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괴적 이노베이션, 일본도 도전 -- 야심 찬 연구에 1,000억엔, 정부 첫 회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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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3.30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7면
- Writerhjtic
- Date2019-04-07 22:10:21
- Pageview431
파괴적 이노베이션, 일본도 도전
야심 찬 연구에 1,000억엔, 정부 첫 회합 개최
-- 미∙중에 뒤처져, ‘선택과 집중’이 불가결 --
생활 및 산업을 변혁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파괴적 이노베이션’을 창출하기 위해 정부가 새로운 연구 개발 제도를 설립한다. 29일, 구체적인 개발 목표를 결정하는 전문가 회의의 첫 회합이 열렸다. 5년간 약 천억 엔을 투자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야심 찬 연구를 지원할 목적이지만, 자금력으로는 미국과 중국에 못 미친다. 무엇보다 일본의 강점을 활용해 혁신적 기술을 만들어내는 ‘선택과 집중’이 불가결하다.
신설되는 것은 ‘문샷(Moonshot)형 연구개발제도’로, 인류를 달에 보낸 미국의 아폴로 계획을 따서 이름 지었다. “파괴적 이노베이션을 창출하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 최고 연구자들을 불러 모으겠다”. 히라이(平井) 과학기술장관은 전문가 회의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올 여름에 목표를 정해 아이디어를 모집한다. 채택된다면 최대 10년의 지원을 상정하고 있다. 목표에 대해 회합에서는 위원들로부터 “자연 재해로 인한 사망자를 제로로 한다”, “우주 엘리베이터를 실현한다” 등의 발언이 있었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일본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첨단 탄소 재료, 탄소 나노튜브(CNT)가 꼭 필요해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많은 위원들은 이해하기 쉽고 대담한 목표를 정할 필요성을 강조. 의장을 맡고 있는 경제동우회의 고바야시(小林) 대표는 “젊은이들의 꿈을 환기할 수 있는 스토리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모델은 미국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으로, 높은 목표를 내걸고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그 성과는 인터넷의 원형인 기술과 GPS 등 사회와 산업에 꼭 필요한 인프라를 탄생시켰고 미국 애플의 음성기술 ‘시리(Siri)’ 등으로 이어졌다.
파괴적 이노베이션을 창출하기 위해 구미는 정부가 주도하는 형태의 대형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국립과학재단(NSF)는 ‘10대 아이디어’ 사업에 착수. 2019 회계연도에 3억달러(330억엔)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다. EU도 2018년부터 3년 간 하이리스크형 연구 등에 27억유로(약 3,350억엔)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첨단기술 개발에서 미국과 패권을 경쟁하는 중국의 존재가 있다. 예를 들어, 고도의 계산이 필요한 연구에 꼭 필요한 슈퍼컴퓨터. 세계 전문가들이 정리한 최신 계산 능력 랭킹에서 1, 2위는 미국이었지만, 중국은 500위 안에 든 대수에서는 4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슈퍼컴퓨터를 크게 앞서는 양자컴퓨터와 원리적으로 해독이 불가능한 양자 암호에서도 거대한 연구 거점을 안후이(安徽) 성에 건설 중으로, 2020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1조엔 규모가 투입된 프로젝트라고도 알려져 있다. 원하는 유전자를 효율적으로 개변하는 게놈편집에서도 거액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경제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중국은 과학기술 분야에 예산 투입을 집중, 대규모 인재와 자금 투자로 신속하게 성과로 연결시키고 있다. 슈퍼컴퓨터의 성공 패턴을 우주와 IT, 바이오 등 안전보장과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영역에서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보 내에서는 문샷제도에 대해 “현재의 규모로 파괴적 이노베이션을 창출할 수 있겠는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마존닷컴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중국의 화웨이 등은 연구 개발비가 연간 1조엔이 넘는다.
일본은 재정 사정이 어려워 과학기술 예산은 2000년 이후 거의 보합세이다. 앞으로도 큰 폭의 증가를 기대할 수 없는 가운데, 혁신적 기술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미∙중과 같은 방법으로는 경쟁할 수 없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일본은 iPS세포를 중심으로 하는 재생의료 등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젊은 연구자들의 불안정한 고용이 이어지면서 장기적인 시점에서의 연구가 불가능해 논문 수는 생각처럼 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정부가 기대하는 산업적 응용도 진전이 더디다.
문샷제도를 통해 어떤 기술을 개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지금부터다.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도 상황을 지켜보며 어디에 주력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강점을 산업 경쟁력 향상과 인구 감소 등 사회 문제 해결에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 등 명확한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파괴적 이노베이션은 한낱 허황된 이야기로 끝날 수 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