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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와의 ‘잔디(시바 지역)’에 창업의 ‘새싹’ -- 대기업∙도시와 적절한 거리감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7.9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9-07-17 21:49:18
  • Pageview352

레이와의 ‘잔디(시바 지역)’에 창업의 ‘새싹’
대기업∙도시와 적절한 거리감 유지


도쿄도 미나토구의 JR하마마쓰초(浜松町)역이나 다마치(田町)역, 시바코엔(芝公園) 등이 있는 시바(芝: 잔디) 지역은 버블 경제기에 대규모 재개발이 추진되었다. 연안지역은 ‘워터프론트’라고 불린 유행의 발신지였다. 그 일대에 IT나 우주, 헬스케어 등 스타트업 기업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버블의 잔디’에서 ‘레이와의 새싹’이 자라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다마치역의 시바우라 출구에서 7분 정도 걸으면 볼링장과 창고, 오피스가 입주해 있는 ‘제3토운빌딩’이 모습을 드러낸다. 1990년대 전반, 이 빌딩 1층에는 클럽 ‘줄리아나 도쿄’가 있었다.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일본 전체가 열광한 버블의 상징이 된 장소다.

줄리아나는 94년에 문을 닫았다. 그리고 레이와 원년인 올해, 빌딩 9층은 스타트업 기업 등이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스타트업 스튜디오’로 탈바꿈하였다.

스튜디오에는 3D프린터나 레이저커터 등 최신 설비를 갖추고, 대기업 출신의 엔지니어나 제품 디자이너 등 약 35명의 전문가가 재적하고 있다. 하쿠호도그룹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퀀텀(QUANTUM)이 2016년에 개업, 창업가를 지원하거나 신규사업을 창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개한 프로젝트는 30건이 넘는다.

건설지원서비스 ‘POZ’는 니콘과 공동 개발하였다. 화면의 요가 트레이너의 동작에 맞춰서 몸을 움직이면 시스템이 이상적인 포즈와의 차이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18년 말부터 3사에 유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시바우라 주변은 사람들의 왕래가 적어 시부야나 롯폰기와 같은 활기는 없다. 왜 시바우라를 선택한 것일까?

“떨어져 있기 때문에 대기업의 논리에서도 벗어나 새로운 일에 착수하기 쉽다”. POZ를 담당하는 퀀텀의 김학천(金学千) 씨는 대기업 본사와 적절하게 거리를 두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한다.

빌딩 7층에는 복수의 스타트업이 같이 입주해 있는 오피스도 있다. Castalia는 어린이용 온라인프로그래밍 교육을 개발 중이다. 야마와키(山脇) 사장은 “바다가 가깝고 창고의 빈 공간을 창업가에세 싸게 제공하는 시바우라는 뉴욕의 브루클린을 연상시킨다”라고 말한다.

다마치역 주변에는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는 기업뿐 아니라 어느 정도의 규모로 성장한 스타트업 기업도 많다. 대표적인 기업이 금융과 IT를 융합한 핀테크 기업 Money Forward다. 12년에 다카다노바바(高田馬場)에서 창업, 에비스(恵比寿)를 거쳐 14년에 다마치로 본사를 옮겼다. 17년에 도쿄증권거래소 마더스에 상장, 18년 7월에는 시바우라의 복합빌딩 ‘무스브(msb) 다마치’로 다시 이전하였다.

다마치에 거점을 둔 이유 중 하나가 싼 임대로 때문이다. 스타트업의 오피스 이전을 지원하는 히토카라미디어(도쿄)에 따르면, 다마치나 하마마쓰초 주변의 1평(3.3㎡) 당 임대료는 1만 5,000~2만 5,000엔. 시부야나 에비스, 신주쿠와 비교해 1만엔 정도 싸다. 동네가 복잡하지 않고 사원이 일하기 편한 환경도 매력적이라고 한다.

다마치역 북측에 위치한 시바∙미타 지구에는 연구개발형 스타트업이 많다. 중핵은 해초를 사용한 건강식품이나 연료를 개발하는 유글레나. 05년에 창업한 유글레나는 15년에 이다바시(飯田橋)에서 다마치로 본사를 옮겼다.

본사를 옮긴 결정적인 이유는 편리한 교통 때문이다. 국내 이동은 도쿄역이나 시나가와역에서 신칸센을 이용하면 되고, 하네다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가기도 편하다. 유글레나는 상장한 후에 증권회사 등과 협력하여 연구개발형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털 ‘Real Tech Fund’를 설립하였다. 양사가 입주해 있는 ‘G-BASE 다마치’의 주변에는 출자나 협업 상대인 스타트업도 본사를 옮겨왔다.

그 중 한 회사가 유전자검사 기업 Genequest다. 이전에는 고탄다(五反田)에 본사를 두고 있었지만 유글레나의 자회사가 되면서 ‘G-BASE 다마치’로 18년에 이전하였다. 다카하시(高橋) 사장은 “주위 스타트업 기업과의 교류 강화를 통해 사업 속도가 빨라졌다”라고 말한다.

소형 분신로봇을 개발하는 오리(Ori)연구소나, 달 자원탐사를 전개하는 ispace도 Real Tech Fund의 지원을 받는 곳이다. 나가타(永田) 대표는 “우주분야의 연구개발 사업화는 방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성공 사례도 적다”라고 말한다. 유글레나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유니콘 기업을 목표한다.

헤이세이 버블 경제기의 워터프론트는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레이와 시대에는 직접 창업하여 사회를 바꾸려고 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있다.

