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제품 가격, 수급 및 경쟁 상황에 따라 변화 -- 다이내믹 프라이싱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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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5.21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5면
- Writerhjtic
- Date2019-05-29 22:34:56
- Pageview393
가전제품 가격, 수급 및 경쟁 상황에 따라 변화
빅 카메라, 다이내믹 프라이싱 도입
-- 전 점포에 ‘전자가격표’ 도입, 인터넷 유통업체에 대항 --
대형 가전 양판점인 빅 카메라는 2020년도를 목표로 제품의 수급 상황 및 경쟁 가격 등에 따라 가격을 유동적으로 바꾸는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을 모든 점포에 도입하기로 했다. 미국 아마존닷컴 등 인터넷 기업에 대항하는 것이 목적이다. 가격을 디지털로 표시하는 전자가격표를 모든 매장에 설치해 매장 가격을 본부로부터 일괄적으로 변경할 수 있게 한다. 서비스업에서 선행한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대형 소매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빅 카메라는 직영 41개 점포에서 전자가격표를 도입해 수급 등에 따라 가격을 수시로 바꾸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시작한다. 2월에 오픈 한 마치다(町田)지점(도쿄)에서 가전제품 등 10만여점의 상품에 전자가격표시제를 도입해 효과를 검증해 왔다. 비용대비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 2021년 8월까지 신규 점포를 포함해 모든 점포의 상품 전체에 부착한다는 방침이다.
-- 본부에서 가격 조정 --
흰색, 검정색, 붉은 색을 빨강의 3색을 표현할 수 있는 전자종이를 채택해 상품명이나 가격을 표시한다. 통신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본부에서 조정하면 매장에 진열된 상품 가격을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 기존의 종이가격표는 가격을 변경할 때마다 매장의 종업원이 새로 인쇄해 1장씩 수작업으로 교체해야 했다. 전자가격표는 라이벌 점포의 가격인하 등에 재빨리 대항할 수 있게 된다. 빅 카메라의 2018년 8월기의 연결매출은 8,440억엔으로, 대형 유통업체가 모든 점포에 전자가격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전자종이는 액정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표시를 바꿀 때만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소형 배터리를 이용해도 5~7년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초기비용은 일반적으로 장당에 1,000엔 전후라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빅 카메라는 2019년 8월에 IT분야에 100억엔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 배경에는 아마존 등의 존재가 있다. 인터넷 통신판매 사이트에서는 상품 가격 및 재고 수량, 직전 판매 동향 등의 데이터를 시스템에서 일괄관리하면서 유연하게 바꿔 가격을 변경할 수 있다.
경쟁사이트의 가격을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경쟁사 보다 항상 10엔 싼 가격을 유지’, ‘과잉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비(非)인기상품은 1시간에 10엔씩 가격 인하’하는 등의 가격의 자동 설정도 가능하다. 미국판 아마존에서는 하루의 가격 변경이 250만번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일본에서는 라쿠텐(楽天)이 4월에 출점 하는 사업자용으로 수급 예측에 대응한 자동가격설정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 인력으로는 대응에 한계 --
빅 카메라도 이런 움직임에 따라 가격을 적극적으로 조정한다.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하는 온라인 매장의 가격변경 회수는 과거 1년동안 2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하루 동안 여러 번 바뀌는 상품도 있어 “인력으로는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빅 카메라 관계자)라고 한다.
현장의 점원은 매장에서 수 백~수천 점의 상품을 각각 담당하고 있어 “가격 변경만으로 작업 시간의 30%를 소비하는 날도 있다”(빅 카메라 직원)라고 한다. 전자가격표시제를 도입한다면 현장의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손님을 맞이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구매행동의 변화도 이 제도를 도입을 견인 역할을 한다. 고가 가전제품의 경우, 실물을 확인한 뒤에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현장에서 구매결정을 하지 않고 매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유통업체 사이트의 가격과 비교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경합에 대항해 점포의 판매가격을 수시로 변경하지 않으면 기회손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소매 업계의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경쟁업체인 노지마는 작업의 효율화를 목적으로 전자가격표를 전체 점포의 약 90% 상품에 설치하고 있다. 대형 드러그스토어(Drugstore)인 쓰루하홀딩스도 2월에 일부 점포에 전자가격표시제를 도입해 식품의 가격인하로 수요가 어느 정도 변동하는 지를 검증했다.
전자가격표는 점원의 부담 경감뿐만 아니라 실제 점포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시작할 때 필요한 기술이므로 도입 기업이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한편, 모든 상품의 매장 가격이 인터넷 유통업체에 근접해지면서 점원 및 부동산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대형 소매업은 역풍을 맞게 되었다. 이는 이익 감소의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정성을 다하는 접객 등 가격 이외에 매력을 높일 수 있는 대응책이 필요하다.
-- 소매업의 생존경쟁 가속화 --
보다 자주 가격 및 요금을 조정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계절과 요일 등에서 가동률에 차이가 생기기 쉬운 서비스 영역에서 먼저 보급되어 왔다.
호텔의 숙박요금 및 항공요금은 성수기에는 비싸고 비수기에는 저렴한 것이 일반적이다. 객실 수 및 항공기의 좌석 수는 일정하기 때문에 단가를 높이는 것 외에는 매상을 올리는 방법이 따로 없다. 오늘의 공실∙공석을 내일 미뤘다가 파는 것도 불가능하다. 수요가 줄면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아 치우는 것이 수익률은 높아진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의 적용 사례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프로 스포츠의 경기 입장권 및 테마 파크의 입장료 등에서 채택되고 있다. 소비 기한이 임박해진 도시락이나 빵의 가격을 자동으로 낮추게 되면 국내에서 연간 600만톤에 이르는 폐기식품의 삭감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격 및 요금은 기존에는 기업의 담당자가 직감과 경험을 기반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 와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주목 받는 이유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다 정밀한 가격결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점포에서는 가격표의 교체 작업의 부담 때문에 자주 가격 변경을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전자가격표의 등장으로 도입의 장벽이 낮아진 반면 IT에 대한 투자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규모 점포 등에서는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계기로 유통업계의 생존경쟁이 한층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