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o economy; 진화하는 경제 (1): 보이지 않는 자산, 성장의 원천으로
-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2.25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3-04 17:34:35
- 조회수464
Neo economy; 진화하는 경제 (1)
보이지 않는 자산, 성장의 원천으로
무형자산, 유형자산의 1.5배로
-- 정보를 연결해 가치를 창출 --
경제가 진화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기술을 연마해 ‘사물(モノ)’을 효율적으로 대량 생산함으로써 경제를 성장시켰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진보와 전세계로의 보급이 그런 상식을 뒤집었다. 부(富)의 원천은 ‘사물’이 아니라 데이터 및 지식 등 형체가 없는 자산으로 바뀌었다. 경제는 지금까지의 연장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 풍요란 무엇인가? 새로운 경제 ‘네오 이코노미(Neo economy)’의 실상을 파헤쳐본다.
“자가용의 유지비용에 월 500유로(약 6만엔)를 쓰고 있지만, 유지비만큼 타지는 않는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 거주하는 30대 회사 경영자인 예쎄 페우랄라 씨는 1년 전 자신이 소유하던 BMW를 팔아 치웠다. 지금은 목적지까지 최적의 루트에 맞는 버스 및 전철, 렌터카, 공유 자전거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비용으로는 월정액 499유로를 지불하고 있다.
-- ‘쾌적함’이 곧 풍요로움 --
페우랄라 씨의 생활을 바꾼 것은 스마트폰의 앱인 ‘Whim’. 2017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헬싱키 시민의 9명중 1명이 이용한다. 자동차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늘어나면 소비가 줄어들어 경제 성장은 둔화된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상식이었으나, 페우랄라 씨는 “쓸데없는 돈이 들지 않게 되어 생활도 편리해졌다”라고 말한다. 풍요로움을 직접 느끼는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쾌적한 이동’이라는 풍요로움을 만들어 낸 것은 자동차라는 ‘사물’의 소유를 통해서가 아니다. 어떤 이동 수단이, 어디로, 얼마나, 어떤 상태인지에 관해 각각의 형태가 없는 정보를 서로 연결시킴으로써 가치가 새롭게 창출되는 것이다.
2018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경제학자 폴 로마 씨는 지식 및 아이디어가 가치를 확대시킨다는 ‘수확체증’을 제창했다. 이런 형태가 없는 무형자산은 이미 부(富)의 원천이 되는 주역이 되었다. 미국, 중국, 일본의 주요 302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권 및 소프트웨어 등 무형자산의 규모는 2007년의 기계 등 유형자산을 상회했으며 2017년에는 4조달러(약 440조엔)에 달해 유형자산의 1.5배가 되었다.
-- 물을 팔지 않는 자판기 --
아이디어 및 정보가 가치의 기반이 되는 사례는 주변에도 찾아볼 수 있다. 2018년 11월에 JR구니타치(國立)역 3번 플랫폼의 자동판매기에서 500ml 패트병의 물이 사라지고 대신에 녹차로 그 자리가 채워졌다. 잘 팔리는 물을 빼는 ‘상식 밖’의 선택으로 그 자판기의 매출은 한 달 만에 3%가 증가했다.
경제학자의 연구 팀이 JR동(東)일본 관내의 자판기로부터 얻은 1억건 이상의 데이터를 해석한 것이 물을 팔지 않게 된 계기가 되었다. 설비 등 ‘사물’을 늘리지 않고 데이터에 학자의 아이디어를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기호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가치가 창출된다.
경제 성장 자체도 기존의 연장선으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영국의 경제사학자 앵거스 메디슨 씨에 따르면 서기1년부터 1900년에 이르기까지 겨우 11배로 늘어난 세계의 국내총생산(GDP)은 그 이후 겨우 150년만에 31배로 늘어났다. 자동차 등 ‘사물’의 대발명이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연율 4%였던 성장률은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연율 2%로 둔화되어 ‘장기 정체’라고 불려지고 있다.
더 이상 성장의 시대는 끝난 것일까? 인터넷에는 검색 및 SNS 등 무료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인 컨퍼런스보드의 캐롤 코라도 씨는 2017년의 미국 GDP에서 무형자산으로의 투자가 12%를 차지하고 있으나, 그 중 60%는 공식 통계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부(富)’는 GDP라는 척도로는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국경이 없으며 형태 또한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기술은 세계 경제를 근본부터 다시 만들고 있다는 것이 20개국∙지역(G20)이 공유하고 있는 위기감이다. 국가는 지금까지 ‘사물’의 ‘부(富)’를 측정하는 기준을 정하고 세제(稅制) 및 사회 보장을 통해 부(富)를 분배해 왔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부(富)가 확산되면서 국가라는 틀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경제 구조를 다시 파악하여 질서를 새롭게 세워야 할 때가 왔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