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게놈의 당 사슬 연구, 어려움에 직면 -- 이화학연구소 등 조직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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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8.8.14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2면
- Writerhjtic
- Date2018-08-20 16:41:35
- Pageview365
Start Up Innovation / Science
포스트 게놈의 당 사슬 연구, 어려움에 직면
이화학연구소∙산업기술종합연구소 내부 조직 해산
생체 안에 있는 고분자 ‘당 사슬’ 연구는 일본이 강한 분야이다. 인간 게놈(인간 유전체)이 해독된 2003년 이후, 병의 진단 및 치료약 개발 등을 위해 연구가 활성화되어 왔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 그 앞날이 위태롭다. 침체된 연구를 되살리기 위해 뜻 있는 연구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연구자들이 지침 제시, 타개책 모색 --
다니구치(谷口) 오사카대학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약 150명의 당 사슬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올 5월, 앞으로의 연구 지침인 ‘미래를 창조하는 당 과학(Glycoscience)’을 정리. 질병의 발생과 당 사슬과의 관계 및 의약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최첨단 연구 개발을 거의 망라하는 300페이지를 넘는 대작이다.
-- 당 사슬 연구기구는 전세계 한 곳 --
‘미래를 창조하는 당 과학’은 당 사슬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목표로 해야 할 기술 개발 테마 등 앞으로의 과제도 제시했다. 다니구치 교수는 “게놈과 단백질을 대상으로 한 기술의 진보가 너무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당 사슬 연구도 최선을 다해 추진되고 있지만 도태되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이번 지침을 작성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맨 마지막 장의 결말과 전망에서는 기반 연구를 이어나가기 위한 거점 정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암으로의 발전과 바이러스 감염, 개체 인식 등 많은 생명 활동에 관련된 당 사슬의 기능을 밝혀 신약 개발, 조기 진단 및 질병 예방 등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연구자들 사이에서 널리 인식되고 있다. 한 때는 포스트 게놈의 유력 분야로서 많은 나라에서 프로젝트가 추진되었지만 지금은 모두 종료되어, 당 사슬에 관한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곳은 현재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 한 곳에 불과하다.
지속되는 프로젝트가 적은 것에는 당 사슬 특유의 이유가 있다. 난이도가 높은 두 가지 기술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당 사슬이 어떠한 구조를 하고 있는지 빠르고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 또 하나는 합성에 시간이 걸려 원하는 대로 당 사슬을 설계해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유전자를 구성하는 ‘핵산’과 생체를 구성하는 ‘단백질’ 분야는 혁신적인 기술들이 등장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내고 있다.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유전자 정보를 해독하는 장치와 원하는 유전자를 떼어내거나 붙일 수 있는 게놈편집기술은 답보 상태에 있는 당 사슬 분야의 기술 개발을 더욱 위축시켰다.
이화학연구소와 산업기술종합연구소에 있던 당 사슬에 특화된 한시 조직이 종료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산업계와의 공동 연구에서는 간염에서 간경화로 전환되는 간의 변화를 당 사슬의 차이를 이용해 신속하게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보험 적용이 되는 등의 성과는 나왔다. 이화학연구소도 진단에 응용할 수 있는 당 사슬 분석 기술과 당 사슬이 염증을 억제하는 구조를 밝혀내 치료약 개발을 지원하는 연구 등으로 실적을 올렸다.
게놈 및 단백질 연구분야에서는 암의 진단과 개인의 체질에 맞는 치료약 개발 등 실용적인 성과가 연이어 나오면서 기업들도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히라바야시(平林) 수석연구원은 “당 사슬은 복잡해고 손이 많이 가는 물질이다. 연구에 시간이 걸려 기업 등과의 새로운 연대를 위한 성과를 신속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라며 아쉬워했다.
히알루론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관절기능 개선제를 세계 약 20개국에 판매하고 있는 세이카가쿠(生化学)공업은 당 사슬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와의 공동 연구에 참가한 당 사슬 기반연구실의 미나미자와(南沢) 실장은 “정부 거점이 아니면 추진력이 약하다”라고 지적. 대학에서 활동하는 당 사슬 연구자들과 연대를 이어나가 연구 개발이 쇠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당 사슬에 주목하기 시작한 구미(歐美) 기업 --
지금까지 당 사슬 연구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해외에서 당 사슬에 주목하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하는 점도 일본의 연구자들에겐 불안한 요소이다.
미국은 2012년, EU는 2015년에 당 사슬 연구 추진을 촉구하는 보고서가 작성되었다. 미국에서는 조지대학이 획득한 정부 예산으로 연구자들을 모아 미국 각지에 유수의 거점을 정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당 사슬 연구에 강점을 가진 스크립스(Scripps)연구소(캘리포니아 주)도 건재하다고 알려져 있다.
도쿄도건강장수(東京都健康長寿)의료센터연구소의 엔토(遠藤) 소장대리는 “미국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된 테마가 발견되면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의료분야에서 일본보다 먼저 성과를 내지 않을지 염려스럽다”라고 말한다.
중국도 미국을 본받아 당 사슬 연구자 수가 늘기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정부 레벨의 전략으로는 확립되지 않았지만 향후 강적이 되어 일본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당 사슬 연구자들은 이번 새로운 지침을 통해 타개책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 당 사슬을 활용하는 기술 개발의 주요 사례
개발기관 (발표 연도) |
개요 |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와코준야쿠공업 (2016) |
인간 중간엽 줄기세포의 당 단백질로부터 분화능력을 간단하고 빠르게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
도호쿠(東北)대학, 노구치(野口)연구소, 면역생물 (2015) |
인간 모노크로날 항체에 균일한 당 사슬을 결합시키는 기술 개발 |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시스멕스 등 (2013) |
간장의 선유화(線維化)의 진행도를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는 당 사슬 마커를 개발 |
도쿄대학, 시마즈(島津)제작소 (2012) |
암세포에 붙는 당 사슬의 종류 등을 조사하는 기술을 개발 |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