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놈편집 혁명 -- 의료 및 식품에 응용하기 위한 연구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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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9.2.7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3면
- Writerhjtic
- Date2019-02-14 21:43:06
- Pageview380
게놈편집 혁명
의료 및 식품에 응용하기 위한 연구 활발
획기적인 바이오 기술인 ‘게놈편집’을 의료 및 식품에 응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게놈편집이란 게놈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기술로, 유전성 난치병 치료 및 농수산∙축산물의 대폭적인 품종 개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2018년 11월에 중국의 연구자가 게놈편집이 시행된 수정란에서 쌍둥이가 탄생했다고 발표해 국제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안전성과 윤리적 측면에서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가 보급의 열쇠가 될 것이다.
■ 의학
유전자를 개변, 난치병 치료
게놈편집은 질병의 원인 유전자를 기능하지 못하게 하거나, 정상적인 유전자를 도입해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에서의 응용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방법보다 효율적으로 유전자를 개변할 수 있어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기술적으로 앞서 있지만, 일본에서도 혈우병 등의 치료를 위한 기초연구가 활발하다.
게놈편집은 체내에서 시행하는 방법과 추출한 세포의 유전자를 체외에서 개변해 체내에 주입하는 방법이 있다. 체외에서 시행하는 방법이 올바르게 개변된 세포를 선택해 체내에 주입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아 구미(歐美)와 중국에서 백혈병 등의 치료를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체내에서 게놈편집을 하는 연구도 추진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특정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는 ‘뮤코다당질축적증(Mucopolysaccharidoses)’과 혈액이 굳지 않는 ‘혈우병’ 등 유전성 난치병에서 임상시험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에서의 체내 게놈편집은 자치의과대학(自治医科大学)이 혈우병, 교토대학은 근육 기능이 쇠퇴하는 ‘듀시엔형 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의 원인 유전자를 각각 게놈편집으로 치료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두 곳의 연구 모두 쥐를 이용한 실험 단계이다.
일본에서는 아직 게놈편집을 이용한 유전자 치료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기 때문에 일본의 연구자들은 향후 의료 응용으로 이어지는 임상연구에 소극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현행 유전자 치료에 관련된 임상연구 지침을 확대해 게놈편집의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침은 4월에 확대될 예정이다.
실용화에는 과제도 있다. 게놈편집의 ‘도구’인 단백질을 체내에서 원하는 세포까지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술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다른 유전자 부분이 절단되어 세포가 암이 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2018년 11월에 중국 남방과학기술대학(南方科技大學)의 허젠쿠이(賀建奎) 부교수(당시)가 게놈편집으로 유전자를 개변시킨 수정란을 통해 쌍둥이 여자아이가 탄생했다고 주장. 중국 광둥(広東) 성의 조사 팀이 직접 확인했다. 에이즈에 걸린 남성의 정자와 감염되지 않은 여성의 난자로 만들어진 수정란의 유전자를 조작해 쌍둥이를 탄생시킨 것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체질로 하기 위해서라고 허 부교수는 그 의의를 강조했지만, 엄격한 안전과 윤리가 요구되는 생식 의료로의 응용에 비판이 쏟아졌다.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는 2018년 12월, 과학 분야에서 주목 받은 ‘올해의 10인’에 허 부교수를 선정해 과학자들의 비판 코멘트를 실었다.
수정란을 대상으로 한 게놈편집은 미지의 부분이 많아 아직 임상 응용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유전자의 역할은 복잡해 개변 후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게놈편집으로 태어난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한다고는 장담할 수 없으며 개변된 유전자는 후손에게 유전이 될 것이다. 이는 ‘디자인 베이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해외에서는 임신, 출산을 목적으로 한 수정란 유전자 개변을 법률로 금지하는 나라도 있다. 일본은 수정란을 대상으로 게놈편집을 시행하는 연구에 대해 명확한 규제가 없었지만, 정부가 지침을 만들어 불임 치료에 관한 기초연구에 한해 인정할 방침이다.
새로운 지침은 올 4월에 운용이 시작될 예정이다. 게놈편집이 시행된 수정란을 동물이나 사람의 체내에 주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암과 유전성 난치병을 위한 연구는 앞으로 검토해나갈 과제로 정했다. 의료 행위에 대해서는 아직 규제가 마련되지 않았다.
■ 먹거리
품종 개변 기간 5분의 1로 단축
게놈편집을 식물과 동물의 품종 개량에 응용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교배를 반복하는 기존의 품종 개량에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게놈편집은 개발에 필요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의 품질 개량에서는 약품이나 방사선을 이용해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원하는 기능을 가진 품종을 선발하는 방법이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유전자가 랜덤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품종 개발에는 15년 이상이 소요된다.
반면 게놈편집은 원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효율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다. 새로운 기능을 갖추게 할 수 있고 개발 기간도 약 3년이 걸린다. 유전자 조작 기술처럼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돌연변이에 가까워 안정성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게놈편집을 통한 품종 개량에는 미지수인 부분이 많아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규제 만들기를 서두르고 있다.
환경성은 2018년 8월, 유전자의 일부를 절단하는 게놈편집으로 만든 품종에 대해 유전자 조작 생물이 야생에 미치는 영향을 방지하는 ‘카르타헤나(Cartagena) 법’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보고는 요구되지만, 야외에서 키우는데 필요한 엄격한 심사는 생략된다.
게놈편집 식품에 대한 식품위생법 상의 취급에 대해서는 후생노동성이 논의 중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과는 달리 변화시킨 유전자의 내용과 유해 물질의 유무 등에 대한 정보를 보고한다면 안전성 심사를 거치지 않고 게놈편집 식품 판매를 인정할 방침이다. 올 3월에 앞으로의 방향이 결정될 예정이다.
