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혁신력, 인재 강국으로 가는 길 (2): ‘미래 교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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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10.11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8-10-18 16:56:22
- Pageview398
일본의 혁신력, 인재 강국으로 가는 길(2)
‘미래 교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답은 교과서 밖에서
일본의 정치의 중심, 나가타(永田) 정(町)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도쿄 지요다구립고지마치(千代田区立麴町)중학교. 도심의 한가운데 있는 이 곳에서 9월, ‘미래 교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이곳 학생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태블릿 화면을 보고 터치펜으로 문제를 풀고 있었다. 문제를 푼 후에는 해설을 볼 수 있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지도에만 집중할 수 있고, 칠판도 교과서도 필요 없다.
-- 주입식 교육에서의 탈피 --
이곳에서 이용하는 교재는 교육 관련 스타트업기업, 컴퍼스(도쿄)가 개발했다. 인공지능(AI)이 학생들의 이해도에 맞게 연습문제를 제공, 가정 학습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고지마치중학교는 이전에는 수험 공부를 중시하는 명문고 입시 중심의 학교였지만, 지금은 정기 시험 및 숙제가 사라졌다. AI를 이용한 교재를 통해 효율적으로 지식을 배우고 남은 시간은 기업이나 전문가 등 외부 자원을 활용해 자주성과 창조성을 기르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의 ‘오픈 이노베이션’인 것이다.
3학년 수학여행은 학생들이 스스로 투어를 기획한다. 학생들은 직접 현지에 찾아가 관광자원을 조사하고, JTB여행사 사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하며 우열을 가린다. 2학년생은 NTT도코모와 크레딧세존(Credit Saison) 등이 낸 과제에 대해 해결법을 모색, 그 내용을 평가 받는다. 고토(工藤) 교장은 “교육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키겠다”라며 의욕을 보였다.
일본에서는 대량의 지식을 익혀 신속하고 정확하게 재현하는 교육이 중시되어왔다. 주입식 교육이라고 비난 받기도 했지만, 균일한 능력을 가진 인재를 대량으로 육성해냄으로써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어 파는 등의 고도 성장의 모델이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AI와 로봇이 고도로 발전한 사회에서는 지식 및 업무 달성 등 기존의 스킬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폐쇄적이라고 비판 받던 교육계가 외부로부터 지혜를 구하기 시작했다.
-- 정답은 가르치지 않아 --
‘선생님이 가르치지 않는 수업’. 일본대학미지마(日本大学三島)중학교는 통신교육업체 Z회(시즈오카 현)가 개발한 IT 교재를 도입해 과제 해결식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태블릿을 이용해 외부 전문가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등을 하며 온라인에서 토론, 해결법을 모색한다. 그 한 예로, 학생들이 지방 관광을 테마로 개선 방법을 정리해 심사를 받는다. 중학교 2학년인 우매하라(梅原)(14)는 “우리들과는 다른 시각을 배울 수 있어 신선했다”라며 흥미로워했다.
9월부터는 가정과 수업에도 이러한 방식의 수업을 도입해 식품에 관련된 테마를 학생들이 스스로 설정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식품첨가물의 경우 화학을, 고독하게 혼자 식사하는 ‘혼밥’의 경우 사회 등의 교과 지식을 바탕으로 내용을 깊이 연구한다. 이러한 수업에서는 통상적인 교과와는 달리 정답이 하나가 아니다. 인내심 갖고 배우는 강한 의지를 기르고 시험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Z회는 새로운 능력 평가법을 개발해 5년에 걸쳐 효과를 추적할 예정이다.
기술은 급속하게 진보하고 있고 저출산 고령화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노동 인구 수가 한정되어 있는 가운데 일본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각자 자신의 개성을 길러나가는 수 밖에는 없다. 일률적인 것을 지향해온 일본 교육에서도 서서히 시대의 변화에 맞는 변혁이 시작되고 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