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S'에서 소니가 보여준 실행력 -- 메시지, 제품 등 탑다운 방식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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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1.18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2면
- Writerhjtic
- Date2019-01-26 23:07:20
- Pageview354
'CES'에서 소니가 보여준 실행력
메시지, 제품 등 탑다운 방식으로 전환
올 1년의 가전기술이나 민생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박람회 ‘CE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였다. 이번에는 미국의 인터넷기업에 의한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나 차세대통신규격 ‘5G’가 초점이 되면서 일본 기업이 주목을 받는 기회가 많았다고는 하기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기자회견이나 전시에서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이 소니다. ‘격변’의 배경을 찾아보면 전자기기업계의 현재 상황도 알 수 있을 것이다.
-- 제품 설명보다 콘텐츠 소개 --
“테크놀로지로 사람과 사람, 크리에이터와 유저를 연결하는 것이 우리들의 미션이라고 생각하며 ‘크리에이티브 엔터테인먼트 컴퍼니’라는 메시지를 창출하였다”. 7일 저녁, 라스베이거스. 회견 직후에 소니의 요시다(吉田) 사장에게 이번 CES의 목적에 대해 물으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사장으로서 처음으로 참여하는 CES의 회견에서 요시다 사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CES에서는 일반적으로 AI나 자율주행, 5G와 같은 테크놀로지가 주역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기어를 시프트하고 싶다”. 실제로 최신기술이나 신제품에 관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자사의 기술이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였다.
무대에는 영화제작부문이나 음악부문의 수장이 등단하여 최신 작품이나 아티스트를 기용한 브랜드의 프로모션에 대해 설명하였다.
전날에는 인기캐릭터 ‘스파이더맨’의 탄생을 그린 애니메이션영화로 골든 글로브상을 수상한 감독과, 가수이자 인기 프로듀서인 퍼렐 윌리엄스 씨 등이 등단하여 자리를 빛냈다.
소니가 CES에서 최신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설명을 꺼리는 것은 최근에는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와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예를 들면 2009년의 CES. 당시 CEO인 하워드 스트링거 씨의 기조강연이 끝난 뒤에 등단해 분위기를 달군 사람은 신작 영화 홍보차 방문했던 배우 톰 행크스였다.
이번에는 애니메이션부문의 수장인 크리스틴 벨슨 씨가 일반용 8K 텔레비전의 신제품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 있었다. “세세한 부분을 재현하는 능력 등은 우리들이 사용하는 프로 사양의 제품과 거의 동등하다”. 콘텐츠 제작의 프로이기 때문에 고품질의 제품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일반용에 응용한다. 소니는 이러한 방법을 방송 기재 등에서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소니의 ‘왕도’다.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2’의 마지막에 ‘소니 아쓰기기술센터 여러분’이라는 문자가 등장한다. 고성능 기재를 제공한 것에 대한 감사를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러한 협력 관계는 소니 일부의 이야기였다. 프로와 협력하여 그 성과를 일반용에 활용한다. 이러한 단일 메시지로 45분의 회견을 마무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이례적이었던 것은 부스의 전시다. 지금까지는 텔레비전이나 디지털카메라, 반도체 등 각 부문이 추천하는 다양한 제품을 전시했었다. 이번에는 기자회견의 메시지에 부합한 기술과 제품 전시로 한정하면서 부스 모습이 일변하였다. 부스를 걷다 보면 텅 비어 있는 듯한 인상을 받을 정도였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내 절차도 변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각 부문이 ‘추천 제품’을 선택하고 그것을 전시하는 시스템이었지만 탑다운 방식으로 변하였다. 이를 통해 사업부문의 비용 부담이 줄고, 본사 부문의 부담이 늘었다고 한다. 텔레비전 등을 담당하는 다카기(高木) 전무에게 물어보니 비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소니의 현재의 기본적인 경영 자세를 보여주었다”라고 말했다.
-- CES의 E는 Execution --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있다. 일본인 기자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는 오랫동안 소니를 취재한 기자들 사이에서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나왔다. “일반용 제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실제 기기의 전시가 적다”. 미국인 기자도 “CES의 ‘E’는 전자기기를 의미하는데 소니에게는 엔터테인먼트였다”라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단, 외부 환경을 냉정하게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이번 CES에서 존재감을 키운 것은 음성 AI의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는 구글이나 아마존닷컴과 같은 미국의 인터넷 거인들이다. 출전도 하지 않았는데 콘텐츠전송서비스를 텔레비전에도 ‘개방’한 미국의 애플도 주목을 받았다.
실은 소니도 아마존의 AI를 탑재한 헤드폰을 발표하고, 텔레비전에서는 애플의 서비스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IT기업은 기술이나 서비스를 많은 기업에게 제공하고 있어, 전자기기업체는 이것만으로는 자사 제품을 차별화할 수 없다. 그룹에 콘텐츠 부문을 두고 있는 소니 입장에서는 제작자와의 강한 연대를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인 전략이다.
한편 파나소닉은 디지털카메라나 DJ기기, 커넥티드카, 신규사업 개발과 같은 폭넓은 테마를 다루면서 작년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샤프는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의 산하에서 업적을 회복하고 4년만에 본격적으로 복귀하였다. ‘부활’이 최대 테마였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이라는 틀 안에서는 소니의 변화 모습이 부각된 CES라고 할 수 있다. 단, 요시다 사장이 이전에 말했던 것처럼 수년 동안 소니는 ‘트레이닝 부족’이었다. 현재는 클라우드나 AI와 같은 기술에서 미국 기업에 크게 뒤쳐져 있어, 그 앞을 내다본 개발이나 준비가 필요하다. CES도 그러한 성과를 선보이는 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소니에게 CES의 E는 엔터테인먼트라는 비판적인 소리도 있었지만 Execution(실행)의 E라고도 할 수 있다. 요시다 사장은 히라이(平井) 전 사장의 참모로서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분사화도 단행하였다. 역사적으로 ‘현장’이 강한 기업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여 융통성 있는 전시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다음은 그 실행력을 사업 창조에 활용할 차례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