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혁신력(3): KIAI(기합)보다 AI가 중요 -- 근성만으로 경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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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6.6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6-12 10:26:49
- 조회수607
일본의 혁신력: 토양을 다져야 한다 (3)
KIAI(기합)보다 AI가 중요
근성만으로는 경쟁할 수 없다
“천 번을 해야 하는 실험이 2~3번이면 충분하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나고야대학의 덴노(天野) 교수는 인공지능(AI)의 위력에 놀라워했다.
-- 성공 체험을 버린다 --
덴노 교수는 1,500회 이상의 실패에도 실험을 계속해 청색 LED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실에 살다시피 하면서 컵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일도 많았다. 포기하지 않고 실험을 반복해 노벨상이란 성과를 얻게 되었지만 그는 이러한 성공 체험을 버리고 새로운 연구 스타일로의 전환에 도전하고 있다.
대량의 실험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키면, 실험 장치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컴퓨터에 표시되어 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같은 나고야대학에서 공동 연구하는 우지(宇治) 교수의 AI 기술에 매력을 느껴 실험에 도입했다.
실험은 다양한 조건이 갖춰지면 성공한다. 그 조합은 무수히 많지만, AI를 이용한다면 시행착오를 없앨 수 있다. 덴노 교수는 AI를 무기로 새로운 고효율 반도체의 실용화를 위해 도요타자동차와 덴노 등과 함께 연구에 착수한다. 덴노 교수는 “2년 간 제조 비용을 100분의 1로 줄일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인 연구자들은 뛰어난 손재주와 인내력, 그리고 ‘기합(KIAI)’을 통해 성과를 내왔다. 이것은 세균학자 노구치 히데요(野口 英世) 때까지 이어지며 노벨상과 유력 후보라고 일컬어지는 연구자들을 배출했다. 덴노 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나카무라(中村) 교수가 노벨상을 수상했을 때, “일본인은 손을 움직여 실험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말도 나왔었다.
하지만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의 혁신으로 실험을 거의 하지 않아도 성과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묵묵히 실험을 계속해 얻은 우연한 발견에 의존하는 일본의 연구 방법은 더 이상 강점이 되지 않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이 네덜란드의 학술 출판사 엘제비어와 AI의 학술 논문(2012~2016년)을 조사한 결과, 그 영향력을 나타내는 인용 회수에서 국내 수위의 도쿄대학이 세계 64위를 기록했다. 캐나다의 벤처기업, Element AI에 따르면, AI의 국제학회에서 강연하는 AI 분야의 최고 권위자 약 5,400명 중 미국이 그 과반수를 차지, 일본은 캐나다와 독일, 중국보다도 적다.
-- 인재 육성이 시급 --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고도의 지식을 가진 인재의 육성이 꼭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시가(滋賀)대학이 2017년 4월에 데이터 사이언스학부를 처음으로 신설했다.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 개설한지 1년 정도에 호리바(堀場)제작소와 교토은행, 이토추(伊藤忠)테크노솔루션 등과 제휴했다. 시가대학은 2년 앞당겨 2019년 4월의 대학원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올 봄, 히로시마대학과 요코하마대학도 같은 학부를 신설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학부 신설이 쉽지 않아, 수요가 있어도 움직임은 확대되지 않고 있다.
근면을 무기로 고성장을 이룩해낸 일본이지만 경제의 디지털화가 추진되면서 더 이상 열심히 일하는 방법으로는 세계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게 되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연구 현장에서도 연구 방식에 변혁이 요구되고 있다.
-- (4)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