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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economy;확대되는 또 다른 세계(4):전자서적, 출판불황에도 반품제로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6.8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9-06-16 20:41:57
  • Pageview345

Neo economy; 확대되는 또 다른 세계 (4)
전자 서적, 출판 불황에도 반품 제로
경제 성장으로의 해답, 규모와는 상관없어

미국 뉴욕. 첼시 지구의 출판사 ‘OR북스(OR Books)’의 사원은 겨우 3명. 하지만 이곳의 책상 위에는 책을 한 권도 볼 수 없다. 경영자인 옥스 대표(57)는 전자 서적을 직판하는 자사의 웹사이트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서점에서 책을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이트의 디자인은 매우 중요하다. 매출이 둔화되면 그는 사원 중 한 명인 인도의 현지 엔지니어에게 연락해 문구와 화면의 디자인을 바꾼다.

-- 제작 비용이 4분의 1 --
옥스 대표는 제작 비용이 종이 책의 4분의 1인 전자 서적인 만큼 데이터 분석 등에 주력하고 있다. 옥스 대표가 이전에 근무하던 대형 출판사에서는 늘 서점으로부터 대량의 재고가 반품되었다. 전자 서적에 반품이란 개념은 없어 2천부 판매만으로도 수지가 맞는다.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취급하는 상품의 폭이 넓어져 OR북스는 오노 요코 씨의 시집 등 독서마니아 층을 위한 출판을 추진해왔다. 매출은 2018년에 약 100만달러(약 1억 1천만엔)로 창업 10년만에 6배로 성장했다.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계에서는 판로 확대와 생산 비용 저하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소량의 제품을 개인이나 소기업도 만들 수 있다. 출판 불황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OR북스처럼 독립 출판사의 출판 건수가 과거 5년간 2.6배로 증가해 2017년에 100만건을 돌파했다. 대형 출판사가 총 20만건 내외의 보합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먼지가 쌓이듯이 가치를 더해가는 경제의 모습은 세간에 나도는 상품의 종류에도 반영되고 있다. 도쿄대학의 와타나베(渡辺) 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소매점의 품목 수는 2013년에 12만점으로 25년만에 배증했다. 필요로 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것이 시장이 된다. “정보와 아이디어를 형태로 만들기 위한 지식의 밀도가 비즈니스의 사활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라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히달고 조교는 지적한다.

-- 한 명 단위의 시장 --
‘산화적인’. 의사가 스마트폰에 이렇게 입력하면 ‘산화적 인(P), 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 공역(共役) 인자’ 등 복수의 변환 후보가 바로 표시된다. 의료 앱 ‘이고토바(医詞)’는 24만개 용어를 커버하고 있다. 전자 진료기록카드가 30%밖에는 보급되지 않고 있는 일본에서는 손으로 쓴 표기가 일정하지 않다. 불필요한 치료를 줄여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의사 간의 정보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 이 4,800엔의 앱이 지금까지 없었던 해결책으로서 보급되고 있다.

제품이 남아 낭비가 발생하는 것을 전제로 대량 생산이 추진되는 20세기형의 규모 경제와의 결별이 추진되고 있다. 대기업이 시장의 최대 공약수의 수요를 상정해 거대한 브랜드의 힘을 무기로 대량의 상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최적의 답안인 시대는 지났다. 규모에 상관 없이 낭비나 제약을 극한까지 줄여 작은 수요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가 확대되고 있다. 이 새로운 경제에서는 규모는 크지 않아도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최대 공약수를 대체하는 최적의 해답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대기업이나 국가만은 아니다. 인재가 인재를 끌어들여 만들어진 지혜의 연쇄가 세계 경제 구도를 다시 쓰고 있다. “앞으로의 경제는 사람이라는 단위로 움직인다”. 도쿄대학의 야나가가와(柳川) 교수는 이렇게 예언하고 있다.

사람의 연대, 독창성의 원천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미디어랩 조교수 세자르 히달고 씨 인터뷰

▶Cesar Hidalgo; 칠레 출신으로 미국 노틀담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 취득. MIT에서는 조직과 국가가 지식을 획득하는 ‘집합지(集合地)’의 프로세스를 연구. 39세.

Q. 물리학자로서 경제 성장의 본질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A. “성장의 원천은 물리적인 자본이나 노동이 아닌 지식이 되었다. 지식은 정보를 성장시키는 힘이 있어 국가 간의 제조 능력의 차이를 낳고 있다. 다양한 제조가 잘 이루어지는 국가일수록 번영하기 쉽다. 또한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은 지식을 얻는데 필요한 비용의 저하이다. 지식이 간단히 보급되는 시대의 경제 성장에 중요한 것은 독창성과 사회적 연대, 이 두 가지이다”.

Q.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독창성이란 새로운 지식을 낳는 능력을 말한다. 현대에는 제품, 생산 수단, 지식까지도 원하면 손에 넣을 수 있지만, 사람들의 새로운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독창성은 얻기 어렵다. 그 독창성을 뒷받침하는 것이 사회적 연대이다. 어떤 사람이라도 팀 없이는 독창적인 지식이나 제품을 창출하는 것은 어렵다”.
“현대의 기업들은 큰 규모의 공장은 필요 없지만 소수의 창조적 인재가 만들어내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팀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는 멤버가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문화가 필수이다. 멤버 간의 연대가 약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환경은 독창성을 해친다”.

Q. 세계적으로 무역 마찰과 이민 규제 강화 등 국가 간 연대를 해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만.
A. “이민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20세기 뉴욕처럼 경제 성장은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새로운 재능의 이민자에 의해 추진되었다. 미국이 아직도 중국보다 우수한 것은 외부로부터 노동력과 재능을 끌어 모으는 힘에 있다”.

Q. 지식의 확대는 눈으로 볼 수 있나요?
A. “지금은 데이터를 통해 지식의 성장 정도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국가별 수출재의 다양성과 특이성을 통해 ‘경제복잡성지표(ECI)’를 만들었다. 이것은 GDP처럼 만들어낸 제품의 양이 아닌 제품은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능력의 지표이다. 중동구가들은 석유 생산으로 인해 GDP는 높지만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낮기 때문에 ECI는 낮다”.
“조직의 형태도 중요하다. 일본처럼 공업품 생산이 강한 국가는 단층적 조직이 만들어지기 쉽다. 완벽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 번이고 체크할 수 있는 체제가 적합하다. 하지만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것은 계속해서 시작(試作)과 개량을 반복하는 유연한 조직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과 중국은 닮아 있다”.

 -- 연재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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