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업뉴스요약

데이터의 세기 (1): 초(超)정보사회의 위험 -- 편리함과 맞바꾼 개인 정보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7.16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7-22 21:07:29
  • 조회수464

데이터의 세기(世紀): 내가 공격 당한다(1)
초()정보사회의 위험
편리함과 맞바꾼 개인 정보, 모르는 사이에 지식 독점

-- 풍요로움, 그 이면 속 그림자 --
기업 및 정부가 데이터의 힘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이터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람∙사물∙자금이 만들어내는 정보 자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일상생활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멈추지 않는 기술 혁신 속에 우리들도 큰 변화의 소용돌이에 직면하고 있다.

4월, 중국 상해. 요식업 컨설턴트인 고하라(小原) 씨(48)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중심부를 향해 걷고 있었다. “이곳 거리는 점점 세련되어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 외국인들은 불편하다”.

-- ‘디디추싱’ 이용 못해 --
그녀는 호텔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30분 이상 택시를 잡을 수 없었다. 그녀는 중국으로 출장 올 때 마다 이동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배차 앱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이 단숨에 보급되면서 택시가 급감. 디디추싱은 현지의 은행 계좌와 연결된 결제 앱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디디추싱을 이용할 수 없다.

중국에서는 10억명 이상이 신분증, 휴대전화 번호, 계좌가 결합된 결제 앱을 이용하고 있다. 일상적인 쇼핑부터 주식 투자, 우산 랜탈 및 공유 자전거, 무인 편의점까지 스마트폰 1대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새로운 생활 인프라이다. 하지만 편리한 이용에는 대가가 뒤따른다.

“벌금 300위안을 지불하도록”. 6월, 충칭(重慶)에 사는 회사원, 뤄(羅) 씨(35)는 SNS로부터 이와 같은 통보를 받았다. 감시 카메라로 3일 전의 차선 변경 위반이 적발된 것이다. 당국의 감시 시스템으로도 연결되는 독특한 데이터 경제권. 이곳에서는 개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편리함을 누릴 수 없다.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2030년에는 IoT 관련 세계 시장이 404조엔으로 현재의 2배 이상 확대된다. 얼굴 및 음성 인식 기술도 보급되어 기존의 문자 및 영상과 조합할 수 있는 데이터의 배수가 늘어난다.

-- 자신의 모든 것이 기록 --
15세기 이후 인쇄, 방송, 통신 등 기술의 발전은 대중적으로 지식을 넓혀 이노베이션과 사회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데이터의 시대는 우리들에게 기존보다 더 편리한 생활을 제공해주지만 지금까지 이어져온 ‘지식의 민주화’ 흐름을 바꿀 수도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유럽에서 5월에 실시한 일반데이터보호법(GDPR)에서 규정한 ‘데이터 반출권’. 취재팀은 기업으로부터 자신의 데이터를 되찾아 관리할 수 있는 권리를 구글을 통해 시험해 보고 그 결과에 경악했다. 하루에 몇 보 걸었는지, 이전 시말서의 초안, 자택의 설계도까지 취재팀의 동료(42)의 모든 것이 데이터로 기록되어 있었다. 용량 10.8 기가바이트, 영화 9편 분량이다.

데이터에는 검색 기록과 위치정보 외에도 예정표, G메일, 삭제했던 사진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구글의 서버에서 데이터가 삭제되는 일은 없습니다”. 완전 삭제를 지시하지 않는 이상 데이터는 계속 남아있다는 것이다.

거대 데이터 센터는 세계 15곳에 자리잡고 있다. 편리한 무료 서비스가 10억명이 넘는 이용자들을 불러모아 각각 영화 수 편 분량의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이젠 생활의 필수품이다. 대체 불가능하다”. 데이터보호 서비스회사를 경영하는 오타(太田) 씨(35)도 모든 것을 G메일로 하고 있다.

구글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 지금은 ‘IT 거인’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17년 12월기의 구글 매출은 12조엔으로 거의 대부분이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광고 수입이다. 독일의 시장조사회사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구글의 이용자 1명 당 매출은 연 9천엔. 편리함과 맞바꾼 이용자가 제공한 개인 정보로 벌어드린 ‘대가’이다.

22억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과 구글의 세계 인터넷 광고 시장 점유율은 60%가 넘는다. 이 두 기업은 대량의 데이터를 끌어 모아 부와 권력으로 전환한다. 데이터 경제는 미국과 중국만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4월, 독일 베를린에서 ‘베리미(Verimi)’라는 데이터 연계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운영 기업에 출자한 곳은 독일은행과 다임러, 루프트한자(Lufthansa) 등 독일을 대표하는 대기업 10곳이다. 서로 데이터를 공유해 소비자의 행동을 광범위하게 분석, 효율적인 고객 확보에 활용하고 있다.

베리미는 개인의 데이터를 독점해온 구글 등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색적인 것은 참가 기업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을 이용자에게 위임한다는 점이다.

항공 예약도 공유 차량 및 결제도 같은 ID로 가능하다. 이용자가 동의하지 않는 한 데이터는 광고나 외부 기업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다. 서비스 이름은 ‘Verify Me(나를 인증해줘)’에서 따왔다.

“미국과 중국의 IT 대기업들은 인권을 무시하고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라 주장하는 베리미 관계자들. 베리미에서는 이들과는 다른 형태의 데이터 연계가 추진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데이터 활용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지만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유럽은 2019년에 ‘쿠키법(Cookie Law)’이라고 하는 새로운 사생활 보호 규정을 도입. 풍요로움의 이면에 존재하는 리스크를 깨달은 개인도 동참하도록 해 이상적인 데이터 경제를 추구해나갈 계획이다.

편의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나’를 지킬 것인가? 눈 앞에 나가온 초 정보사회에 직면한 세계는 지금 기로에 서있다.

 -- 끝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