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모가 작아지는 일본 기업들 -- 기업의 평균 수명 89년, 성장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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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11.18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11-26 16:32:39
- 조회수400
규모가 작아지는 일본 기업들
기업의 평균 수명 89년, 성장 둔화
일본 기업들의 ‘소규모화’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기업 규모의 대형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기업 1곳 당 시가총액이 2000년 말의 2.6배로 증가한 반면, 일본은 1.7배에 머물러 있다. M&A 등을 통한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않아 성장력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업의 경쟁 환경에 대한 재검토 등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 중국에 역전 당해 --
2000년 말에 9.9억달러(약 1,120억엔)였던 일본의 1개 기업 당 시가총액은 2017년 말에 17억달러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은 27.5억 달러에서 72.3억달러로 크게 성장해 일본과 미국의 격차는 2.8배에서 4.3배로 늘어났다. 5억달러였던 중국은 5.4배인 27억달러로 일본을 역전. 일본과 중국의 격차는 0.5배에서 1.6배로 확대되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닷컴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중국에서는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 등 젊은 인터넷회사들이 급성장했다. 일본에서도 소프트뱅크와 패스트리테일링 등이 건투하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 기업들의 수와 시가총액의 증가 등에서 해외에 뒤처져있다.
일본 기업의 소규모화의 배경에는 인터넷 사업에서의 늦은 출발, 토대가 되는 일본 경제의 침체, 규제 완화 지체, 경영자 마인드의 보수성, 어학 능력을 포함한 글로벌 인재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많은 전문가들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기업의 신진대사가 해외에 비해 둔화되고 있다”(데이쿄(帝京)대학 슈쿠와 교수)라는 문제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상장 기업의 ‘평균 수명’을 추산해보았다. 신규 상장을 포함한 상장 기업 수의 연평균이 100개 사라고 할 때 상장 폐지가 10개 사일 경우, 1년 간 기업의 10분의 1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전체 기업들이 교체되기까지는 10년이 소요, ‘평균 수명(상장 유지 햇수의 평균치)’은 10년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계산법으로 보면 2017년 시점에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상장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15년’, 영국 런던증권거래소는 ’9년’이다. 이에 반해 일본 거래소의 상장 기업들은 ‘89년’으로 평균 수명이 너무도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7년,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약 130개 사가 신규로 상장했고, 이보다 많은 150개 사 이상이 사라졌다. 그 결과, 상장 기업 수(연 평균)는 약 2,300개로 전년보다 약 60개 사 감소. 상장 기업 수는 2016년부터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로의 제출 자료를 통해 상장 폐지 이유(상장 투자신탁 등을 제외)를 조사해본 결과 약 80%가 M&A에 의한 것으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재편 및 독자적인 강점을 지닌 소규모 기업들의 인수가 빈번하게 이루어졌다. 2017년에는 다우케미칼과 듀폰이 통합해 세계 최대 화학회사 다우듀폰이 탄생했다.
-- ‘장수’가 함정으로 --
한편, 일본은 신규 상장이 100개 사 이상 늘어난 반면, 상장 폐지는 40개 사에 불과하다.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장 기업 수는 약 3,600개 사로, 세계적으로도 많은 편이다. 이는 M&A 등의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일본에서는 기업 존속을 목적으로 하는 경영자들이 많다”(미즈호증권의 기쿠치 씨)라는 지적도 있다. 장기간의 경기 침체로 일본에서는 은행의 힘이 커져 M&A 등을 통해 적극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보다는 대출 상환이 확실한 안정형 경영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독보적인 기업의 ‘장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산도 해외에 비해 적다. 데이코쿠(帝国)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17년까지 10년 간 도산한 일본의 상장 기업 수는 79개 사. 같은 기간에 미국에서는 총 자산 1억달러 이상인 기업만도 331개 사가 연방파산법 11조를 신청했다. 일본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파산이 경영 상의 선택지와 분리되어 조기에 신청할 수 있어 재생도 용이하다. 파산에는 시대에 도태된 기업에서 자본과 인재가 방출되어 새로운 성장 기업이 육성되기 쉬워지는 효과도 있다.
성장 지향에 소극적이라는 문제는 이전보다 악화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행은 연 6조엔 규모로 상장투자신탁(ETF)을 구입해 도교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하기만 해도 일정액이 구매된다. 실적 저하를 방치해도 낮은 주가로 인한 시장 압력을 받지 않는다. 이러한 환경이 성장이 아닌 상장 유지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영 마인드의 토대가 되고 있다.
창업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사업 및 기업의 매각, 파산 처리 등의 장벽이 낮아져 경영자는 성장의 인센티브가 명확해진다. 기업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통합적 시책들이 성숙기에 접어든 일본 경제에는 한 층 더 중요해지고 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