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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economy; 확대되는 또 다른 세계 (3): 다이나믹 프라이싱으로 흔들리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6.7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9-06-14 23:14:49
  • Pageview363

Neo economy; 확대되는 또 다른 세계 (3)
다이나믹 프라이싱으로 흔들리는 중앙은행 역할
보이기 시작한 ‘보이지 않는 손’

평일 오후 4시 반. 방콕의 바비큐 레스토랑 ‘무 앤드 모아(Moo and More)’에 해가 지기 전부터 손님들이 저녁식사를 위해 모여들었다. “이전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는 시간대”(점주)를 레스토랑 예약 앱 ‘이티고(eatigo)’가 바꿨다. 요리 가격이 시간대별로 달라져 저녁식사 시간 전에 앱을 통해 예약하면 반값으로 할인된다.

-- 빈 테이블은 최저가 --
시간대에 따라 예상되는 고객 수와 점포 측이 기대하는 이익률을 곱해 30분마다 최적의 할인율이 계산된다. 공석률이 70%로 알려져 있는 외식산업. 이티고의 독일 출신 크루셀 CEO는 철저하게 ‘금방 채워지는 자리는 최고가, 비어있는 자리는 최저가로’를 고수하며 점포 이익의 최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요의 변화를 데이터를 통해 파악해 최적 가격을 즉시 계산하는 항공 운임 등에서 시작된 ‘다이나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이라는 변동 가격이 경제 전체에 확산되고 있다. 게이오대학의 사카이(坂井) 교수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교과서적인 세계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정가’의 수명은 반으로 줄었다.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카바로 조교는 미국의 대형 소매업체의 정가 조정 주기는 2008~2010년의 평균 6개월에서 2014~2017년에는 3개월 반으로 단축되었다고 한다. 미국 아마존닷컴이 가격을 변경하는 회수는 하루에 250만회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다. 카바로 조교는 인터넷 쇼핑에서의 가격 변동을 ‘모어 아마존 이펙트(More Amazon Effects)’라고 이름 붙였다.

-- ‘저온 경제’ 이어져 --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수요를 가시화할 수 있다면 소비자 별로 가격을 바꿔 기업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마존 수뇌부는 3월, 미국 연구자들에게 “’가격 차별’은 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수습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고 설명해도 개별적으로 가격이 정해지는 것에 대해 ‘사실 상 가격 인상이다’, ‘불공평하다’ 등 고객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화가 인플레이션을 막고 있는 것처럼 선진국에서는 ‘저온 경제’가 이어지고 있다. OECD에 따르면 가맹국의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1980년 14.78%를 피크로 1984년에는 10%를 밑돌았고 최근 10년간은 1~2%대로 보고 있다. 소비자는 가격이 자주 바뀌는 상품의 최저가를 간단히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아담 스미스가 약 240년 전에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부른 시장 메커니즘. 디지털 기술이 그 모습을 현실에서 보여주고 있다. 가격표를 다시 쓸 때 인쇄비가 들고, 타사의 동향을 조사하는 정보 수집에도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경제학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가격이 자주 바뀌면서 시장의 수급을 효율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물가 통계라는 기존의 척도로는 그 실태를 파악할 수 없다. 항상 적절한 수준을 향해 가격이 안정되어 가는 경제에서는 물가의 안정을 목표로 금융 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최적화되는 가격은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뿐만 아니라 금융 정책의 방식까지 뒤흔들고 있다.

가격 변동으로 이익 최대화
이티고 CEO 마이켈 크루셀 씨 인터뷰

 

▶Michael Clusel; 독일 출신. 유럽에서 소비재 제조사 등을 거쳐 2005년 아시아로 이주. 2013년에 태국에서 이티고(Eatigo)를 공동 창업. 인도 등 7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Q. 수급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하는 다이나믹 프라이싱(DP)을 외식산업에 도입했습니다만.
A. “항공기와 호텔의 탑승률∙가동률은 70~80%이지만, 외식업체의 테이블 회전율은 30%대에 불과하다. 세계의 외식시장(착석형 레스토랑, 포장마차 등을 제외) 규모는 2조 2천억달러(약 240조엔)로 알려져 있어 그 회전율을 10% 높이는 것만으로 6천억달러 정도의 시장이 만들어지게 된다”.
“소비자는 이티고 앱을 통해 시간대에 따라 10~50%가 할인된 가격으로 인기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 있다. 점포 측도 공석 비율이 높은 시간대에 손님을 받을 수 있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항공기 티켓이 오프 시즌에 싸게 팔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Q. 어떤 방식으로 할인율을 정하고 있나요?
A. “과거 데이터 등의 알고리즘 분석을 바탕을 둔 수익 계획을 고객인 점포와 만들어 시간대 별로 서비스를 정해놓고 있다. 점포는 30분마다 이루어지는 특정 할인율을 몇 개의 테이블에 적용할지도 정한다. 예를 들어 11시 반에 할인율 50%로 정한 4개 테이블이 없어지면 예약 앱에는 그 보다 낮은 다른 할인율이 표시된다”.

Q. 개인에 따라 적용되는 가격과 할인을 다르게 하는 시스템은 고려하고 있나요?
A.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있어 아직 개인간 가격 차별이 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소비자는 차별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DP라고 해도 소비자에게 불투명한 이유로 높은 요금이 청구된다면 강한 반발을 사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다”.
“DP는 점포의 입장에선 합리적이지만 소비자는 합리성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소비자의 신뢰와 만족도는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티고는 앱을 통해 시간대 별 할인율을 가시화하고 있다. 티켓 가격이 결정되는 방법이 조금은 불투명한 항공 산업과는 다르다”.

Q. 일본의 외식 산업에서도 DP는 확산될까요?
A. “앞으로는 동남아와 인도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진출도 시야에 넣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보면 점포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이 높은 선진국 시장일수록 DP가 보급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경우도 고정 지출이 높고 규모가 큰 도시가 여러 개 있어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4)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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