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원의 여친은 배려심 많은 AI -- COUGER, AR 기술 도입, 화면서 튀어나와
-
- Category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8.5.25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6면
- Writerhjtic
- Date2018-05-31 22:44:37
- Pageview433
Start Up Innovation / Science
2차원의 여친은 배려심 많은 AI
COUGER, AR 기술 도입, 화면에서 튀어나와
“애인이 모니터 안에서 나오질 않는데요’. 이것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좋아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Digital Native)들이 자주 하는 농담이지만, 쿠거(도쿄)는 이것을 과거의 추억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른다. 블록체인과 확장현실(AR) 등의 최신 기술들을 이용해 캐릭터가 화면에서 튀어나와 이야기하는 세계가 실현되려 하고 있다.
“저기, 잠깐 여기로 와줄 수 있어?” 한 남성이 모니터 안의 여성에게 말하자, “네”라고 여성은 답하고 모니터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잠시 후 남성이 손에 든 스마트폰 화면에 모습을 나타낸 여성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된 실내 영상을 인식해 “이 의자 보기 좋네” 등을 말하기 시작했다.
-- 여성의 CG로 표시 --
쿠거는 5월 3~5일 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가상통화 ‘이더리움(Ethereum)’과 블록체인에 관한 개발자 이벤트 ‘EDCON’에 참가. 이시이(石井) CEO는 인공지능(AI)와 AR 등을 조합해 만든 버추얼 휴먼 에이전트(Virtual Human Agent)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 보이는 물체를 AI로 인식한다. 에이전트에게 설명하도록 하는 등의 기술을 조합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다”.
EDCON는 블록체인 기술의 최신 동향 공유 및 커뮤니티 구축 등을 목적으로 열리는 이벤트이다. 2017년 2월에 프랑스에서 열린 첫 번째 이벤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스타트업기업들을 포함한 연구팀들이 사업 내용이나 개발 기술 등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경쟁하는 ‘슈퍼 데몬스트레이션’에는 많은 관중이 모였다.
이번 슈퍼 데몬스트레이션에는 세계 각국에서 많은 참가 응모가 있었지만, 실제로 출전할 수 있는 팀은 심사에 통과한 10개 팀뿐이다. 여기에 이더리움 관련 기술 개발의 세계 톱 10에 쿠거가 국내 최초로 선택되었다.
쿠거는 도쿄 시부야(渋谷)의 메이지도오리(明治通り)에 있는 건물 3층과 4층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직원 수는 15명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회사로, 게임 개발에 종사하는 엔지니어가 많아 사무실의 센터 테이블에는 가정용 게임기가 놓여져 있다.
하지만 그 규모와 분위기와는 달리 개발하고 있는 테마는 AI, IoT, 로보틱스, 블록체인 등 여러 첨단 기술들이다. 이시이 CEO가 실현하고 싶은 것은 ‘단말기가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세계’로, 이를 위해서는 여러 기술들이 결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시이 CEO는 “단말기가 자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이들 기술들을 연결시켜주는 게이트웨이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게이트웨이란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출입구를 말한다. 이것은 커넥톰(Connectome)라고 불리며 TV와 스마트폰 등 서로 다른 기종 및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단절 없이 이어준다. 쿠거는 2014년부터 커넥톰의 개념 설계 및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선보인 버추얼 휴먼 에이전트도 커넥톰의 개념에 따른 것이다. 영상인식 AI와 여성의 모습의 CG를 연결해 AR로 스마트폰에 표시한다. 지금까지 각각 다른 분야의 첨단 기술을 커넥톰을 통해 연결해 새로운 이노베이션을 탄생시킨 것이다.
슈퍼데몬스트레이션은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의 중요성을 중시했다.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해 그 속에서 찾은 특징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판별해낼 수 있다. 하지만 그 AI의 선생 역할을 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알 수 없다면 AI가 내린 판단은 신뢰성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시이 CEO가 제안한 것이 블록체인 상에 AI의 학습 기록을 남기는 방법이다. 모든 학습 데이터를 남기는 것은 데이터 용량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어렵지만, ‘어떻게 해서’ ‘언제’ ‘누가’의 핵심 정보의 경우 서버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이시이 CEO는 보고 있다.
-- 대기업들도 기술력을 평가 --
대기업들도 쿠거의 기술력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KDDI는 쿠거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다양한 형태의 계약을 효율적으로 체결하고 이행하는 것)의 실증실험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혼다(本田)기술연구소는 쿠거가 개발한 AI 시뮬레이터를 도입했다.
현재, 버추얼 휴먼 에이전트가 ‘안내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대화에 응하는 것과 방안의 조명을 켜고 끄는 정도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연결된다면 이용자의 얼굴을 보는 것만을 감정 및 컨디션을 파악해 자동으로 릴렉스할 수 있는 조명으로 바꾸고, 영양가 높은 식사를 주문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화면 안의 든든한 파트너가 화면 밖으로 나와 나를 도와준다. 이런 것이 가능한 시대가 곧 도래할 지도 모른다.
-- 끝 --