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의 회장을 쫓는 20살의 로봇 정신 -- ‘생활을 바꾸는’ 발상의 세계로
-
- Category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9.1.31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9-02-08 21:41:10
- Pageview439
손정의 회장을 쫓는 20살의 로봇 정신
‘생활을 바꾸는’ 발상의 세계로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에게 촉발되어 로봇 개발로 창업하는 젊은이가 두드러지기 시작하였다.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에게 자극을 받거나 기술력을 평가 받아 직접적인 지원을 받는 등 경위는 다양하다. 창업가로서의 손정의 회장의 존재감이 로봇을 친근하게 느낀 세대의 등을 밀고 있다.
-- 페퍼를 개선 --
“귀사의 Pepper가 활약하고 있지 않다고 들었습니다만”. 2018년 말, 어떤 스타트업 기업이 자사 사이트에 이런 말을 게재하며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페퍼를 업무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앱 개발을 수탁한다고 한다. 소프트뱅크가 15년에 발매한 페퍼는 3년간의 리스계약만료를 맞아 많은 기업들이 창고로 보내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을 무렵이었다.
캠페인을 전개한 것은 X-mov Japan(요코하마현). 앱 주문은 최저한의 요구를 X-mov Japan에 보내기만 하면 된다. 18년 말까지 계약이 끝나는 페퍼의 주인은 무료다. 통상 요금은 13만엔. 시설의 접수처나 안내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주문이 연일 들어오고 있다.
X-mov Japan은 나가야스(長安) 사장(20)이 17년 2월, 자율주행하는 페퍼 개발을 목표로 설립하였다. 페퍼는 발에 바퀴를 달고 있지만 스스로 이동하는 기능은 없다. 나가야스 씨는 전후 좌우로 기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전용 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 개호(돌봄) 시설에서 --
나가야스 씨는 최근 1년,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내장한 페퍼를 데리고 개호 시설을 돌아다닌다. 낮 시간에는 고령자의 레크레이션, 밤에는 시설 내 순찰에 참가시켜 데이터 축적과 기능 개선을 추진한다.
나가야스 씨의 업무나 생활 스타일은 독특하다. 오피스는 물론 집도 없다. 작은 슈트케이스를 가지고 다니며 친구집이나 민박에서 생활한다. 개발은 50대의 남성 기술자와 추진하고 있다.
나가야스 씨는 효고현 출신이다. 초등학생 때 휴대전화를 사기 위해 방문한 근처 소프트뱅크숍에서 유창하게 제품 설명을 하는 점원을 보고 놀랐다. “이 회사는 뭐지? 사장은 누구지?” 구입한 iPhone으로 바로 알아봤다. 기자회견에서 결산을 발표하는 손정의 회장의 동영상을 봤다. “재무 지식이 없는데도 내용이 머리에 들어 왔다”. 명쾌한 설명에 반해 지금도 결산 회견 동영상을 빼놓지 않고 시청한다.
손정의 회장을 ‘롤모델’로 경영자를 목표하게 되었다. 소프트뱅크가 페퍼를 발표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인간이 새로운 생물을 만들었다”라고 충격을 받았다. 로봇 보급의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고등학교 졸업 직전에 창업하였다. “페퍼가 스스로 주행할 수 있다면 활동 폭이 단번에 넓어진다. 세계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일본에는 로봇 붐이 3번 있었다고 한다. 산업용을 축으로 한 1980년대가 제1차, 소니의 ‘aibo’나 혼다의 ‘아시모’의 등장을 단서로 하는 2000~08년 무렵이 2차, 그리고 페퍼가 발표된 14년 무렵부터가 제3차다.
3차 붐이 끝났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인공지능(AI)을 채용한 사람에 가까운 움직임을 하는 로봇개발은 지금의 스타트업 기업의 유력 분야 중 하나다. 시장조사회사인 재팬 벤처 리서치(도쿄)에 따르면 17년의 로봇 관련 스타트업 기업의 자금 조달액은 276억엔으로 16년 대비 55%나 증가하였다.
