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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하는 아시아 (4): 자동차 산업의 하극상 시대 -- 중간 소득국의 함정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1.31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9-02-08 21:54:36
  • Pageview428

도약하는 아시아 (4)
자동차 산업의 하극상 시대
중간 소득국의 함정, 내부로부터 탈피

말레이시아의 국민차 제조사인 프로톤(Proton)이 2018년 말에 열린 신형차 발표회. 마하티르 수상은 “설립 35년 만에 큰 진전을 이루어냈다”라며 자랑스러워 했지만, 실제로 차량을 개발∙생산하는 것은 중국 기업이다.

1983년에 자주적으로 설립된 국영 기업 프로톤은 미쓰비시자동차의 기술을 도입했지만, 품질 향상이 이루어지지 못해 시장점유율 저하에 고심해왔다. 이어지는 국민차 페로두아(Perodua)의 핵심 기술도 다이하쓰공업으로부터 도입. 새로운 제3 국민차 구상도 외자에 의존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 성장하지 못하는 현지 기업들 --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동차를 고집하는 것은 선진국 진입의 견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소재 등 폭 넓은 제조업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자동차 산업에 매진해온 태국도 아시아 유수의 생산 거점이 되었지만, 공장을 운영하는 것은 해외 기업뿐이다. 현지 기업들 사이에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유력 제조사가 육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인 당 GDP(국내총생산량)는 말레이시아가 1만달러(약 110만엔), 태국이 7천달러로, 4만달러인 일본이나 3만달러인 한국과의 차이는 크다. 이들 국가들은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는 기술력을 갖지 못해 후진국과 선진국의 사이에서 성장이 둔화되는 ‘중간 소득국의 함정’에 빠져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도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국내 지지를 얻기 위해 임금 인상 정책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자동차분야에서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배차 서비스의 확대로 단숨에 변혁이 이루어져 기존의 세계적 대기업의 우위를 위협하는 신흥기업들에게 호기가 확대되고 있다. 청소기 제조사 영국의 다이슨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이전, 싱가포르에서 전기자동차(EV) 제조에 착수했다. 로완 CEO는 “아시아에는 고성장의 시장과 부품의 공급망이 있다”라며 수급 양면에서의 좋은 환경을 강조한다.

-- 우버를 축출 --
중소득국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힘은 아시아 내부에서도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 2018년 봄, 태국의 자동차 쇼에서는 해외 제품들과 함께 ‘마인 모빌리티(Mine Mobillity)라는 무명 브랜드의 EV가 등장했다. 현지 에너지회사 에너지엡솔루트(Energy Absolute)가 시작(試作)한 것이다.

에너지엡솔루트는 EV용의 거대 배터리 공장과 1천곳의 충전설비 건설 계획을 추진, 완성차도 시야에 넣고 있다. 에너지엡솔루트의 사푸타위쿤 부사장은 “우리는 다른 누구보다도 EV 시장의 성장을 확신하고 있다”라고 강조한다.

배차 서비스에서는 말레이시아 출신 창업가 탄 씨의 그랩(Glab)이 동남아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적 기업인 미국 우버테크놀로지를 아시아 내에서 사실 상 철수시키는 등, 결제와 택배, 쇼핑 대행까지 확대된 독자적인 경제권도 구축하고 있다.

선진국으로부터 도입한 기술과 국내의 저렴한 노동력으로 이룩한 성장이 인건비 상승에 의해 침체되고 있는 것은 아시아 제조업 전체의 과제이다. 이 난관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은 IT와 바이오, 항공∙우주 등 폭 넓은 산업의 기술력을 높이는 ‘중국 제조 2025’를 추진, EV 등 신 에너지차도 중점 분야로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야심에 미국은 경계를 강화하며 제조 2025의 철회를 압박하고 있다. 격화되는 미∙중 대립의 근원에는 기술 패권을 둘러싼 물러설 수 없는 기싸움이 있다. 아시아 성장의 앞에는 쫓기고 있는 선진국들과의 경쟁도 기다리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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