게놈편집으로 식품을 새롭게 만드는 연구도 추진되고 있다. 쓰쿠바대학은 영양이 풍부한 토마토를 개발했다.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아미노산 ‘GABA’의 함유량이 일반 토마토의 약 15배라고 한다. 농업∙식품산업 기술종합연구기구는 수량이 많은 게놈편집 벼를 만들었고, 긴키(近畿)대학과 교토대학은 근육량이 일반의 약 1.2배인 참돔을 개발했다.
-- 국가 별로 다른 규제 --
게놈편집에 대한 규제 내용은 국가 별로 차이가 있다.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술이기 때문에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에 대한 대응이 정해지지 않은 국가들도 많다.
수정란 게놈편집의 기초 연구는 미국의 경우, 공적 기관이 수정란의 유전자를 개변하는 연구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영국은 정부의 전문 기관이 엄격하게 심사. 중국은 지침을 통해 금지하고 있다.
한편, 독일과 프랑스 등의 국가들은 기초연구라도 수정란의 유전자를 개변하는 것을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게놈편집이 시행된 수정란을 사람에게 주입하는 것은 모든 국가에서 금지되고 있다.
게놈편집 기술이 도입된 식물의 품종 개량에 대한 규제도 다양하다. 미국은 2018년 3월, 농무성은 규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도 개량 후의 품종에 외래 유전자가 없을 경우,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한편, 2018년 7월에 유럽사법재판소가 게놈편집이 이용된 모든 품종을 유전자 조작 품종으로서 규제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뉴질랜드도 유전자를 개변한 모든 품종을 규제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아직도 논의 중인 국가들도 많다.
▶ 수정란을 이용한 치료, 법적 규제 필요
홋카이도 대학 이시이테쓰야(石井 哲也) 교수(생명윤리론)
게놈편집이 시행된 수정란에서 쌍둥이를 탄생시켰다라고 하는 연구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연구에서는 병에 걸리지 않도록 특정 유전자를 없앤 수정란에서 생명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이것은 원하는 유전자를 가진 수정란만을 선택하고 다른 수정란을 배제한 행위이다. 우수한 인간만을 남기고 열등한 인간을 배제하는 ‘우생사상(優生思想)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게놈편집은 원하는 유전자가 아닌 것을 잘라낼 위험성이 있다. 수정란은 유전자가 안정적이지 못해 표적이 아닌 유전자를 제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것이 원인이 되어 아이가 병에 걸린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고, 아이의 인권은 어떻게 되는가?
연구자들 중에는 이번 문제로 게놈편집을 이용한 의료 행위 전체에 나쁜 이미지가 생기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만약 사회적인 오해가 규제나 연구 자금에 영향이 미친다면 체내 세포를 편집하는 등의 유익한 연구가 침체될 수 있다.
게놈편집은 유효하지만, 미지의 부분도 많다. 수정란을 대상으로 한 의료 응용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현재의 법률을 확대해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놈편집 의료에 대해 검토하는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세계적으로 규제 방법을 논의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도 게놈편집 기술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사회적으로 어떻게 기술을 활용해나갈 것인지, 정부가 그 방향성을 정해야 할 것이다.
▶ 소비자와 연구자 간 대화의 장 마련되어야
쓰쿠바대학 오자와 료(大沢 良)(식물육종학)
게놈편집 중에는 유전자를 조금 개변하는 것부터 전혀 다른 유전자로 바꾸는 것까지 다양하다. 유전자를 바꾸는 방법은 유전자 조작에 가깝다. 반면 원래 가지고 있는 유전자를 자르거나 조금 바꾸는 등의 기술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돌연변이에 가깝다.
게놈편집은 기존 방법에 비해 품종 개량에 소요되는 기간이 짧다. 자연환경과 사회 니즈가 변화하기 쉬운 현대에서는 새로운 품종이 빨리 개발되는 것은 큰 장점이다. 유전자 조작은 내병성 등 한정된 기능 밖에는 갖게 할 수 없었다. 이와 달리 게놈편집은 변화시키고 싶은 유전자를 개변해 맛과 영양 등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게놈편집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새로운 기술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고 왠지 모를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기술의 내용과 상품의 안전성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이 세상에 나왔을 당시, 소비자의 생각이 아닌 연구자의 생각을 강요하는 부분이 있었다. 게놈편집에서는 상호 이해의 기회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중요한 것은 대화이다. 기존의 육종 및 유전자 조작과 비교해보면서 게놈편집을 이해하길 바란다. 게놈편집으로 영양이 더 풍부한 토마토를 만드는 연구가 추진되고 있고, 연내에는 상품화될 예정이다. 실제로 상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처음으로 실감하는 부분도 많다. 연구자와 소비자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유통업자도 함께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고 싶다.
《게놈편집 품종 개량의 장점과 단점》
▶ 유전자를 파괴하는 게놈편집
(장점)
- 기간이 짧다
- 원하는 품종을 만들 수 있다
- 일본의 규제 대상으로부터 제외될 예정
(단점)
- 표적 유전자를 찾기 어렵다
▶ 유전자 개변
(장점)
- 기간이 짧다.
- 원하는 품종을 만들 수 있다.
(단점)
- 다른 생물의 유전자가 들어간다.
일본은 규제 대상으로, 심사에 시간이 걸린다.
▶ 기존의 품종 개량
(장점)
- 일본의 규제 대상 밖
- 예전부터 이용되어 왔다.
(단점)
- 완성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 변화하는 유전자를 선택하지 못한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