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충돌, 하이테크의 패권 (4): 경쟁하는 국가관 -- 경제의 상호 의존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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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2.8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9-02-15 21:23:33
- Pageview371
미∙중 충돌: 하이테크의 패권 (4)
경쟁하는 국가관
미∙중 경제의 상호 의존 관계 흔들려
“공산당의 지도가 중국의 특색 있는 사회주의의 최대 강점이다”. 2018년 12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개혁 개방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중국의 특색 있는 사회주의’라는 말을 40번이나 반복했다. 일당 지배 체제는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그의 강한 메시지는 중국에 대항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펜스 미국 부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답변이다.
-- 일당 지배를 통한 혁신 --
연설하는 시진핑 주석의 뒤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3명의 IT(정보기술)기업의 수장, 알리바바그룹의 마윈(馬雲) 씨와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씨, 바이두의 리옌홍(李彦宏)씨가 앉아 있었다. 이것은 중국의 디지털 혁명을 선도하는 민영기업들도 일당 지배 체제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함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것이다.
냉전 종결 이후 미국은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가 구소련의 계획 경제에 승리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하지만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의 급성장은 국가 통제와 시장 경제가 양립될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중국은 미국형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도전자로 등극하게 되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하이테크의 승패를 결정하는 시대에 중국의 국가자본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민주주의보다 유리하게 기능한다. 개인 데이터를 자유롭게 수집해 이용할 수 있는 중국의 디지털 플랫포머들은 미국과 유럽, 일본의 기업들을 스피드에서 능가한다.
-- 2030년에 산업 독점 --
“(AI 분야에서) 중국은 2020년에는 미국을 따라잡고, 2025년에는 추월해, 2030년에는 세계 산업을 독점할 것이다”. 2017년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당시)이 말한 이 예언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 정권은 차세대 고속통신 ‘5G’에서 중국 제품의 배제를 동맹국에게 요구하는 등, 보안을 이유로 중국 기업들의 참여 봉쇄를 도모하고 있다. 상호 의존 관계에 있었던 미국과 중국의 하이테크 업계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있다.
1월 상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기술 박람회 CES. 인텔은 알리바바와 AI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인텔의 한 간부는 “매년 11월, (하루에 3조엔 이상의 주문을 처리하는) 알리바바의 인터넷 특가 세일을 뒷받침하는 것도 인텔의 제품들이다”라며 인텔과 알리바바의 연대를 강조했다.
한편, 알리바바는 미국으로부터의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도 고려해 AI 반도체의 독자적 개발에 착수했다. “AI=알리바바 인사이드’. 최근에는 인텔의 선전 문구를 패러디하는 등, AI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브로킹스연구소는 “실리콘밸리발(發) 기술의 미국 주도 시스템과 디지털 플랫포머가 뒷받침하는 중국 주도 시스템으로 세계가 2분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분석한다.
미∙중 간의 무역 규모는 미국의 무역 총액의 16%, 중국의 14%를 차지해 양국 모두 서로에게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동서 양 진영간 무역 규모가 전체의 5% 전후에 불과했던 냉전기와는 달리, 복잡하게 얽힌 공급 사슬을 풀어내는 것에는 큰 희생이 동반된다. 테크놀로지를 둘러싼 미∙중의 분단은 세계 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 연재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