 시속 20킬로로 1일 1대가 40회정도 주행하고 있으며 1일 3대를 합친 주행거리는 200km에 달한다. 이곳의 버스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 조건 및 다양한 차량의 주행 상황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을에는 교통량이 더욱 많은 지구에서 주행 스피드를 끌어 올린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될 계획이다. 조 씨는 “자율주행의 차량이 어디든 데려다 주는 시대가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조만간 운전면허를 취득할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라고 기대하고 있다.

“팬더가 귀엽다”. 텐진(天津)에서는 팬더가 그려진 자율주행 버스의 운행이 5월 하순에 시작되면서 운행 노선인 도서관에 다니는 아동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것은 상하이에서 자율주행을 개발하는 DeepBlue Technology(深兰科技)가 상하이의 버스 제조사인 션룽커처(申龍客車)와 함께 개발한 대형 버스이다. 비상시의 대응을 위해 운전수는 앉아 있으나 핸들은 잡지 않는다. 노선 전체의 길이는 2.5km로, 3대의 버스가 시속 15~20km로 약 15분동안 주행한다. 손바닥의 정맥으로 승객을 인증하며 차내에서도 간단한 음료수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앞 자리의 뒤쪽 패널에서는 승객 개인을 타깃으로 하는 광고도 제공된다.

자율주행 버스뿐만 아니라, 택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의 라이딩셰어링(차량공유) 서비스 시행도 광둥(廣東) 성 광저주(廣州) 시의 난사(南沙) 구에서 시작되었다. 미국 알파벳(구글 자회사) 산하의 웨이모 및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을 견인하고 있는 인터넷 검색 대기업인 바이두(百度)에서 경험을 쌓은 기술자들이 모인 자율주행 기술의 스타트업 포니에이아이(Pony-AI). 당사는 제휴를 맺은 광저우기차집단(廣州汽車集團)과 비야디(BYD)의 차량 30대 정도를 사용해 난사 구의 50평방킬로미터의 범위에서 전용 앱 이용자에 한해 제공하고 있다.

■ 교통 정체 해소는 신흥국 공통의 과제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은 미국이 앞서가고 있으며 중국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자율주행을 서두르고 있는 것일까? “유럽에서는 한 가구당 자동차를 1~2대 보유하고 있으나, 자동차 보유율이 적은 중국에서는 이미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이 희박해 지고 있다”라고 중국의 최대 배차 앱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을 창업한 청웨이(程维) CEO는 지적한다. 청 CEO의 지론은 중국이 자동차를 ‘소유’에서 ‘이용’으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뜻하며, 디디추싱이 그 플랫폼을 담당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대도시의 교통 정체 문제는 중국뿐만이 아니라, 인도나 브라질 등의 신흥국에서도 공통된 과제이다. 청 CEO는 ‘인도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의 이와 같은 전개는 세계적으로도 의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이 독재하는 중국. 공산당이나 중국이 결단을 내리면 자율주행의 버스나 택시 등이 기존의 차량과 함께 주행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미 몇 군데 도시에서 시작한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이 전국으로 확대되어 대량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해 해석해 나간다면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이 가속화되는 것은 확실하다. 완전한 자율주행 사회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첨단기술을 탑재한 차량과, 센서 등이 없는 기존 차량이 뒤섞여 주행하는 것이 문제이지만, 시진핑 최고 지도부가 제로부터 건설을 추진하는 신도시 구상인 ‘웅안신구(雄安新區)’에서는 도로망을 지하에 설치해 중심부에 들어오는 모든 차량을 자율주행으로 한다는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웅안신구에서는 승용차가 더 이상 개인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효율성과 안전성을 이유로 개인의 모든 행동이 길거리의 카메라나 센서로 수집되어 AI에 의해 해석되는 시대. 조지 오웰이 쓴 ‘1984년’이 그리는 국가 권력이 감시하는 세계와 겹쳐진다. 시진핑 주석이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미국을 제치고 선두의 지위를 되찾는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꿈이 실현될 때,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운전하는 즐거움과 기쁨을 과연 누릴 수 있을까?”

