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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및 공법, ‘시간 단축’이 무기 -- 공장 및 현장의 부담 경감
  • 카테고리화학/ 신소재/ 환경·에너지
  • 기사일자 2019.5.15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3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5-23 15:54:07
  • 조회수310

소재 및 공법, ‘시간 단축’이 무기
공장 및 현장의 부담 경감

화학 제조사들이 소재의 특성을 바꿔 ‘시간 단축’을 위한 소재 및 공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 배경에 있는 것은 심각한 인력부족이다. 화학 제조사들은 공급하는 제품의 성능을 높여 성력화(省力化)함으로써 공급 사슬 전체의 효율 향상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제조 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을 통한 효율화를 업계 전체가 모색하고 있다.

-- 잘 달라붙지 않는 제빵용 유지(油脂) --
최근 인기인 데니쉬 등은 버터를 녹이지 않고 반죽해 넣은 생지를 겹겹이 쌓아 풍미와 식감을 연출한다. 하지만 그 만큼 제조 공정이 늘어 현장의 부담이 크다.  제빵용 유지를 생산하는 ADEKA는 제빵 공정 단축할 수 있는 유지를 개발해 올해부터 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유지를 생지에 반죽해 넣으면 버터와 우유 등의 풍미를 얻을 수 있다. ADEKA는 유지의 배합을 바꾸거나, 미세한 기포를 추가해 부드럽게 만들어 유지를 냉장고에서 꺼낸 다음 제빵 공정에 들어가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빵 종류가 다양화됨에 따라 사용하는 유지의 종류도 늘어나고 있다. 유지를 해동하는 시간이나 반죽 등의 공정도 그 만큼 증가해 현장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ADEKA의 유지는 생지에 반죽해 넣을 때에도 반죽기 내벽에 반죽이 잘 붙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작업 시간이 단축된다고 한다.

ADEKA의 사토(斉藤) 식품기획부장은 “생산 효율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 거래처의 인력부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설명한다.

-- 기술자 부족에 대응 --
건축 분야에서 시간 단축을 실현하는 소재도 등장했다. 덴카는 1시간 정도에 건조되는 시멘트를 개발했다. 오바야시구미(大林組)가 개발한 건설용 3D프린터에서의 활용을 상정하고 있다. 이 신소재는 일반적인 시멘트 재료(물과 석회, 석고 등) 외에도 덴카의 이노베이션센터(도쿄)에서 개발한 특수 증점제(增粘劑)를 배합했다.

이 증점제를 이용해 힘을 가하지 않으면 점도가 높아지는 ‘틱소트로피(Thixotropy)’라고 하는 특성을 가진 시멘트를 개발했다. 프린터의 노즐에서 분사되어 짧은 시간 안에 굳기 때문에 정밀한 디자인에도 대응할 수 있어 기술자 부족 등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경제산업성이 2018년 5월에 발표한 ‘제조 백서’(2018년 판)에 따르면, 4,316개 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인재 부족 해결이 ‘과제’라고 답한 기업은 94.2%(4,066개 사). 특히 건축업계에서는 도쿄올림픽 특수로 작업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2016년의 취업자 수는 1997년의 피크에서 약 30% 감소한 492만명에 불과하다.

-- 유리 표면에 붙이는 것만으로 단열층 형성 --
도심에 늘어선 빌딩의 유리에 기능을 추가한 시간 단축 공법도 등장했다. AGC는 특수 재료로 단열층을 만드는 부품을 유리 표면에 부착하기만 하면 되는 공법을 개발했다.

단열이나 적외선 차단 등이 가능한 고성능 유리의 도입은 샷시 전체를 교환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고층 빌딩의 경우 교환하려면 대형 크레인이나 높은 발판이 필요해 비용이 증가한다. 구조 상 교환이 불가능한 고층 빌딩들도 적지 않다.

AGC의 기술은 1장 당 30분 정도에 시공이 끝난다. 공사가 필요 없기 때문에 시공 비용도 크게 절감된다. AGC는 NTT도코모와 공동으로 개발한 휴대폰의 전파용 유리 안테나도 이 공법으로 설치할 계획으로, 전파가 잘 닿지 않는 도심에서도 시간이 단축되고 가격이 저렴한 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연구 성과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라이프 사이언스 분야에서도 시간 단축은 최우선 과제이다. 스미토모베이클라이트와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바이오 의약품 분석에 꼭 필요한 물질을 간단히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금까지는 3일 이상 걸렸던 이 공정을 약 5시간으로 단축시켰다.

의약품의 효과 측정 등에 필요한 물질 ‘당사슬’. 기존의 기술에서는 이 당사슬 추출에 3일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독성물질을 이용해 왔다. 새로운 기술에서는 독성이 없는 특수한 약품을 이용해 쉽게 당사슬을 추출할 수 있도록 했다.

스미토모베이클라이트 바이오사업개발부의 시마오카(島岡) 고장은 “인력부족은 연구 개발 현장도 마찬가지이다. 시간 단축은 연구 성과로도 이어지기 쉽다”라고 말한다.

-- 개발에 AI 활용 --
스타트업기업이 화학제조사의 ‘시간 단축’을 지원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MI-6(도쿄)는 오사카 시의 재료 제조사 기시다화학(キシダ化學)과 공동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리튬이온전지에 사용되는 전해액을 잘 연소되지 않도록 하는 소재를 개발했다.

AI를 활용한 신소재 탐색은 ‘머티리얼즈인포매틱(Materials informatics, MI)’으로서 주목 받고 있다. 지금까지 기술자의 ‘경험과 감’에 의존해온 신소재 개발을 AI의 데이터 분석이 담당하는 것이다. MI-6의 기사키(木崎) 사장은 “국내 제조사가 5년 걸려 개발한 소재를 MI를 이용한 한국 제조사는 1년 만에 개발했다. 그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시간 단축’이 제품 자체의 경쟁력에 크게 기여하는 시대도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 제조업의 효율화는 제공 공장에 로봇을 도입하거나, AI로 생산을 관리하는 등, 최종 제품을 만드는 현장의 부담 감소에 집중되었다. 업계 전체의 ‘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생산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의 기술도 필요하다. 소재업체들의 이와 같은 개발 움직임은 땜질식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인재부족의 심각성을 말해 주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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