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의 과학’이 향하는 미래 -- 게놈편집∙AI에 대한 위화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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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미래기술,전망/첨단산업
- 기사일자 2019.5.6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4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5-14 13:57:52
- 조회수459
Start Up Innovation / Science
‘공포의 과학’이 향하는 미래
게놈편집∙AI에 대한 위화감
과학기술은 우리들의 생활을 어제보단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욱 풍요롭게 해주었다. 하지만 테크놀로지는 지수관수적(指數關數的)인 스피드로 진화해 사람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다. 인공지능과 게놈기술에 대해 기대보다는 불안감과 공포가 앞선다. 새로운 시대의 과학기술은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일본경제신문의 첨단기술 면에는 작년 10월부터 주 1회 간격으로 2030년대에 세상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일본 발(發) 미래 기술을 소개해왔다. 과학기술부에 있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기자들이 연구실과 기업의 연구소를 방문해 기자의 주관도 포함된 ‘넥스트 테크(Next Tech) 2030’를 전망했다.
-- 레이와(令和) 테크의 싹 --
식물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광합성을 재현해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기술. 이것은 화학 연료의 절약으로 이어질 것이다. 시속 1,000km 이상의 항공기와 같은 속도로 달리는 열차. 이것으로 우리의 이동의 형태는 크게 바뀌게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기술이 모두 실현된다면 우리의 사회는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일본의 과학기술력이 눈에 띄게 쇠퇴하고 있다고 하나, 게재된 하나 하나의 기술에서 연구자들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전해졌다. 그러나 이노베이션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잃어버린 30년’을 다시 찾을 만한 박력은 부족하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규범을 찾는 과학(자연과학, 사이언스)과 산업혁명의 관점에서 영향력을 가지게 된 기술(테크놀로지)은 본래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과학과 기술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발전해왔다. 인공지능은 심층학습을 통해 지금 전성기를 맞고 있지만, 이것은 약 30년 전에 탄생한 과학적 개념이다. 센서와 통신 등 정보기술의 진화로 모든 것이 데이터화 되면서 인공지능 기술은 꽃을 피우게 되었다. 게놈편집도 마찬가지다.
과학의 성과를 통해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고 그 기술로 인해 과학이 발전하게 된다. 자본주의가 홀로 승리한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은 자본 증식을 위한 도구로 바뀌었다.
미국 3M은 3월, 세계 14개국의 1만 4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과학에 대한 의식 조사를 공표했다. 회의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그 비율은 35%에 달했다. 인공지능과 게놈편집에 대해 절반 이상이 기대보다는 위화감과 공포를 느낀다고 답했다. 자본주의와의 친화성을 통해 급속도로 발전해온 과학기술에 대해 자금과 윤리적 관점에서 조금씩 역풍이 불기 시작하고 있다.
소립자물리와 천문학 등,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려는 대형 과학 프로젝트(빅 사이언스)는 대부분 수천억 엔에서 조 단위의 비용이 든다. 하나의 국가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 국제 협력 형태가 당연시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자금 문제로 중단된 ‘국제선형가속기(International Linear Collider, ILC)계획’은 그 시작인지도 모른다.
신약 개발 세계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은 ‘이룸의 법칙(Eroom’s Law)’이다. 이룸이란 무어(Moore)의 스펠링을 역으로 읽은 것이다. 정보 기술은 ‘무어의 법칙’과 함께 현격하게 낮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바이오 기술을 구사해 만든 신약의 가격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옵티보와 같은 혁신적인 약은 의료를 지탱해온 일본의 국민보험제도를 위협하고 있다.
-- 커지는 인공생명의 가능성 --
작년 11월, 중국인 과학자가 수정란의 유전자를 편집해 쌍둥이 여자아이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했다. 반세기 이상 전에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발견한 이후부터 시작된 게놈 세계는 생명의 해석에서 개변(편집)으로 전환되며 언젠간 틀림 없이 합성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인공생명이 탄생할 날도 머지않았다.
사람을 모방해 만든 휴머노이드는 왠지 모를 불쾌함을 느끼게 한다.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라고 불리는 심리 현상으로 인한 것이다. 인터넷을 접할 때마다 날라오는 타깃팅 광고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아 불쾌하다. 데이터 비즈니스로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GAFA’에 대한 반감도 이러한 이유를 알 수 없는 위화감의 표출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학기술이 사람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주물리학자인 나고야대학의 이케우치(池內) 명예교수가 생각하는 과학의 미래는 매우 흥미롭다. “과학과 기술을 분리한다. 그런 다음 요소 환원주의 관점의 과학을 그만두어야 한다”라고 그는 주장한다.
요소 환원주의는 자연계에 있는 현상을 점차 세분화하면 법칙이 나타난다라는 사고방식으로, 근대 철학의 아버지인 데카르트가 제창. 350년 이상 과학을 지배해왔다. 물리학의 대상은 원자에서 소립자로, 생물학은 세포에서 분자, 유전자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으로는 지구 환경 문제와 자연재해, 경제활동과 건강 등 현대인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다. 이케우치 명예교수는 “지금까지의 과학으로 알아야 할 것은 거의 다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요소 환원주의로는 알 수 없는 복잡한 현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대에 반드시 일본이 직면하게 될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자. 대지진이다. 물론 지금의 과학기술로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머지 않아 반드시 일본열도를 덮칠 것이다. 그것이 수도 도쿄에서 발생할 경우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85년 전, 물리학자인 데라다(寺田) 씨는 “문명이 발달할수록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자연과 마주하고 문명을 구축해온 과학기술은 다시 한번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서 무력화 될 것인가?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