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의료, 게놈편집 (하): 의료 응용의 실용화는 체외 개변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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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8.10.3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3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10-11 21:11:29
- 조회수346
바이오 의료 NEXT; 제1부 게놈편집 (하)
의료 응용의 실용화는 체외 개변으로부터
일본, 다양한 주변 툴을 확충해야
■ 일본게놈편집학회 야마모토 다카시(山本 卓)회장에게 묻다
누구나가 간단히 이용할 수 있는 게놈편집기술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 의료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되고 있지만, 실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 보장이 절대 조건이다. 게놈편집 연구의 국내 제 1인자로, 일본게놈편집학회 회장이기도 한 히로시마대학의 야마모토 교수에게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인터뷰했다.
Q. 게놈편집기술을 의료에 응용할 경우, 어떠한 이용 방법이 상정되고 있나요?
A. “약처럼 게놈편집 툴을 체내에 투여해 개변시키는 방법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원하는 장소에 툴을 이동시키는 약물전달기술(DDS)가 현시점에서는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DDS가 완성되었다고 해도 원하는 장소 외에도 영향을 줄 위험성이 남아있다”
“이러한 의미에서는 일단 체내에서 추출한 세포를 게놈편집으로 체외에서 개변해 다시 체내로 투입하는 방법이 유효할 것이다. 유전자의 절단 및 도입이 잘 이루어지는 것만을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에이즈바이러스(HIV) 치료와 암은 이러한 방법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대상이 되는 질병의 종류는 적을지도 모르지만, 현시점에서는 이것이 가장 유효한 의료 응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Q. 게놈편집에는 크게 3가지 기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료 응용에 적합한 기술은 무엇인가요?
A. “ZFN, TALEN, 크리스퍼 캐스9 가운데 기초연구로서 가장 적합한 기술은 크리스퍼 캐스9이다. 압도적으로 이용이 쉽다. 하지만 의료 응용의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3가지 기술마다 각각 장단점이 있어, 어느 기술을 이용할 것인지는 그 목적에 따라 선택해야 할 것이다. ZFN과 TALEN은 원하는 장소를 효과적으로 절단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크리스퍼 캐스9은 최근 연구에서 예기치 못한 장소를 절단해버리는 위험성도 지적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원하는 장소의 유전자의 염기 배열만을 체크하고 다른 장소는 조사하지 않았다. 지금 이상으로 신중하게 게놈편집 후의 모든 배열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Q. 게놈편집 연구는 미국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A. “연구, 응용 모두 일본은 확실히 뒤처져 있다. 미국의 자금력과 지금까지 추진해온 연구 기간은 일본과 차이가 많이 난다. 이를 따라잡을 방법 중 하나는 게놈편집을 보다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마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변하는 유전자의 라이브러리를 만들거나, 복수의 장소를 동시에 개변하는 등의 기술 개발도 유효할 것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예를 들자면, 게놈편집 툴은 OS(기본소프트웨어)이다. 컴퓨터 나 스마트폰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앱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얼마만큼 이와 같은 앱을 개발해나갈 수 있는지, 그리고 많은 연구자들에게 이용될 수 있는지가 일본이 게놈편집 연구개발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안전성 확립은 절반
‘표적 외 변이’에 대한 논문도
“크리스퍼 캐스9의 게놈편집은 지금까지 생각되어온 것보다 부정확할지도 모른다”. 올 7월, 미국 과학잡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게재된 한 편의 논문이 전세계 게놈 연구자들과 제약회사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자극적인 논문을 투고한 곳은 영국의 유전자 연구기관, 웰컴생거연구소의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마우스와 사람의 세포를 이용해 크리스퍼 캐스9을 이용하기 전후의 유전자 염기 배열을 철저하게 조사했다. 그 결과, 원하는 장소 가까이에서 염기 배열의 손상과 재편성이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가까운 장소뿐만 아니라 “표적의 절단 부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장소에서도 손상 및 복잡한 재배열이 발생했다”라고 한다.
“의료 응용은 안전성이 가장 큰 전제 조건이다. 의료 응용에 회의적인 견해를 가진 연구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제약회사 소속 연구자). 물론 이 연구 논문만으로 크리스퍼 캐스9의 안전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앞으로 더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크리스퍼 캐스9은 표적이 되는 배열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범용성도 높아 제약회사들이 일제히 연구에 착수하고 있다. 게놈편집을 이용한 질환 치료 응용에서는 암과 에이즈, 난치병 ‘겸상 적혈구 빈혈증’ 등의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연구 현장에서는 폭 넓게 이용되고 있는 크리스퍼 캐스9이지만, 상업적 이용을 위한 본격적인 검토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장벽인 특허료 문제도 크다. 크리스퍼 캐스9에는 현재 두 가지 중요한 특허가 있지만, 일부는 아직 재판 중이다. 어디에 얼마만큼의 특허료를 지급해야 하는지, 불투명한 부분도 남아있다.
윤리적 측면과 법제도의 문제도 앞으로의 쟁점이다.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은 9월 28일, 생식보조의료 연구에 이용할 목적으로 게놈편집을 사람의 수정란에 이용하는 것을 내년 봄에 해금(解禁)한다고 공표했다. 단, “게놈편집 후의 수정란을 체내에 주입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미 사람의 수정란을 이용한 유전자 질환 치료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유전자를 원하는 대로 조작한 ‘디자이너 베이비’가 SF소설이 아닌 “현실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국내 유전자 연구자). 수정란의 유전자 개변의 영향은 자손들에게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 예기치 않은 이상이 미래에 발생할 위험성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크리스퍼 캐스9의 기초 기술이 탄생한 것은 2012년. 아직 6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임상 응용으로까지 개발이 추진되는 등 경이적인 진보를 달성했다. 앞으로는 예상되는 위험성을 찾아내 하나씩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신의 손이라 불리는 기술이 인간의 것이 될 수 있다.
-- 연재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