연안과 게이오대학, 시바(芝)의 창업 육성
선순환, 기술과 인재를 집적

해외로 눈을 돌려도 스타트업 기업이 집적해 있는 지역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중국 선전, 캐나다 토론토 등 연안을 포함한 지역이 많다. 그리고 미국 서해안에는 스탠포드대학이나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등의 명문대학이 있어, 기술이나 인재의 공급원이 되고 있다.

시바 지역에는 게이오대학이 있다. 미타캠퍼스에는 대학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약 1만 1,000명의 학생이 다닌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비교사이트를 운영하는 SMARTCAMP에 따르면 “게이오대학 거리를 중심으로 맛있는 음식점이 많고 런치나 회식 장소로 인기가 많다. 게이오대학이 가깝기 때문에 장기 인턴을 채용하기도 유리하다”라고 말한다.

SMARTCAMP는 15년에 다마치로 주요 거점을 옮긴 이후, 사업 성장에 따라 다마치 구역 내에서 사무실을 3번 이전하였다. 대규모 오피스가 즐비한 시부야나 롯폰기와는 달리 다마치 주변에는 소형빌딩부터 대형빌딩까지 공실이 많다. 스타트업 기업은 용도나 임대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주처를 결정할 수 있다.

-- 하네다도 가깝다 --
게이오대학 졸업생에는 창업가도 많다. 또한 자금 지원도 강화하기 위해, 15년에는 게이오대학 졸업생이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 GREE의 공동창업자인 야마기시(山岸) 씨가 중심이 되어, 벤처캐피털 ‘게이오이노베이션∙이니시어티브’를 설립하였다. 바이오나 재생의료 등 기술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17년에는 드론 분야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드론펀드’도 등장하였다. 발기인은 게이오대학 졸업생이며 모바일게임회사 코로프라(COLOPL)의 전 부사장인 지바(千葉) 씨다. ‘일본에서 가장 액티브한 엔젤 투자가’이기도 하다.

드론펀드가 거점을 두고 있는 시바코엔은 이른바 ‘모빌리티 거리’다. 드론펀드의 출자를 받은 A.L.I.Technologies는 하늘을 나는 ‘호버 바이크’를 개발하였으며 18년 2월에 시바코엔으로 본사를 이전하였다.

개발 작업은 긴장의 연속이기 때문에 사원의 스트레스 해소는 중요하다. 오피스에서 도쿄타워가 보이고, 시바코엔의 꽃구경 등 자연이 있는 환경이 사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시바코엔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하마마쓰초역 주변은 하네다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을 마중하는 ‘일본의 현관’이기도 하다. 관광∙인바운드 관련 스타트업이 많다. 숙박 예약 사이트를 운영하는 Loco Partners는 16년부터 거점을 이곳에 두고 있다. 영업담당자의 출장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이었지만 다른 효과도 있었다.

“코스트 퍼포먼스가 좋은 레스토랑이나 술집이 많아 젊은 사원들이 좋아한다. 오피스거리지만 임대 맨션도 많아 직장 근처에 사는 사람이 많다”라고 말한다. 일본상업부동산보증의 한 사원은 “도쿄타워를 보면서 귀가할 때는 도심에서 일하는 실감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한다. 사기를 높여주는 토지라고 할 수 있다.

다마치역 주변에는 NEC나 미쓰비시자동차, 하마마쓰초역 주변에는 도시바와 같은 대기업 본사도 있지만 고층빌딩이 즐비한 마루노우치(丸の内)나 오테마치(大手町)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시부야와 비교해 차분한 느낌도 있어 창업가의 연령층은 30대가 중심이며 업종도 다양하다. 좋게 말하면 영역 폭이 넓고, 바꿔 말하면 ‘수수’한 거리였다.

그러나 최근에 시바 지역에 스타트업 기업들이 모이기 시작한 배경에는 ‘제2의 고탄다’을 요구하는 기업 측 사정도 있다. JR고탄다역 주변에는 임대료가 싸다는 이유로 수년 전부터 회계소프트 기업 freee(도쿄)와 요리 레시피 동영상 사이트를 운영하는 dely(도쿄) 등 인터넷 계열 스타트업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고탄다 밸리’라고 불리며 주목을 받은 결과 “고탄다의 공실 오피스가 줄고, 매력적인 토지로 선정되기 시작하였다’(히토카라미디어)고 한다.

20년 봄에는 야마노테선의 다마치역과 시나가와역 사이에 약 50년 만에 ‘다카나와 게이트웨이’라는 새로운 역이 생긴다. 이와 관련해 JR동일본그룹에서 신사업을 담당하는 JR동일본스타트업(도쿄)은 이곳을 기점으로 국제교류를 원하는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이것도 시바 지역의 스타트업 집적 확대에 공헌할 것으로 보인다.

-- 연계가 강화될 것인가? --
시바 지역의 약점은 스타트업 상호간의 연계가 아직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젊은 IT 창업가가 모여 있는 ‘비트 밸리’의 시부야 등과 비교하면 출자 관계가 없는 순수한 ‘이웃 관계’가 새로운 사업 등으로 연결되는 데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여 8월에는 다마치의 스타트업 경영자가 모이는 ‘회식’이 예정되어 있다. 스마트 락을 전개하는 Photosynth의 가와세(河瀬) 사장과 핀테크 기업 Money Forward의 쓰지(辻) 사장이 의논하여 마련하였다. 유글레나의 이즈모(出雲) 사장이나 HEROZ의 하야시(林) 사장 등 10명 전후가 모일 예정이라고 한다. 술자리에서 어떤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고 신사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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