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액화기술, ‘자기(磁氣) 냉동’ 실용화로 -- 일본의 재료 연구 저력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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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화학/ 신소재/ 환경·에너지
- 기사일자 2019.5.3
- 신문사 일간공업신문
- 게재면 17면
- Writerhjtic
- Date2019-05-12 20:59:28
- Pageview902
수소액화기술, ‘자기(磁氣) 냉동’ 실용화로
일본의 재료 연구 저력에 기대
수소를 냉각해 액화하는 것은 수소를 에너지캐리어(energy-carrier) 및 연료로 이용하는 수소 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수소 액화 원리는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원리가 뒤바뀌려 하고 있다. 강력한 자력을 이용한 자기 냉동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유럽 기업 2곳이 거의 독점해온 액화 장치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지도 모른다. 액화 기술의 브레이크스루(Break Through) 배경에는 일본의 재료 연구가 있다.
■ 수소 사회 도래 임박
2050년에 2조엔 시장
“정부는 2030년에 900억엔, 2050년에는 2조엔 규모의 수소 유통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일본이 수소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액화 기술이 불가결하다”라고 니혼(日本)대학의 니시미야(西宮) 특임교수는 강조한다. 정부의 ‘수소기본전략’에서는 2030년에 수소 1노멀 입방미터 당 30엔에 30만톤, 2050년에는 1노멀 입방미터 당 20엔에 1,000만톤의 공급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각각 국내에서만 900억엔과 2조엔의 수소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거대한 시장 확보를 위해 기업들의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수소를 에너지캐리어로써 이용하기 위해 유기 하이드라이드(Organic Hydride)와 암모니아, 액화수소의 3가지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액화수소는 마찰이나 열 손상 등을 무시한 이론적 최대 효율이 98%로 추산되고 있다. 다른 2종류는 화학 반응을 통해 액체를 만들지만 액화수소는 액화와 기화의 물리현상을 이용하고 있다. 나쿠이(名久井) 도쿄이과대학 특임교수는 “물리 프로세스는 에너지를 기계적으로 회수하기 쉽다”라고 설명한다. 액화로 배출된 열을 회수하고 기화시의 팽창을 이용할 수 있다면 비약적으로 효율이 높아진다.
-- 현재는 3번째 --
하지만 현재 액화수소의 효율은 3가지 기술 중 3번째다. 수소의 끓는점은 20켈빈(-253도씨)으로 낮아, 장치를 만드는데 엄격한 제약이 있다. 수소의 액화 장치는 유럽의 2개 사가 독점하고 있고, 플랜트의 액화 효율은 25~35%에 머물러있다. 기술 개발은 효율화보다는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가 집중되면서 극적인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가와사키(川崎)중공업 수소체인개발센터의 모리모토(森本) 이사는 “액화는 수소 체인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초적인 브레이크스루가 일어난다면 민간에서 개발 경쟁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 액화 효율 40% 실현
물질∙재료연구기구가 돌파구
물질〮재료연구기구는 자기 냉동 기술로 브레이크스루를 일으키려고 하고 있다. 물질〮재료연구기구의 누마자와(沼澤) 액체수소재료연구센터 NIMS특별연구원팀은 액화 효율 40%를 실현했다. 이 자기 냉동 기술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진흥기구가 미래사회창조사업으로서 10년 간 33억엔을 투자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목표는 냉동 효율 50%의 액화 장치 개발이다. 누마자와 특별연구원은 “기존 기술은 유럽 기업 2곳이 특허를 독점하고 있지만 기본 원리는 30년 전 것이 계속해서 이용되고 있다. 자기 냉동은 새로운 기술로 일본에서 지적 재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자기 냉동은 자성체에 강력한 자장을 가해 자기 모멘트(Magnetic Moment)를 강제적으로 모은다. 자장이 없으면 모멘트는 각각 다른 방향을 향한다. 강제적으로 모멘트를 모으는 과정에서 자성체로부터 열이 배출되고 자장에서 해방된 모멘트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주위의 열을 흡수한다.
이 발열과 흡열을 반복해 수소가스에서 열을 이동시킨다.
■ 자성 재료 저 비용화
AI∙데이터 과학 활용
-- 탈(脫)희토류 --
이 때 핵심이 되는 것이 자성 재료이다. 자기 모멘토의 변화량이 클수록 효율은 높아진다. 누마자키 특별연구원팀은 홀뮴∙알루미늄합금 등의 유망 재료를 이미 개발했다. 원재료 비용을 낮추기 위해 미래사회창조사업에서는 희토류를 포함하지 않은 자성 재료를 모색하고 있다. 후보 물질을 리스트화해 자성을 계측,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다. AI기술과 데이터과학을 활용해 데이터를 통한 성능 예측 및 후보 압축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재료 모색과 병행해 재료로서의 가공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자성체와 수소 가스의 접촉 면적을 늘리기 위해 자성체는 직경 200~300마이크로미터의 구형 가루로 만들어 원통형 용기에 담는다. 이 가루의 구형도(Sphericity) 및 입경분포는 충진율을 좌우하기 때문에 균일한 자성 분체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금속계 재료는 수소가 내부에 침투해 열화(劣化)의 원인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를 차단하는 코팅을 개발. 산화알루미늄과 질화티타늄 등이 그 후보이다. 수소는 차단하면서 열은 전달되기 쉬운 재료를 모색하고 있다.
자기 냉동 시스템은 2종류 개발하고 있다. 액화 플랜트에서는 초전도 자석으로 5테슬라라는 강력한 자장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냉각해 액화한다. 이 때 수소가스와 초전도 자석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냉각하는 설계가 요구된다. 문제는 수소가스를 77켈빈에서 액화 온도인 20켈빈까지 냉각해야 하기 때문에 50도 이상의 온도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초전도 재료의 전이 온도와 수소의 온도에 차이가 발생한다. 초전도 코일은 가능한 한 고온에서 작동하는 것이 좋지만 이 때 코일이 수소의 온도를 높인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단열과 냉각, 배열을 잘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누구나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물질∙재료연구기구의 하시모토(橋本) 이사장은 “일본이 가진 초전도 재료와 극저온 재료의 개발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라며 자신 있게 말한다.
■ 냉동 효율 15% 향상
운반용 시스템 개발로
-- 100V 전원으로 가동 --
미래사회창조사업에서 또 한 가지 개발하고 있는 것이 운반 시 액화수소의 기화를 방지하는 냉동시스템이다. 액화수소가 기화하는 20켈빈의 좁은 온도 범위에서 효율을 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운반성을 중시해야 하기 때문에 영구 자석으로 발생되는 1테슬라로 가동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약 5%의 냉동 효율을 15%로 높여 100볼트 전원으로 움직이는 소형 냉동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기화를 완전히 억제할 필요는 없다. 기화된 수소는 운반하는 연료전지차나 유조선의 연료가 되기 때문이다. LNG수송 유조선도 기화하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이용한다. 가와사키중공업의 가미타니(神谷) 상임연구원은 “액화수소의 우위성은 LNG 기술을 이용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 유통 제도가 정비되어있는 점이다”라고 지적한다. 액화수소를 국경을 넘어 유통시킬 시에 필요한 국제적 안전 기준과 수출입 등의 제도가 정비되어 있다.
2050년에 2조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 시장에서 액화 장치는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다. 자기 냉동 기술은 물질 탐색에서 재료 개발, 액화 시스템, 사회 정비까지 험난하지만 확실한 길이 있다. 수소 사회가 실현되었을 때 과연 유럽 기업들의 독점을 타파할 수 있을 것인지, 일본의 저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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