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업뉴스요약

미국의 기술 유출 규제, 한층 더 강화
중국을 염두, 일본 기업도 대상

미국이 첨단 기술의 국외 유출에 대해 폭 넓게 규제망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국방권한법(The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와 로봇 등 첨단 기술에 대해 수출과 투자의 양 측면에서 규제가 큰 폭으로 강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기술 패권을 노리는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규제 대상에 예외를 두고 있지 않아 미∙중 양국에서 거래하는 일본 기업들도 그 대상이 된다. 일본 정부는 미국 정부에 정보 제공을 요청할 방침이다.

-- AI와 로봇 등 14개 분야 --
미국의 규제 강화는 국방권한법의 일부인 수출관리개혁법과 외국투자리스크심사 근대화법(近代化法)을 기반으로 한다. 안전보장 상의 우려가 있는 투자와 수출의 양 측면에서 미국으로부터의 기술 유출을 막는다는 것이 목표이다.

이번 규제 강화의 최대 특징은 실용화에 시간이 걸리는 유망한 기술의 씨앗도 포함해 규제한다는 점이다.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 현재의 규제로는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성은 AI 등 14개 분야를 예시해 민간으로부터의 의견 공모를 거쳐 올 봄에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이 염두에 두는 것은 중국이다. 지금까지는 중국 기업 및 중국계 투자펀드가 미국의 신흥기업에게 조기 투자해 지배권을 장악, 미래 투자를 위해 신기술을 중국에 가지고 갈 수 있었다. 이번 규제 강화로 이러한 유출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수출 규제는 일본 기업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4개 분야의 기술을 중국 기업 등에 이전하는 등의 수출에 미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게 되므로 미국의 특허를 이용해 중국에서 제품 개발을 하는 등의 케이스가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도체 등은 일본 기업과 미국 기업 등이 서로의 특허 사용을 인정하는 ‘교차 크로스’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이다. 한 반도체 제조사 간부는 “많은 반도체는 미국의 특허 없이는 만들어낼 수 없다”라고 말한다. “미국 정부가 안전보장 상의 이유를 어디까지 확대해 해석할지 알 수 없다”(전자업체 간부)는 목소리도 많다. 미국의 규제는 부품 공급 체인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AI 등은 일본 기업들도 미국에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의 연구소에서 개발한 AI를 활용해 중국에서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경우 ‘미국 발 기술 유출’에 해당해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2018년 11월, LIXIL이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이탈리아 자회사를 중국계 기업에 매각하려 할 때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LIXIL은 미∙중 마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케이스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을 거점으로 하고 있지 않아도 안전보장을 이유로 외국 기업도 법 집행 대상으로 본다. 미국을 포함한 복수의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일본 기업이 중국에 수출하거나, 사업을 매각하는 등의 경우 미국의 심사∙규제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번 새로운 규제안은 민간으로부터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상세한 설계는 지금부터 본격화될 예정으로,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운용에 따라 좌우되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한다.

과도한 규제는 미국으로의 투자를 둔화시킬 수 있다. 의견 공모에서는 IT업계의 국내 연구 개발 투자가 침체되는 점과 규제에 대응을 위해 기업 부담이 증가하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 미국이 수출∙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14개 첨단 기술 분야
1. AI
2. 바이오테크놀로지
3. 측위 기술
4. 마이크로프로세서
5. 선진 컴퓨팅
6. 데이터 분석
7. 양자컴퓨팅
8. 수송 관련 기술
9. 3D프린터
10. 로보틱스
11. 뇌와 컴퓨터의 접속
12. 극초음속
13. 첨단 소재
14. 선진 보안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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