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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유전자로 선택한다 -- 약효를 예측하는 ‘게놈 의료’ 시대 막 열려
  •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8.6.29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2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7-05 14:35:08
  • 조회수584

항암제, 유전자로 선택한다
약효를 예측하는 ‘게놈 의료’ 시대의 막 열려

암환자의 유전자를 조사해 효과가 예측되는 경우에만 약물을 투여하는 전혀 새로운 암 치료법이 2019년에 일본에 등장한다. 이 치료법은 환자를 힘들게 하는 부작용 방지 및 신약 개발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투약을 줄여 의료비 절감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최근 암 게놈 의료의 시장 확대를 내다본 제약회사들의 사업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 의료비 절감에 큰 역할 기대 --
5월 하순, 한 70대의 대장암 환자가 국립암연구센터 히가시(東)병원(지바 현)에서 의사의 진찰을 받았다. 기존의 항암제가 듣지 않아 유전자 조사를 받았던 그는 효과가 전망되는 신약 후보를 찾아 복용한 결과 암세포가 작아졌다. 남성은 “상태가 호전되어 너무 기쁘다. 가족들도 기뻐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좋아했다.

-- 불필요한 투약 줄여 --
지금까지의 암 치료는 대장과 위, 폐 등 장기 별로 사용되는 항암제를 환자에 투여해왔다. 하지만 같은 장기의 암세포라도 ‘세포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는 유전자의 차이로 인해 항암제의 효과 및 부작용이 크게 달라진다. 약물 투여 전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에만 항암제를 투여하는 치료가 ‘암 게놈 의료’이다.

암 게놈 의료는 끝없이 늘고 있는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기존 항암제의 70~80%가 효과가 불충분하다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도쿄대학의 미야조노(宮園) 교수는 “수 백만엔 이상 하는 최신 치료약의 효과도 암 게놈 의료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유전자를 분석해 불필요한 투약을 줄일 수 있다면 의료비도 줄어들 것이다.

2014년 일본의 약제 비용은 약 9조엔. 고령화와 의료 기술의 진보로 20년 간 30%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암의 치료약 비용은 약 1조엔이지만, 높은 가격으로 논란이 된 ‘옵티보’와 같은 항암제의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연구소의 미조카미(溝上) 게놈의료과학 프로젝트팀장도 “이대로 간다면 국민건강보험제도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라며 의료비 상승에 경종을 울렸다.

암 게놈 의료의 비용은 1인 당 50~100만엔 정도. 보급된다면 일시적으로 의료비는 상승하겠지만 대상 환자를 가려내어 불필요한 투약을 막을 수 있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증가하는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 정보를 일원적으로 관리 --
암 게놈 의료에 국민 보험을 적용해 환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다. 6월 1일, 국립암연구센터(도쿄)는 전국적으로 분석한 세포의 유전자 정보를 일원적으로 관리하는 거점을 발족했다.

국립암연구센터는 일본 암 치료의 총본산으로, 전국 100개 이상의 병원으로부터 100만명이 넘는 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암에 대한 빅데이터’가 강력한 무기이다. 새로운 거점의 책임자를 맡고 있는 마노(間野) 이사는 “치료법이 없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치료의 선택지를 확대해나가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으로도 분석해 신약 개발에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국립암연구센터는 114개의 유전자를 이용해 최대 3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 효과를 조사하고 있다. 앞으로 홋카이도대학과 교토대학 등 전국 11곳의 ‘암게놈의료 핵심거점병원’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보급해나갈 방침이다. 우선은 유방암과 위암, 폐암 치료에서 시작. 환자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암 게놈 의료가 추진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작년 복수의 유전자 검사 기술을 승인. 유럽에서도 제약회사들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진출의 움직임도 있다. 스위스 로슈그룹의 주가이(中外)제약은 일본에서 미국 제약회사가 개발한 유전자 검사기기 제조 판매의 승인을 신청했다. 주가이제약의 이이지마(飯島) PHC추진부장은 “특정 유전자 이상을 갖고 있는 암에 효과가 있는 치료약이 앞으로 늘어날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후생노동성의 스즈키(鈴木) 의무기관(醫務技監)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5~10년 후에는 국제적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 배경에는 일본의 의료계가 안고 있는 약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의 제약회사들은 최대 기업인 다케다(武田)약품공업의 경우에도 매출은 세계 수위 로슈의 약 30%로, 자금 및 인재에 한계가 있다. 또한 미국처럼 대학 발 벤처기업이 제약회사와 연대하는 사례도 적다.

일본의 의료 분야에서의 무역 수지는 연간 3조엔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의료 시장 확대 분은 해외 기업들에게 빼앗기고 있는 모양새다. 암 게놈 의료에서는 일본이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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