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사스, 미 IDT 인수 -- 반도체, '사람 오감' 담당/자율주행∙실내 CO₂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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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8.9.2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5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9-09 16:47:01
- 조회수470
르네사스, 미국의 IDT 인수
반도체, '사람의 오감' 담당/ 자율주행∙실내 CO₂ 감지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가 미국의 반도체 기업 Integrated Device Technology(IDT)를 인수한다. “사람의 오감을 담당하는 반도체로 세계를 바꾼다”. 그레고리 워터스 CEO가 이렇게 호언장담하는 IDT는 어떤 기업일까? 총액 6천억엔의 이번 인수를 통해 르네사스가 원하는 것은 자동차의 눈과 귀가 될 첨단기술의 확보다.
“이 인수 가격으로는 종업원을 떳떳하게 볼 수 없다” “르네사스와 한 가족이 되면 IDT는 한층 발전한다”. 8월 하순, IDT와 르네사스 수장들의 전화 회의에서는 긴박한 대화가 이어졌다. 르네사스는 8월 31일, “가일층의 사업 성장을 위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라는 성명을 발표. 미국의 주식시장에서는 같은 날 IDT의 주가가 전날 마감 대비 12.29% 상승하여 약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사는 이르면 다음 주 내에 최종 합의할 전망이다.
IDT는 1980년에 미국에서 창업하였다. 생산설비를 보유하지 않고 설계나 개발에 특화된 팹리스 기업으로 약 1,800명의 종업원 대부분은 기술자다. 일본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반도체업계에서는 내로라하는 기업이다.
“IDT의 반도체는 시각이나 촉각 등 사람의 오감 역할을 담당한다”. 워터스 CEO는 작년 말, 미국 TV에 출연하여 자사의 강점을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오감 역할을 담당하는 반도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예를 들면 후각의 경우, 사람은 공기 중의 성분을 냄새 맡을 수 있지만 기계는 그럴 수 없다. IDT의 반도체는 공기 중의 성분 등 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로 중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가구에 반도체를 장착하면 실내의 이산화탄소(CO₂)를 감지하여 자동적으로 창문을 열거나 자동차에 탑재함으로써 운전자의 음주를 감지한다. 자율주행 차에 탑재하면 자동차의 눈이나 귀로서 강점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워터스 CEO는 “반도체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무선 경유로 다양한 기기에 충전하는 무선급전 칩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미 한국의 삼성전자 등 주요기업의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단말에 채용. 급전 설비 등 인프라 문제를 안고 있는 전기자동차에서도 향후 무선급전 수요가 높아질 전망이다.
IDT의 업적은 호조다. 18년 3월기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935억엔. 매출 총이익률은 50%를 웃돈다. 그 호조의 주역은 데이터센터용 통신반도체다. 스마트폰의 보급 등 세계적인 디지털화의 흐름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IDT의 사업구성 비율을 보면 이러한 데이터센터용 매출이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그 외에 통신인프라용이 약 30%, 가전용이 약 20%로 균형있게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 주력하는 것은 자율주행 분야다.
15년에 자동차용 반도체를 전개하면서 독일 보쉬 등 대형 자동차부품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독일 ZMDI를 인수. 워터스 CEO는 “자율주행의 코어기술은 손바닥에 올릴 정도의 반도체에 집약될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이다”라고 말한다. 차량탑재 부문의 구성 비율은 최근에 10%를 넘었다.
차량탑재 반도체에서 세계 2위인 르네사스는 자동차 분야에서 폭넓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인수가 실현되면 IDT는 르네사스를 통해 고객 기반을 확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양사는 자율주행 등 차세대 분야에서의 표준 기술의 획득을 목표한다.
13년에 관민 펀드인 산업혁신기구 등에서 지원을 받은 르네사스는 국내 공장이나 종업원 수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구조 조정으로 경영 위기를 극복하였다. 그러나 르네사스가 재건을 추진하는 동안에 네덜란드의 NXP세미컨덕터와 미국 인텔 등 차량탑재 반도체 경쟁사는 착착 M&A 전략을 추진하였다. 개발 능력이 뛰어난 IDT의 인수는 반격을 위한 시작이다.
양사는 최종 합의를 위한 조정 협의를 추진하고 있지만 반도체 업계의 M&A는 국가 간의 생각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브로드컴에 의한 퀄컴 인수에서는 대미외국투자위원회(CFIUS)가 ‘안전보장 상의 우려’를 표명. 올해 3월에 트럼트 대통령이 인수를 포기하도록 명했다. 르네사스의 IDT 인수에 대해서도 이러한 장벽이 가로막을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일본의 반도체 기업은 제조 부문에 중점을 너무 둔 결과 강점을 잃어버렸다. 르네사스는 팹리스 기업인 IDT 인수로 설계∙개발 능력을 끌어올려 디지털 시대의 거친 파도에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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