2차 붐에서 로봇은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 있는 친숙한 존재가 되었다. 제작 키트가 저렴해지고 제어 프로그래밍도 인터넷을 통해 배우기 쉬워졌다. 어렸을 때 로봇을 만드는 환경이 갖춰진 세대가 20대를 맞이하기 시작하였다.
“첫 대면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잊혀지지 않는다”. 손정의 회장과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것은 D.K.T.(가나자와시)의 데무라(出村) 사장(21)이다. 전통가옥을 개량한 가나가와현 즈시시의 셰어하우스에서 생활한다. 한 방에는 로봇 모형이나 3D프린터, 드론, 가상현실(VR)용 헤드셋이 있다. 데무라 사장의 개발 현장이다.
가정용 로봇 ‘Happy Mini’를 개발한다. 눈사람 모양으로 생긴 로봇은 주인과 대화를 하면서 짐을 옮기는 등의 가사 일을 한다. 20년의 개발을 위해 최종 조정 중이다.
-- CES에 출전 --
이시카와현 출신의 데무라 사장은 ‘건담’을 좋아해서 중학교 과학부에 들어가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본격적으로 로봇을 개발하였다. 한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기념으로 떠난 시찰 투어에서 실리콘밸리를 방문, 현지 기업에 스카우트되어 비자가 끝나는 3개월 동안 일하게 되었다. 그 때 개발한 것이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VR로 보는 기술 ‘유사공중산책’이다.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미국 CES에 출전하면서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귀국 후인 16년 12월에 회사를 창업하였다. 할머니를 돌보면서 “로봇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있다”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손정의 회장을 만난 것은 그 무렵이었다. 만남 장소는 손정의육영재단. 손정의 회장이 사재를 털어 16년 12월에 설립하였다. 25세 이하의 ‘높은 뜻과 재능을 가진 인재’에게 유학이나 연구 비용 등을 지원한다. 데무라 사장은 1기생으로서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대화를 통해 “손정의 회장은 비즈니스의 천재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라고 느꼈다. 특기 기술을 키우면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로봇을 실용화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데무라 씨는 여성을 모집하여 로봇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열고 있다. Happy Minni는 콘테스트에 출품된 디자인을 채용하였다. 여고생이 고안한 춤을 추는 로봇은 국제대회에도 출전하였다. 로봇 개발 현장에는 남성이 많은데 그러한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싶다고 말한다.
-- 로봇으로 개호를 돕고 싶다 --
교토 출신의 융 카이 씨(20)도 재단 1기생이다. 재단의 지원을 받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입학, 공학을 전공하면서 직접 로봇부를 만들었다.
손정의육영재단에는 부대표 이사에 교토대학 iPS세포연구소의 야마나카(山中) 소장, 이사에 도쿄대학 고노카미(五神) 총장, 평의원에 프로장기기사 하부(羽生) 9단 등 쟁쟁한 멤버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원은 유학이나 연구에 필요한 경비 외에 국내외에 마련된 전용 거점에서 재단 학생들이 교류를 하거나 학습할 수 있다. 융 카이 씨는 재단지원에 대해 “노력한 만큼 지원도 네트워크도 제공 받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초등학생 무렵부터 국내외의 로봇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융 씨.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 취득을 목표하고 있다. 창업을 할지 연구자가 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개호 보조 등 사람이 보다 좋은 생활을 보내기 위한 로봇 개발자이고 싶다”라며 로봇의 미래를 말한다.
18년 12월 26일, 재단 간담회가 도내 호텔에서 열렸다. 융 씨 등 재단 학생들의 활동보고가 시작되자 손정의 회장은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듯한 엄숙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한편, 인사말을 하기 위해 일어서서는 “안 보는 동안 많이 컸구나”라며 손자를 대하는 듯한 온화한 표정으로 변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은 투자회사의 측면을 강화하고 있지만 창업 지향이 강하다.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기술에 친숙했던 세대에게는 하나의 롤모델 경영자임에 틀림없다. 앞으로도 일본의 스타트업 업계에서 유형무형의 영향을 미칠 것 같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