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의 진화, '탈∙플라스틱’ 지원 -- 일본제지 등 소재 개발에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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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화학/ 신소재/ 환경·에너지
- 기사일자 2019.5.23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3면
- Writerhjtic
- Date2019-05-31 16:55:18
- Pageview431
종이의 진화, '탈∙플라스틱’ 지원
일본제지 등 소재 개발에 열기 / ‘ESG투자’ 확산이 배경
종이가 조용히 각광을 받고 있다. 출판물이나 인쇄물의 감소로 종이 수요는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환경 부하가 높은 플라스틱의 대체 소재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제지업체들은 빨대나 플라스틱 필름에 필적하는 성능의 포장지 등을 개발 중이다. 세계적인 ‘탈∙플라스틱’의 흐름 속에서 포장재나 용기 시장이 격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플라스틱 대체 소재로 종이가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유럽과 미국의 대형 기업들이 잇달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2018년 7월, 미국 스타벅스가 플라스틱 1회용 빨대를 20년까지 세계의 모든 점포에서 폐지한다고 선언하였다. 스타벅스의 발표 후에 미국 맥도날드나 레고랜드를 운영하는 영국 테마파크기업 멀린 엔터테인먼트 등도 빨대를 종이로 대체하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로서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이 종이다. 소재 업계가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제지(日本製紙)는 종이 용기 등의 제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일본제지는 지금까지 축적해 온 종이가공 기술을 활용하여 종이를 사용한 플라스틱을 대체할 신상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18년에는 종이 빨대의 시작품을 공개하였다. 종이 냄새로 인해 풍미를 손상시키거나 강도가 불안정한 일반 종이 빨대의 약점을 독자적인 기술로 극복하였다. 현재는 플라스틱 빨대와 비교하여 다소 비싼 제조 비용을 줄이고 있는 단계라고 한다.
앞으로는 부엌이나 욕실 등 물을 사용하는 장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종이 제품의 상용화도 목표한다. 지금까지는 종이가 물에 젖어서 불어버리는 등의 이유로 사용하지 못했었다.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이 아니라 자사의 두꺼운 종이를 사용한 리필용 세제 용기 ‘SPOPS’를 개발하였다. 우유팩과 같은 상자 모양으로 생겼으며 전용 플라스틱 용기에 꽂아서 사용한다. 가위 등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액체를 본체 용기에 부을 수 있다.
용기업체와의 협력도 추진하여 액체를 충전하는 전용 장치를 1월에 설치하였다. 이로써 샴푸 등을 SPOPS에 충전하여 공급하는 체제가 정비되었다. 리필식 샴푸의 국내 시장 규모는 3,000억엔 정도라고 한다. 일본제지는 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팩 제품의 약 20%에서 SPOPS을 채용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 유럽과 미국과도 경쟁 --
일본제지는 자사 제품의 특징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제품의 종이화에 흥미를 갖고 있는 업체 등을 위한 시도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제지는 인쇄물의 디지털화의 영향으로 주력 사업인 인쇄, 신문 용지의 생산과 판매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종이 용기 사업을 앞으로의 성장 영역으로 삼아 업적 회복을 서두른다.
업계 최대 기업인 오지(王子)홀딩스도 18년에 표면에 특수한 약품을 발라 습기나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포장지’를 개발하였다. 가정용 랩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필름과 동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종이컵에 사용하는 종이 뚜껑도 이미 개발하였으며 19년 중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양산을 통해 플라스틱과의 가격 차이를 줄여 식품업체 등에서 채용할 수 있도록 한다.
종이 용기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기존 설비를 확충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호쿠에쓰(北越)코퍼레이션의 종이용기가공 자회사인 호쿠에쓰패키지(도쿄)는 18년 10월에 이바라키현의 공장을 확장하여 인쇄 설비를 증설하였다. 호쿠에쓰패키지는 모회사 등이 생산하는 원지(原紙)에 상품명이나 그림을 인쇄하여 용기업체에 판매하고 있다.
기존의 인쇄 설비는 우유용기용이 주력이었지만 인쇄 능력을 10% 이상 늘려 다른 음료나 식품용기, 종이접시 등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호쿠에쓰코퍼레이션은 18년 4월부터 이탈리아의 종이용기업체 IPI와 제휴를 맺고 충전 설비의 수입판매도 시작하였다.
그러나 제지업계 관계자는 “종이가 플라스틱을 대체할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과제도 많다”라고 말한다. 삼림면적이 넓은 일본에서는 종이 원료인 나무를 조달하기 쉽고, 또한 가공이 쉽다는 이점이 있지만 낮은 내수성과 내열성 등의 약점이 있다.
현재로서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플라스틱을 종이 용기의 안쪽에 코팅하는 등의 가공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의 실용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소재업체간 기술협력 등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대체 소재의 개발을 둘러싸고는 유럽과 미국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 핀란드의 제지업체인 Kotkamills의 Markku Hamalainen CEO는 강한 자세다. Kotkamills는 일반적인 컵의 내측에 필요한 코팅을 사용하지 않는 종이 커피컵을 개발하였다.
덴마크의 용기제조회사인 에콕스팩(ecoXpac)은 맥주회사인 칼스버그와 협력하여 나무 섬유소재로 생분해성 친환경 맥주병을 개발하였다. 19년 중에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며, 환경을 배려한 용기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포장자재기업인 랜팩(RANPAK)은 보냉 효과가 있는 종이 완충재를 일본시장에 투입하여 2020년까지 1억엔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비닐 완충재나 발포 스티로폼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 환경을 배려하여 생산한 목재를 채용하고 있으며 자연 분해가 가능하다.
-- 비용 문제 --
향후 수요가 전망되는 종이 제품이지만 과제도 있다. 대형 외식업체 간부는 “플라스틱 빨대와 비교해 종이 빨대는 비싸다”라고 고민하고 있다. 또한 종이 원료인 목재는 식재와 수확의 양을 같은 비율로 해야 하는 등 지속 가능한 방법을 운영하고 있는 임업사업자로부터 조달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이 플라스틱 사용을 그만두고 종이로 대체하는 배경에는 환경이나 사회 등을 배려한 기업에 투자하는 ‘ESG투자’의 확산이 있다. 투자가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종이를 만드는 목재가 적절한 조달 방법인지 여부 등을 평가하는 ‘FSC인증’ 등의 취득도 중요하다.
일본제지연합회(도쿄)의 조사에 따르면, 11년에 1,659만톤이었던 수요는 17년에 1,469만톤까지 떨어졌다. 각 제지업체는 디지털화의 진전에 따른 종이 수요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탈 플라스틱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제지업체의 생존을 좌우할 것이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