-- 자동차 ‘강국’을 향해 질주하는 시진핑 지도부 --
신차 판매수가 세계1위인 단순한 ‘대국’에서 세계의 자동차 업계를 기술로 리드하는 ‘강국’으로 전환시킨다. 시진핑 지도부가 이와 같은 목표를 내걸고 실현시키는데 있어서 자율주행은 중국의 불연속의 비약을 향한 커다란 파도이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하는 가솔린차 등의 내연기관 중심의 시대에서 중국기업은 일본·미국·유럽의 대기업의 뒤를 밟고 있었으나, 데이터 양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새로운 시대에서는 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가 다음 시대의 패권을 좌우하는 자율주행의 견인 역할을 맡긴 것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해석으로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바이두(百度)이다. 바이두의 자율주행개발연합인 ‘아폴로 계획’을 사실 상의 국가 프로젝트로 인정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3월의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에 해당)에서 ‘빅데이터 및 AI의 용도 개발을 심화시킨다’라고 아폴로 계획을 지원하는 자세를 명확히 했다.

이미 참여 기업 수는 국내외를 합쳐 150사를 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지시를 수렴한 중국의 국유 기업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비즈니스 찬스를 노리는 각국의 대기업이 줄지어 참여하고 있다. 자동차 대기업으로는 폭스바겐, 미국 포드 모터, 한국의 현대자동차, 독일의 BMW, 독일의 다임러, 프랑스 그룹 PSA가 참여해, 자동차 부품 대기업으로는 미국의 델파이(Delphi) 및 독일의 컨티넨탈(Continental)이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IT(정보기술) 업계에서 저명한 기업도 적지 않다. 인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의 미국 기업에 더해, 유럽에서는 독일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와 세미컨덕터즈(NXP Semiconductors) 등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측이 노리는 것은 세계적인 대기업의 기술력을 가져오는 것이지만,  해외 기업도 “중국 정부가 뒤를 봐주고 있는 바이두(百度)의 플랫폼에 참여해 비즈니스 기회를 손에 넣는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 바이두의 계획에 도요타 참여
바이두가 3일에 베이징에서 개최한 AI개발자대회에서 밝힌 아폴로 계획의 누계 시험주행 거리는 200만km로서, 지구 50바퀴분의 거리에 해당한다. 현지 정부의 인가를 얻어 베이징 등 13개 도시에서 300대를 사용해 시험을 서두르고 있으며 미국 알파벳 계열의 웨이모가 2018년 10월말까지 주행한 누계 거리의 1,600km를 따라잡을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하이테크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 지는 가운데, “미국 기업의 자세가 신중해 진 것 같다”라고 아폴로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해외기업의 간부는 귀뜸을 해 준다. 바이두의 주행 실험은 원래 포드 차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중국제일기차집단(第一汽車集團)의 독자 브랜드인 ‘훙치(紅旗)’가 자주 눈에 띈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제일기차집단은 바이두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한정된 지역에서 완전 자율주행하는 ‘레벨4’의 양산을 개시 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제일기차집단은 후난(湖南) 성 창사 (長沙) 시에서 연말에 시작하는 로봇택시를 위한 차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 기업 대신에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일본 기업이다. 바이두는 ‘AI 개발차대회’에서 도요타자동차가 아폴로 계획에 참여한다고 발표. 도요타 이동 서비스용 자율주행차 ‘e-팔레트’에 아폴로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것을 주축으로 하는 자율주행 버스의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바이두에서 자율주행 부문을 이끌고 있는 이(李) 부총재는 도요타와 자율주행 영역에서의 연대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양 대국 사이에 있는 일본 기업의 미래도 포함해, 자율주행의 주도권 쟁탈전을 미국과 중국의 하이테크 패권의 행방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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