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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실은 IoT 선진국 -- 수직적이지 않은 데이터의 공유화
  • 카테고리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18.6.7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2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6-13 22:10:42
  • 조회수423

노르웨이, 실은 IoT 선진국
수직적이지 않은 데이터의 공유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5월 하순에 ‘Ignite 2018’이라는 빅데이터 국제회의가 열렸다. 주최 기업은 오슬로의 소프트 개발 벤처 기업인 코그나이트(Cognite) 등이다. 석유∙가스 관련 유력 기업 관계자 등 약 250명이 모였다. IoT나 빅데이터 해석 기술을 이용하여 사업 모델의 변혁을 촉구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목적이다. 독일에서도 ‘인더스트리 4.0’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의외로 디지털 사업 변혁에 대한 시도는 북유럽의 작은 도시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석유∙가스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생산이나 유통 효율을 대폭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노르웨이의 대형 석유기업인 아커(Aker)의 오위빈 에릭센 CEO는 회의에서 이렇게 강조하였다. 아커는 북유럽 최대의 석유회사인 에퀴노르(Equinor)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석유회사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번 회의를 주최한 코그나이트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2014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원유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업계 전체가 사업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Ignite(불을 붙이다)’라는 회의 이름도 경영자의 의식 개혁을 촉구하기 위해 붙인 것이며, ‘데이터 리버레이션 프런트(데이터 해방 최전선)’을 테마로 내걸었다. 자칫하면 ‘자전주의’에 빠지기 쉬운 석유∙가스 산업의 경영자에게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해석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에릭센 사장)라고 제안하였다.

회의 개최에 맞춰서 코그나이트는 북유럽 해운회사인 왈레니우스 윌헬름센(Wallenius Wilhelmsen)과의 제휴도 발표하였다. 동사(同社)는 자동차회사가 제조한 완성차의 수송에서 세계 1위 기업이다. 새롭게 코그나이트의 빅데이터 분석 기반을 활용하여 화물의 적재나 수송을 효율화하고자 한다. 석유∙가스 산업에서 축적한 빅데이터 기술을 다른 산업 분야로도 확대하여 제조업이나 물류업의 효율화를 추진할 생각이다.

노르웨이에서 이러한 디지털화의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원유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지 2년이 경과한 16년 무렵부터다. 처음에는 경비 삭감 등으로 극복하려 하였으나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발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그러한 때 에릭센 사장은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이 주최하는 ‘다보스회의’에서 ‘제4차산업혁명’을 접하게 되었다. 석유 채굴 자회사인 아커BP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전문가를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것이 코그나이트 창업자 겸 CEO인 존 마커스 레빅 씨였다.

레빅 씨는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기업용 검색엔진 개발 기업인 Fast Search & Transfer의 전 CEO였다. Fast Search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것을 계기로 다른 벤처 기업을 경영하게 되었다. 검색엔진 기술로는 미국 구글이 유명하지만 유럽과 미국의 거대 신문사 등이 내제용 엔진으로서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 Fast Search의 검색 기술이다. 그러한 기술을 이번에는 산업용으로 활용하자는데 에릭센 씨와 레빅 씨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그리하여 16년 8월에 공동으로 설립한 것이 코그나이트다.

빅데이터 기술을 산업에 응용한다는 점에서는 ‘인더스트리얼 인터넷’을 내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프레딕스’나 독일 지멘스의 ‘마인드스피어’와 같은 기술 기반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레빅 씨는 “모든 기술은 자사 제품에 특화된 것으로 반드시 오픈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코그나이트는 기업간 장벽을 초월하여 데이터를 공유∙분석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확립하려 하고 있다.

석유∙가스 산업 이외에 빅데이터 기술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는 또 다른 분야가 재생가능 에너지다. 노르웨이는 60년대의 북해 유전 개발로 산유국이 되었다. 유럽연합(EU)에 의존하지 않는 부유한 나라가 되었다. 실제로 국내 소비 에너지의 60% 이상은 수력 등의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석유 채굴을 위한 이산화탄소의 배출권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도 있어, 국내에서는 전기자동차(EV) 사용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으며 마을 곳곳에 충전 스탠드가 정비되어 있다.

EV의 경우는 미국 테슬라가 유명하지만 노르웨이는 미국 다음으로 높은 판매 대수를 자랑한다. 최근의 자동차 등록 상황을 보면 닛산자동차의 ‘리프’ 등 EV가 29%를 차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도 19%에 이른다. “자동차의 약 절반이 전기로 되어 있다”라고 노르웨이 미쓰이물산의 스즈키(鈴木) 매니징 디렉터는 지적한다. 빅데이터 분석이 진행되면, 이러한 전기에너지를 생산한 그 지역이 먼저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현상이 더욱 가속될 것이다.

노르웨이는 전자결제 등 핀테크 분야에서도 유럽의 최첨단을 달린다. 노르웨이의 은행 DNB가 15년에 시작한 ‘VIPPS’라는 스마트폰 전자지갑 앱이 국민에게 보급되어 있어, 휴대전화 번호를 알면 개인 간에서도 간단하게 송금이 가능하다.

노르웨이의 인구는 약 520만명이지만 VIPPS는 DNB 이외의 은행에도 대응하기 때문에 이미 국민의 반수가 사용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캐시리스 사회가 단번에 확산되었다.

행정 서비스의 전자화는 핀란드나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 인구가 비교적 적은 나라에서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 의미에서 보면 산업의 디지털화도 인구가 적은 노르웨이와 같은 나라에서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IoT나 핀테크의 발달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 실현을 위해서는 수직적이지 않은 데이터의 공유가 필요하다. 노르웨이의 사례에서 일본이 배울 점은 많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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