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혁신력(1): 황폐화되는 일본 대학들 지식 기반 -- 도쿄대, 칭화대에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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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6.4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6-10 22:21:58
- 조회수313
일본의 혁신력: 토양을 다져야 한다 (1)
황폐화되는 일본 대학들의 지식 기반
도쿄대학, 칭화대학에 뒤처져
일본 대학들의 연구력 기반 침체가 선명해지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이 국내외의 209개 대학을 대상으로 이노베이션 창출 능력을 산출한 결과, 도쿄대학은 학술 논문의 ‘생산성’에서 중국의 칭화(淸華)대학에게 역전 당했다. 구미의 유력 대학들과의 차이도 여전히 벌어져 있다. 첨단 연구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의 인적 네트워크가 좁아져 이노베이션의 토양이 황폐화되고 있다.
-- 내향적 자세에서 벗어나 세계로 나아가야 --
일본경제신문은 세계 최대 학술 논문 출판사 엘제비어(네덜란드), 자연과학연구기구의 고이즈미(小泉) 특임교수와 협력해, 국내 97개 대학, 해외 21개국∙지역의 유력 121개 대학의 ‘대학 혁신력 창출 지표’를 산출했다.
학술 논문 개수 및 연구자 규모와 함께 인용 회수가 많은 논문 비율과 연구자 한 사람 당 유력 논문 수(논문 생산성)을 비교했다. 도쿄대학의 수치에서는 일본을 대표하는 연구 기관의 약점이 드러나 있다. 2012~2016년의 도쿄대학 학술 논문 수는 10년 전인 2002~2006년보다 늘어 미국 하버드대학과 스탠퍼드대학 등에 이어 탑 10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2~2016년의 도쿄대학의 논문 생산성은 94위로 하락했다.
최근 10년 동안 가장 큰 변화는 중국 칭화대학의 대두이다. 2002~2006년은 도쿄대학이 모든 항목에서 우위였지만, 2012~2016년에는 칭화대학이 생산성에서 역전. 경쟁 구도는 크게 달라졌다.
--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지 못해 --
일본의 대학들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인터넷 시대에 잘 대응하지 못했다”. 노벨물리상 수상의 덴노(天野) 나고야대학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미국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대학들도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해왔다. 칭화대학도 인공지능(AI)에 대한 논문 인용 수에서 세계 상위를 차지하는 등, 첨단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의 대학들은 국제적인 지식의 네트워크에서 도태되고 있다. 나카소네(中曽) 당시 수상이 제창해 1989년에 시작된 바이오 연구의 국제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은 연구자들로부터 27명의 노벨 수상자들이 나왔다.
“지금은 지원받는 일본인 연구자들이 거의 없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히로가와(広川) 도쿄대학 특임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해외 연구자와의 공동 연구가 지원의 조건이다. 일본 연구자가 해외 연구자와 협력하는 일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히로가와 교수는 “논문에 실리지 않는 최신 지식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라고 경종을 울린다.
정부는 연구자들에게 경쟁 원칙을 도입하는 등 조치를 취해왔지만, 연구 테마의 재편성이 아닌 대우가 불안정해진 젊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소규모의 연구 테마 논문이 늘고 있는 사태를 초래했다. 이와 같은 연구력의 기반 침체가 계속 된다면 일본의 대학들은 기업에게도 외면당하게 될 것이다.
-- 도요타에게 외면당해 --
도요타자동차는 자율주행의 성능을 좌우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20년까지 5,000만달러(약 55억엔)을 투입, 대학과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 공동 연구 상대는 스탠퍼드대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도요타는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대를 찾고 있었고 그 상대가 미국 대학이었다”라고 밝혔지만, 문부과학성의 한 간부는 “일본의 대학이 외면당했다”라며 아쉬워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혁신력을 되찾을 수 있는 단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연구의 질 측면에서 도쿄대학을 제치고 국내 수위를 차지한 수도대학도쿄(首都大学東京)이다. 수도대학도쿄는 초전도물질 연구에서 성과를 얻은 34세의 미즈구치(水口) 조교수를 교내에 4명밖에 없는 선도 연구자로 인정. 월급을 20만엔 인상해주었다. 대학이 보유한 경쟁력 있는 테마를 연구하는 16개 센터에서는 외국인 연구자들이 30%가 넘는다.
도쿄대학도 젊은 연구자들의 무기 계약 고용으로의 전환 등을 추진해 “5~10년 후에는 연구 환경을 개선해나가겠다”(오제키(小関) 부학장)라고 한다. 유망한 젊은 연구자들에게 무대를 제공해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본의 대학이 되살아나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부분의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그 토대가 되는 과학 기술이 쇠퇴할 경우, 그 씨앗은 만들어지기 어렵다. 일본은 노벨상 수상자들을 많이 배출해왔지만, 지금 처해있는 상황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대학과 연구기관이 가지고 있는 과제와 부흥의 단서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 (2)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